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동 [309234] · MS 2009 · 쪽지

2016-07-23 20:29:17
조회수 2,392

지문의 이해인가, 문제풀이의 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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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쓰기의 Meta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http://orbi.kr/0008650260
해석을 하지 못해도, 빈칸추론을 완벽히 풀어낼 수 있는가?: http://orbi.kr/0008048187
(비슷한 맥락의 글입니다)

경찰대 시험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수험생 분들 모두 예민하실 수 있겠지만, 자신의 중심을 잘 잡고 앞으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야기해 볼 것은, 영어 문제풀이에 있어서 입니다.
지금까지 오르비 칼럼들의 제목을 본 결과
-구문
-단어
-고난도 문제풀이

정도가 주요 target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중요하고, 저 역시 다루었던 사안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좀 더 근본적인 사안을 하나 다뤄볼까 합니다.



1. 지문의 이해인가, 문제풀이의 도구인가?

근본적으로 이런 식의 A or B의 문제가 영어영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 문제풀이 도구들을 비판하는 교재/강의
- 글의 이해를 강조하는 교재/강의

들이 생겨났고, 혹은 그 역도 생겨냈습니다.

그리고 아니신 분들도 있겠지만, 두 관점 중 '도구' 혹은 이해'중 하나에 포커스에 맞춰서 공부하시는 분들도 있을껍니다.

2. 저자님은 글 이해 안하시고 푸시나요?

저도 글 이해하고 풉니다.

당연히 EBS 교재들의 분석이나, 기출문제의 분석 이전 글을 읽을 때 글을 이해하고 풉니다.

위와 같은 물음은, 신문 읽을때 내용 안보세요? 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실제 저도 쉬운 문제를 풀 때, 도구적인 측면보다는 소위 말하는 '슥 읽고, 답 푹 찍는다' 를 사용합니다. 저는 수험생 때 도구의 의식화보다는 저연 자연스러운 읽기를 많이 했습니다.


3. 그럼, 대체 '글 읽기 도구'는 왜 필요한 건가요?


우선 '외국인들처럼 자연스럽게 읽으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기에 교재 하나를 차용해봅니다.

다음은 영어 Reading skill 책 가운데 학습내용 중 하나입니다.
(출처: Effective Reading Teacher's Book: Reading Skills for Advanced Students) 
Reacting to the text: Sometimes a reader's interpretation of a passage may be coloured by his or her own views on the subject being dealt with. In this section, practice is given in separating what the writer says from what the reader thinks.-

이렇게, 자신의 주관과 글의 관점을 분리하는 훈련 역시 Reading skill 도서 진행되고 있으며, 위 책의 설명은: In order to read effectively in English, advanced learners need to develop a range of skills. 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훈련하는 이유는 결국 '읽기 위해서'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적은
'슥 읽고, 찍 고르고, 정답을 맞추기'

입니다. 도구를 배우는 목적은 도구를 체화하여 의식화하여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비문학 기출 지문 가운데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기출 지문이 문뜩 기억납니다. 그러한 맥락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궁극적인 목표를 배제하고도, '수능 기출'에 국한하여 도구들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1) 읽기의 체계화
맥락, 즉 문맥을 의식하며 읽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국어 비문학의 발화 및 정보량 파악
수학에서의 출제의도

와 마찬가지로 영어에서도 글을 문맥을 파악하면서 읽느냐와 안 읽느냐, 또한 발문이 무엇을 묻는것을 아느냐와 모르느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외국에서 살다오신 분들은 100점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러나 모든 외국에서 살다오신 분들이 100점을 맞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시험에 focus 하기 위한 도구가 나쁠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네이티브 수준이 아니라면 학습시 좋은 고려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정/오답의 근거 파악
정/오답의 근거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시험장에서 안정성의 차이를 가져옵니다.

시험 도중 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답을 골랐는데, 그것이 안정적으로 풀어낸 것이느냐 혹은 긴가민가하면서 푼 것은 '그 문제뿐만 아니라, 그 다음 문제'에도 심리적 영향을 줍니다.

안정적으로 풀어내는 것은 실전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착륙장치로 작용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한 것입니다.


4. 궁극적으로 그럼 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글의 이해가 완벽하다면, 도구를 배제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도구를 몰라도, 수능 영어를 100점을 못 맞는 것은 아닙니다. 궁극적인 지표에 도달을 했는데, 굳이 또 돌아가서 똑같은 목적지에 도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좋은 도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도구를 사용하는 것, 가르치는 것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도구냐, 그렇지 않느냐는 도마 위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이 좋은 도구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는 '범용성'을 가장 큰 예로 들고 싶습니다. 평가원에서 큰 변칙을 만들려면 일반적으로는 6,9평에서 암시를 주거나 수험생에게 파일럿 테스트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근거를 뒤집을 정도로 변칙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도구는 결국, 글의 이해를 위한 것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세 줄 요약
- 궁국적으로 지향해야 할 것은 글의 이해
- 도구는 글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그 외 부수적인 장점들도 있음
- 내가 도구가 필요한지, 그렇지 않은지 파악하고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거나 추종하지는 말자.


정말 오랜만에 쓰는 칼럼이네요. 도움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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