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킴 [537476] · MS 2014 · 쪽지

2016-08-09 16:02:49
조회수 6,671

버스에서 번호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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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너무 덥다,,,, 이런 곳에 있기엔 뭐하니...

그래. 미리 과외할 마포 쪽으로 가자.

하는 생각으로 바깥으로 나왔죠.

7016버스를 기다리고...

타고 카드를 찍고 자리를 찾고. 텅 빈 맨 뒷자리로 갔습니다.

어디쯤이었을까요. 기억은 잘 안 납니다만

언제부턴가 뒷자리 끝 쪽에 여자분이 앉아계시더군요.

흰 원피스를 입으셨습니다.

난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뭐람. 비가 쏟아집니다.

목적지에 도착은 했지마는 쏟아지는 비...

어차피 내려봤자 카페에서 시간을 죽일텐데..

그래. 쭉 타고 와서 한바퀴 돌고 돌아오면 되겠다.

이런 생각으로 버스에 계속 앉아있을 생각이었습니다.

한 정거장씩 더 나아갈 때마다 낯선 공간들...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 반, 돌아올 땐 더 복잡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반...

그렇게 얼마나 더 갔을까요.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는 택시와 버스...

어라? 그 흰 원피스 입은 여성분은 계속 앉아계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분은 어디를 가는 것일까.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도 설마 버스에 타서 쭉 한바퀴를 도는 버스-투어러 인가? 했습니다.

그리고 월드컵 경기장 쯤 왔을 때...

그분이 제게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어디까지 가시는 거예요?

아, 그냥 한바퀴 돌려고요..

저도요!

놀랍게도 그녀도 나와 비슷한 행선지를, 같은 방식으로 가려고 했더군요.

그분은 버스와 지하철을 좋아해서 가끔씩 이렇게 일부러 빙빙 돌아간다고 합니다.

철덕. 버스덕. 뭐 그런 거죠.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버스는 금새 마포역에 도착했고

전 내리려 했습니다.

여자분께서 제게 번호를 물어보셨고

제가 꿈에서 깼을 땐 은평 차고지 종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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