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L [664930] · MS 2016 · 쪽지

2016-09-08 1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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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전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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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거창하게 지었는데 사실 별 내용 아닙니다.

 오늘 국어문제 풀면서 온달전을 읽다보니 새삼스레 온달전의 구성방식이 현대 서브컬쳐 소설의 갈래 중 매우 인기많은 갈래의 구성방식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갈래라 함은,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오히려 좀 덜떨어지는) 남자주인공(온달)에게 말도 안되는 이유로(어릴때 아버지가 시집보낸다는 이유) 미와 지성을 갖춘 여자주인공(평강 공주)가 찾아와 결혼을 약속하고 그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여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런 장르가 양산되고 결말이 예상되다 보면 그저 단조롭게 '그래서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는 결말은 그다지 독자의 시선을 끌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보통 구성방식을 조금 변형시켜 각 작품들의 고유한 색을 가져가기 마련인데, 이 온달전의 작가는 그 부분까지도 생각한듯 합니다.

 작가는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살줄 알았던 온달을 전쟁터에서 죽여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죽음' 이라는 소재를 통해 주인공 간의 사랑을 한차원 심화시켜 독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소설을 완성 시켰습니다.

 '장사를 행하려 하였는데 영구가 움직이지 아니하였다. 공주가 와서 관을 어루만지면서, "사생이 결정되었으니, 나와 함께 돌아갑시다." 라고 말하고 나서야 마침내 관이 움직여 장사지냈는데, 대왕이 듣고 비통해하였다."
 
 소설의 이 마지막 부분은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말하며 온달전에게 고유의 색을 입힙니다.

  현대에 많은 인기를 가지는 구성방식들이 고대의원형으로부터 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고전 연구의가치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 계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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