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678651] · MS 2016 · 쪽지

2016-09-11 19:55:20
조회수 682

20살인데 벌써부터 힘들다 (디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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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게 왜 이렇게 서러운걸까 ?
그냥 출발선 자체가 남들이랑 다른거 같아.
가족들 너무 소중하고 아끼지만 가끔은 짐처럼 느껴지는게 미안해.
가난하게 태어나서 남들은 다 누리는거 누려본적 없고,
가난하게 태어나서 남들한테 멸시도 많이 당했어.
그래서 어렸을때는 정말 많이 울었는데,
지금은 울고싶어도 눈물이 안 나오네.
그래도 열심히 노력해서 대기업 생산직에 취직했는데
그 돈들도 다 가족들 부양하는데 나가니까 정작 내 미래가 안보이는거 같아.
일도 힘들고 사람과의 마찰도 지쳐서 그만두고 싶어도 가족들 생각하면서 꾹꾹 참고 있지만,
나를 힘들고 지치게하는건 가족도 마찬가지라는게 아이러니해.
어렸을때부터 빚만 지고 다니면서 연락이 안될 동안 파산 2번이나 한 아빠.
빚 갚고 어린 자식들 키우느라 살찐 몸과 고생 끝에 편찮아진 몸에 병원 다니시는 엄마.
국가 장학금으로 대학 다니고 있는 언니랑 어린 동생들.
사실 나도 대학교 가고 싶었는데 우리 형편에는 언니 기숙사 비 대는것도 충분히 벅차서 포기했어.
언제는 근무 끝나고 방에 누워서 내 미래를 생각 해봤다?
집에서 돈 버는게 나 뿐이니까 가족들한테 생활비 주고 적금도 틈틈히 들고 있는데,
우리가 집도 차도 재산도 아무것도 없어서 그런지 엄마가 집을 사는게 소원이야.
그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는 나인데, 엄마가 힘들게 우리들을 키우셨으니까 나는 그 소원을 들어줘아햐는데..
가끔 숨이 막힌다 해야할까? 엄마가 나한테 너무 의지하고 기대는게 가슴이 막 답답해.
우리 집 일으켜 세울수있는건 나뿐인데 나뿐인거 아는데 그러면 내 인생은? 나는?
그냥 막 이런 생각이 들면서 괜히 울컥 하더라고.
내 친구들은 일이 힘들어서 퇴사하고 싶다고 하면 부모님들이 대학교에 보내 줄테니까 그만 두시라고하고,
돈을 벌면 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거 하거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모아두는데 말이야.
이렇게 비교하면 안된다는거 알면서도 열등감 때문인지 계속 하게 되더라고.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아저씨들이 아버지 뭐하시냐고 물을때 할 말이 없는것도 서럽더라.
저희 아버지요? 제가 어렸을적부터 매일 밖에 나돌아 다니면서 빚지고 다녔고요,
항상 빈 손으로 다시 돌아오고서는 엄마한테 이제 정신차렸다고 잘해보자고 속이고는 연락 끊고 그러셨어요.
근데 최근에 제가 취업한거 아시고 미안하다고 연락이 왔는데 우습지도 않은거있죠?라고 말할 수도 없어서
그냥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둘러대면서 웃는 내 처지가 서러운거 있지?
이런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있기는 하는걸까 생각이 들고, 결혼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야.
평생 가족을 위해 살다가 마지막엔 쓸쓸하게 가는게 내 인생일까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그냥 열심히 살면 될텐데 왜 이렇게 불쌍한척 하냐고 하면
그저 아무데나 신세한탄 해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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