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과지성의조화 [651897] · MS 2016 · 쪽지

2016-07-15 00:55:52
조회수 1,557

긴급조치 제 7호와 고려대학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8751687

김준엽 총장님 관련 글이 있어서  이 글도 들고 와봅니다.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네요.
http://blog.daum.net/c_court/909
헌법 재판소 블로그에서 따왔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을 바탕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위와 같이 시작하는 우리나라 헌법 전문(前文)의 첫 구절,

다들 아시죠?

헌법의 다양한 역할들 중 하나가 바로

국가공동체의 최고 규범을 선언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되새겨볼 때에,

이러한 헌법 전문의 내용은 결국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정체성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런데 이러한 헌법정신에 따라,

자유와 정의를 추구해왔던 대학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고려대학교인데요.


군사정권 시절에는 민주주의를 위해 치열하게 싸웠고,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고려대학교의 정신,

그리고 그 속에 숨어있던 헌법가치를 알아볼까요?



■ 고려대학교에 휴교를 명한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국가가 대학교를 대상으로 휴교명령을 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특정 대학교만을 대상으로 말이죠.

1972년 헌법 (유신헌법) 당시 발동된 긴급조치를 기억하실텐데요.


긴급조치 제7호는 바로, '고려대학교'만을 대상으로 한 휴교령이었습니다.



§ 구 헌법(1972. 12. 27. ~ 1980. 10. 27.) 제53조

① 대통령은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처하거나,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가 중대한 위협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신속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에는 내정·외교·국방·경제·재정·사법 등 국정전반에 걸쳐 필요한 긴급조치를 할 수 있다. (이하 생략)

대통령긴급조치 제7호

1. 1975년 4월 8일 17시를 기하여 고려대학교에 대하여 휴교를 명한다.

2. 동교 내에서 일체의 집회, 시위를 금한다.

(이하 생략)



왜 하필 고려대학교만을 대상으로 휴교령을 내렸던걸까요?

그 배경은 1960년 3월 15일, 3·15 부정선거 당시에서부터 살펴볼 수 있습니다.

3·15 부정선거를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 학생데모가 벌어졌던 그 당시,

4월 18일 서울에서는 고려대 학생 3천여명이 독재와 불의를 규탄하는 선언문을 낭독하며 행진합니다.

총장의 만류로 데모를 중단하고 학교로 돌아오던 학생들은

종로 4가에서 괴한 100여명에게 습격을 당하고 맙니다. 

 쇠망치, 벽돌 등 각종 흉기로 인한 폭행으로 10분도 채 안되는 사이 학생 200여명이 쓰러졌고,

 30여명은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사건이 바로, 4.19혁명의 기폭제가 되었던 '학생데모피습사건'입니다.

해당 사건 이후에도 고려대학교의 반정부/민주화운동은 지속되었고

결국 유신정권은 긴급조치에 특정 학교의 이름을 명시하는 일 까지 하게 된 것이죠.



<4.18 의거 당시 희생된 고대생들의 모습 / 출처: 한국사진기자협회> 



고려대는 독재정권에 맞선 선배들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4월 18일에 특별한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1969년 총학생회에서 처음 개최한 이래 매년 꾸준히 이어져온 이 행사는,

 학교 중앙광장에서 각 단과대별로 출발해 국립 4·19묘지까지 행진하고,

4·19 기념탑에서 참배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4·18 구국대장정 행사'입니다.

상당히 힘든 행사이지만, 한 번쯤은 참여해야 진정한 고대생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평가받는 행사로서 선배님들의 정신을 본받는 후배가 되어야겠습니다.


<4.18 구국대장정 행사 모습 / 출처: 아시아경제>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부삽 · 471209 · 16/07/15 00:58 · MS 2013

    어디선가 고뽕이 또..

  • 부삽 · 471209 · 16/07/15 00:59 · MS 2013

    근데 정작 4.18 기념 마라톤은 중간 직전 주간이라 참여인원이 과의 1/5정도에요ㅋㅋㅋ

  • 야성과지성의조화 · 651897 · 16/07/15 01:00 · MS 201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화려하지 않은 고백 · 531407 · 16/07/15 10:37 · MS 2014

    애초에 술마시는 행사인데요 뭐 그거 참석안한다고 정신계승안한나고볼수는 없죠

  • 프론티어 · 272719 · 16/07/20 04:31 · MS 2009

    저때 장갑차와 소총수들이 고대 정문도 지키고 분위기 살벌했다 합니다. 후로 한 몇년간 고려대 입학성적이 당연히 좀 낮아졌는데 이때 시기 입결들이 인터넷에 누군가에 의해 계속 도배 되면서 고려대는 80년 이전엔 국내 대학중에 중간급 겨우 되는 대학이였다라고 주장하는 몇몇 대학 훌리들이 지금도 꽤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