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따르릉 [680975] · MS 2016 · 쪽지

2016-09-27 13: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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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설득할 수 없으면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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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듣는 인강쌤 캐스트인데 듣고 엄청 위안이 돼서 한번 올려봅니다. 다들 힘냅시다!
(캐스트 원문이 아니라 캐스트를 보고 편집해서 올립니다)





수능이 50여일 남은 시점에 상위권은 상위권대로, 중위권은 중위권대로 각자 나름의 고민과 두려움이 있을겁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 두려운 것은 열심히 하고있는 수험생으로서 지극히 정상인겁니다. 오히려 공부를 하지 않는 수험생들이 자신들은 수능날 잘 볼 것이라는 막연한(근거없는) 자신감이 넘치죠.

추석특강의 마지막 날, 어떤 재수생이 선생님께 와서 그러더랍니다.
"선생님, 제가 재수을 하면서 실력은 2.5배 늘은 것 같아요. 공부를 열심히 했거든요. 그런데 두려움은 5배가 된 것 같아요."

사람이 공부를 열심히 할수록, 하면 할수록 그것에 대한 집착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일종의 죄책감 같은 것도 생기고 그것때문에 두려움이 더 커진다고 합니다.

거의 10년째 강의를 진행하시는 선생님도 가끔은 두려울 때가 있다고 합니다. 수백번 반복해서 강의를 했고, 강의 내용은 이미 다 외워서 강의준비를 하지 않고도 완벽하게 강의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음에도 말이죠.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오히려 강의 준비를 더 오래 하신다고 합니다. 평소에 5시간정도 준비를 하시는데 그럴 때는 8시간정도를 준비하신다고 합니다.

새로운 걸 하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저 반복한걸 보고 또 보고 하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 스스로를 설득한다고 합니다.
'아, 내가 이정도로 열심히 하는데 나는 잘 할 수 있어. 떨리는 만큼, 두려운 만큼 더 많이, 열심히 했잖아? 이정도 하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어.'

지금 우리가 두려운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 납득할 만한, 우리 스스로를 설득할 만큼 공부량이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게 '너는 공부를 덜 했으니까 두려운거야! 더 공부해!'라고 다그다치는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론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하고싶은 말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아, 이정도로 공부했다면 나는 잘 할 수 있어. 후회없이 공부했으니 괜찮아.'라고 설득하기 위해 계속해서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무한도전 추석특집에 유느님이 엑소와 태국에서 콜라보무대를 가졌죠. 그것을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도 멋있었지만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했던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지금 긴장되는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건 전부 다 했습니다."

우리도 수능 전날에 분명히 긴장이 됩니다.(열심히 안한사람은 안될거에요.) 열심히 한 사람일수록 집착이 심하기 때문에 더 긴장될 것입니다. 하지만 유느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다 했다는 말, 그것이 바로 자아의 자신감이고 그것으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설득할 수 없다면 두려움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남은 50여일동안 열심히 하지 못하면 수능을 보는 당일날 스스로를 설득할 수가 없습니다. 후회가 남는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달려오느라 지쳤을겁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으니 지쳐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저희 연구실 직원들도 지쳐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버티고 있습니다. '지쳐있는 것은 인정.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열심히!'라고 하며 묵묵하게 해오던 공부를 더 열심히 합시다.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다 했다.'라며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자아의 자신감. 남은 50여일간의 공부가 그것을 위해 하는 공부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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