자작 문제 이의 제기에 대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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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전쯤에 수완의 '봄비'라는 시를
제재로 하여 자작 문제를 하나 올렸습니다.
재미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어려우면서도 평가원 코드를 반영하기 위해
꽤나 시간을 들여서 정성스레 제작했습니다.
실제로 선지 표현 등에도 굉장히 신경을 써서
만들었습니다만..
역시 일개 수험생이 만든 자작 문제라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이의 제기가 많아서
납득이 될 만하도록 답변을
드릴 수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우선 답변을 드립니다.
납득이 안 되시거나
저 놈이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되시면 너그러이 무시해주세요 ㅠ.ㅠ
저도 정상적인 이의 제기라던지 반박은
최대한 제 능력껏 답변해드리려고 노력하지만
저를 펌하하고 깔보는 듯한 반박에는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네요.ㅜㅜ
먼저, 이 문항은 철저하게
2015학년도 수능B 43~45
오장환 시인의 '고향 앞에서' 지문의
43번 문제를 모티프로 하여 제작되었습니다.
해당 자작 문제의 정답 선지인 4번은
2015 수능B 43번의 1번 선지와
동일한 코드로 만들어졌습니다.
'사건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드리기 위한 선지였죠.
그리고 자작 문제의 2번 선지와 3번 선지 역시
대충 보면 선지가 모순일 것 같아
둘 중에 하나를 답으로 착각하게 하는
평가원의 오답 코드를 적용했습니다.
이것 역시 2015 수능B 43번 문제의
2,3번 선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답변을 드립니다.
우선 정답 선지인 4번이
확실하게 틀린 선지라는 것에는
아무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으신 걸로 압니다.
이에 대해서는 납득하셨을 거라고 보고
이의 제기가 많이 되었던 선지인
2번과 3번 선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의 제기를 나열하고, 답변드리는 방식으로
글을 써나가겠습니다.
[이의제기 1번]
2번 선지의 근거가 빈약합니다.
'짓꺼리다'는 말로 화자가 종달새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것은
너무 비약적인 추론이지 않을까요?
[답변]
이런 이의제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맞습니다. 시어의 속성을 파악할 때는
전체 맥락과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화자는 사랑하는 임이 죽음을 맞이한
아주 절망적이고 슬픈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4연의 '향연'을 통해 임이 죽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화자는 푸르른 봄을 맞이하고
이를 2,3연에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떠한 감정을 직접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담담한 어조로 묘사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게 1번 선지였죠.)
그렇다면 화자는 생명력 넘치는 봄을
반가워하며 맞이하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봄의 생명력은 오히려 화자의 애상적 상황과
대비됨으로써 화자의 슬픔을 극대화시킵니다.
(이 부분에서 보기가 없었던 게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
"종달새만 무어라 짓꺼리는구나."라는
화자의 표현인 것입니다.
'짓꺼리다'라는 표현이 '말하다'를
낮잡아 이르는 표현이라는 것과
보조사 '만'이 단독의 의미를 강화함으로써
화자는 슬프고 한스러운 상황인데
종달새"만"이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이것이 화자는 봄에 만족하고 있지 못함을 표현하는
정서의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의제기 2번]
'종달새'와 '처녀애들'이 동적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어디있나요?
[답변]
사실 이것은 EBS 수능 완성에서
이미 올바른 선지로 출제된 것입니다.
(EBS 출제 선지 : 정적인 풍경과 동적인 풍경을 동시에 그려 냄으로써 봄날의 인상을 다채롭게 보여 주고 있군.)
(EBS 해설 : 이 작품에서 정적인 풍경은 '푸르른 보리밭, 고운 꽃밭'에 해당하고, 동적인 풍경은 '지껄이는 종달새, 짝하여 새로이 서는 처녀들'에 해당합니다.)
네. 완전히 선지 직접 연계였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역동적'이라는 것과 '동적'이라는 것의
뉘앙스는 크게 다릅니다만..
이를 혼동하고 계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 것 같습니다.
'역동적'이라는 것은 대상이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뜻하지만
'동적'이라고 하면 그냥 단순히
대상이 정지해있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종달새'와 '처녀애들'을
동적인 이미지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의 제기 3번]
2번 선지와 3번 선지가 서로 상충되는 것 같아요.
종달새를 탐탁지 않게 여겼는데
어떻게 그 대상이 봄의 생명력을 나타내는 거죠?
