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265927] · MS 2008 · 쪽지

2016-09-10 21:02:03
조회수 892

왜 지방병원이 수도권보다 페이가 훨씬 높은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9118556

두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수요공급의 원리이다. 의사들 가족들이 서울근무를 선호하다 보니 의사도 서울근무를 선호할 수밖에 없고 지방병원에 근무하려는 의사가 적다. 그러니 수요공급의 원리상 지방페닥 연봉이 서울페닥 연봉보다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서울에 근무하는 전문의 평균연봉은 세전으로 1.2억 정도인데 전국평균으로는 전문의 페닥 연봉이 세전 1.5억 정도 된다.

둘째는, 약간은 희한한 의료법 때문이다.

내가 개인회사를 하다가(작은 공장을 한다고 해보자) 회사가 잘되면 법인으로 키운다. 그게 설비구입할 때 세금혜택 등 여러가지로 유리하다. 병원도 마찬가지로 개인의원을 하다가 병원으로 키우면서 의료법인으로 확장하는데... 나중에 장사가 안될 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공장같은 일반기업은 법인으로 하다가 다시 개인회사로 돌리면 그 법인재산은 내 재산으로 환원된다. 병원은? 병원법인에서 개인의원으로 전환하는 순간 모든 병원재산이 국가에 몰수당한다. 황당하지만 현행법이 그렇게 되어 있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병원에 팔거나 합치면 안되냐고? 그것도 금지되어 있다. 망할 때까지 끌고 가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 지방병원으로서는 적자가 계속 누적되더라도 병원을 접을 수가 없다. 접는 순간 국가에 몰수당한다. 그러니 병원장 또는 이사장인 내 월급이라도 챙기려면 병원을 계속 돌려야 된다. 그러다가 적자가 누적되면 그때 접는다. 국가에 몰수당할 순재산이 사실상 없으므로...

이렇기 때문에 환자가 없더라도 병원을 돌려야 되고 그러니 페닥연봉이 얼마가 됐건 의사를 확보해야 되니 페닥연봉이 높아지는 거다. 그러다가 한계에 달하면? 그냥 병원폐업하는 거...

이런 문제 때문에 법인병원 폐업시에도 국가로 재산이 몰수되지 않도록 법을 개정하려고 했는데 민주노총과 야당쪽에서 반대해서 법안이 폐기되었다. 법인병원 폐업되면 간호사 등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니까 그런 것 같은데... 하여간에 그래서 어거지로 끌고 가는 중소병원들이 많다. 환자들은 갈수록 수도권으로 몰려서 병원경영은 갈수록 악화되지만 페닥연봉은 떨어지지 않는다.

이게 한계에 달하면? 그때가서 개원가에 확 풀리든가 수도권으로 몰려들겠지. 그러면 또 수도권 페닥연봉은 더 떨어지게 되고... 하여간 이런 상황이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