[답변]
이것은 글의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그러한 의도로 제작된 선지들입니다.
2015 수능B의 43번 문제도
2번 : 화자의 의식 속에서 고향은 평화로운 공간이겠군.
3번 : 화자는 고향을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겠군.
처럼 대충보면 서로 상충되어 보이게 만들어서
오답을 유도했던 바 있습니다.
이에 착안하여 자작 문제의 2,3번 선지를 구성한 것인데요.
우선 화자가 종달새를 탐탁지 않게 본다는 것과
종달새가 봄의 생명력을 나타낸다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다.
이의제기 1번에서 말씀드렸듯이
종달새가 봄이 오는 것을 알리고 있지만
화자는 그런 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종달새가 화자에게 탐탁지 못한 대상이면서
봄의 생명력을 환기할 수 있는 소재인 것입니다.
[이의제기 4번]
정답 선지 4번의 모티프가 된 선지가
2015 수능B의 43번 문항의 1번 선지라 하셨는데
해당 선지는 사실 관계가 틀렸기 때문에
틀린 선지인 것이 아니라
뒷구절 '화자는 타인과의 조화를 통해서 현실을 따뜻하게 만들어 귀향을 완성'부분이 틀려서 틀린 선지인 것입니다.
[답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굉장히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습니다.
제 예전 글을 가보시면 아실텐데,
이 선지가 틀렸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앞의 구절에서 사실 관계가 틀렸기 때문인지
뒷 구절에서 틀렸기 때문인지를
이찬희T, 박광일T, 전형태T, 김상훈T, 심찬우T 께
질문을 드렸었습니다.
이찬희T는 앞부분 역시 틀렸긴 하지만
뒷구절에서 확실히 틀린 것을 알 수 있다고 하신 반면
박광일T는 앞부분 역시 확실히 틀렸다고 강조하시며
문학에서는 개연적인 해석이 필요하지만
사실 관계는 칼같이 따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심찬우T께서도 앞 부분의 사실 관계는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구요.
전형태T와 김상훈T께서도 강조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앞 구절의 사실 관계가
올바르지 않다는 것에는
공통적으로 동의하셨습니다.
물론, 결국 평가원에서는
앞구절의 사실 관계가 잘못된 선지로 출제한 건지
뒷구절이 잘못된 선지로 출제한 건지
모르지 않냐..
개연적인 해석으로 보면
자작 문제 4번도 '그렇게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라고 하신다면.. ㅜㅜ 반박할 수 없습니다만
해당 선지는 제 자의적인 해석으로만
만들어진 선지가 아니고
많은 선생님들의 선지 해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선지라는 것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이의 제기에 대한 답변을 마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도저히 납득이 안 되시면
'교수 40명이 붙어서 만드는 평가원 문제도 오류가 있는데 저런 수험생 하나가 재미로 만든 문제에 오류가 없겠어? 에이 똥 밟았네.'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시며
너그럽게 무시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만 그래도 이건 반박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거나
도저히 궁금해서 이건 반박하지 않을 수 없다..
하는 것들은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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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잘 이해하셨습니다.
2,3연의 봄 풍경 묘사는
밝고 생명력 넘치는 봄날의 이미지를 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자는 그런 봄날을 즐길 수 없는 상황이죠.
화자의 정서와 봄날의 이미지는 상반이 맞습니다.
탐탁지 않다는 것은
만족스럽게 여기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종달새'는
화자가 만족스럽게 여기지 않는 '봄'을
환기하는 화자의 정서와는 상반된 소재이므로...
종달새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번 의도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보기가 없어서 그런지 정말 어렵네요.. 표면상으로 이해하기 힘들것같아요
맞습니다. 보기를 주어주지 않은 건 전적으로 제 미스였네요.. 사실 제가 보기까지 제작하려면 자료 조사를 엄청나게 해야되서.. 그냥 올린 것도 있구요 ㅜ
이건 좀 다른 질문인데 ebs 문학작품 공부는 어떻게 하는게 맞을까요? 아직 국어 연계교재를 안봐서 문학작품만이라도 좀 보려고 하는데..
아직 안 보셨으면 꼼꼼하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겁니다. 시나 소설의 전체적인 줄거리, 주제 그리고 인물 관계까지만 파악해두셔도 수능날 큰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