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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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쯤 공부 한 세트를 마치고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배에서 격통이 느껴졌다.
며칠 전부터 계속 아팠지만 강도에 기복이 있어서 가만히 뒀었다.
병원 갈 시간도 없었고.
그런데 오늘은 강도가 좀 달랐다.
계속해서 누가 배 속을 찌르는 느낌이었다.
식은 땀을 흘리면서 억지로 한 발씩 계단을 내려갔고, 바닥에 쓰러져서 구급차를 탔다.
응급실에 대기자가 많아서 진통제 없이 40분을 그냥 이악물고 기다렸다.
배가 너무너무 아팠다. 창자를 막 뒤집어 놓는 느낌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침상 철봉만 꽉 쥐고 기다렸다.
진통제 맞고 혈액검사 소변검사하고 X레이 찍으니까 두 시간 경과.
소장이 부은 건 확실한데 이유를 알려면 CT를 찍어야 한단다.
돈 걱정이 앞서면서도 일단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알았다고 말씀드렸다.
몇 분이나 흘렀을까, 소장에 염증이 생겨 크게 부었는데 장간막을 찌르고 있고 그게 격통의 원인이란다.
요 몇주 평일을 계속 7시 반에 기상해 낮에는 근무하고, 밤에는 공부를 하면서 계속 새벽 3시를 넘겨 잤었다. 근 며칠간은 개인적으로 서러운 일도 많았고. 피로와 각종 스트레스가 병의 원인이라고 하시는 걸 보니 아마도 이걸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오늘은 진통제를 다맞고 약을 처방해줄테니 괜찮아지면 집에 가고 진료예약을 잡아 둘테니 다음주에 오면 된다고 하셨다.
알겠다고 대답한 뒤 나는 자세를 바로해 누웠다.
진통제가 다 사라지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쁜 간호사 누나가 보호자 없냐고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셨다.
아차, 공부할 때 방해가 될까봐 핸드폰을 두고 다니는 버릇이 화근이었다. 공부를 마치고 바로 실려온거라 핸드폰은 집에 두고 왔었고, 부모님께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연락을 드린다해도 타지에 나와 살고 있기 때문에 오시진 못하지만, 그래도 상황은 알려야 할 것 같았다.
쭈볏쭈볏 옆자리 아주머니께 어렵게 말을 꺼내 도움을 구하고 핸드폰을 빌려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이 밤에,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으실리가.
한 네 번은 걸고 나서야 짜증섞인 투의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알아서 잘 할테니 염려 놓으시라고 안심시켜드렸다.
통화를 마치고 진통제를 정리한 뒤, 수납을 위해 원무과로 갔다.
... 21만원...하...
CT때문인지 21만원을 내야했다.
정말 울고 싶었다. 말씀하시면 부모님이야 지원은 해주시겠지만 타지에 나와 방값 빼고 모든 걸 혼자 해결하려고 했던 터라 내가 내 건강하나 관리 못해서 손 벌리는 게 너무 싫었다.
담담한 척 하면서 카드 내고, 약을 또 30분 꼬박 앉아 기다렸다.
집에 도착하니 3시 40분.
짜놓은 내일 계획표가 어그러질 것 같아서 서럽고
바빠 죽겠는데 걸려 넘어져서 서럽고
열심히 해도 보답을 못 받아서 서럽고
힘든데 담담한 척 하는 것도 서럽고
꼴에 쫀심 세우느라 이런 말 친구들한테 털어놓기도 싫어서 여기다가 꽁기꽁기 박아놓는 것도 서럽다
맨날맨날 제이레빗-좋은 일이 있을거야 아침에 들으면서 시작하는데
언제쯤 좋은 일이 있을까
생각의 방향이 자꾸 어두워진다.
똥글 죄송합니다.
너무 서러워서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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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도 수지갤러리를 만들자고 하지 않는거지 ㅜㅜ 숮이팬들 모여랏!!!
저희가 응원할게요 ㅎㅎ
아프지만 힘내세요 웰메아재!!
ㅠ.ㅠ
진짜 눈물나네요...
진짜 본받고 싶습니다ㅠ
계획을 매일매일 세우지만 지키지도 못하고 나태해진 제가 너무 부끄러워요 ㅠ
이러면서 매일 매일 부모님 탓만하고 원망했는데 이 글 읽고 부모님한테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네요ㅠㅠ 낮에는 근무하고 밤에 새벽 3시까지 공부하시는 분도 있는데 정말 저는 뭐했던건지... 진짜 꼭 힘내세요 ! 힘들날은 분명 물흐르듯이 흘러갈겁니다!
나중에 부모님한테 효도할 기회가 있으실테니 믿고 꾸준히 하신다면 꼭 성공하실 것 같아요!
힘내요! ㅠㅠ
아프리면 조금 천천히 가시는것두 방법이라 봐요...힘내세요.!
ㄷㄷ 아프면 안돼여 아재 ㅠㅠ
항상 눈팅만해서 잘모르시겠지만 항상 응원하고잇어여!!
그래도 정말 좋은일 있을꺼에요 ㅠㅠ 그것만큼은 의심치 말고 가요!
아픈거 빨리나았으면 좋겟어요ㅠㅠ 힘내요 웰메형! 아니 삼촌! 아니 아..ㅈ 읍읍
응원합니다... 제 닉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엔 너무 힘드시죠..ㅠㅠ 힘내세요!
ㅠㅜㅜ 힘내요.. 저도 스트레스때문에 기흉온적있는데.. 스트레스가 만병의원인이죠.. 힘내세요 130일만 견디면 입시판 떠나니까.
웰메ㅜㅜ 힘내요 아프지말고 몸관리도 해가면서 공부하고...
저도 장이 안좋은데 공감합니다 힘내세요
...눈물난다 진짜, 저 심정 백프로 이해...와,ㅠㅡㅠ으헝
진짜 힘들겠어요..후....
건강챙기면서 해요....ㅠㅠㅠ걱정됩니다 그리고 웰메이드님 꼭 성공하실거예요 타인을 배려하는마음 복이되어 꼭돌아올겁니다
ㅜㅜ 이로하스... 힘네셔요 ㅜㅜ 저도 앞으로 님 처럼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고 싶어요!
힘드시겠어요ㅠㅠ날도 더운데 건강 꼭 챙기시길...화이팅!!!!
ㅠㅠ 웰메님 저랑 같이 살아야 되요 ㅠㅠ
아픈게 제일 서럽죠
그냥 아픈것도 서럽고 이것저것 복잡하게 서러워서 새벽에 잠이 안오길래 구구절절 속좁은 글 썼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위로해 주시네여...ㅠㅜㅜㅠ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들 좋은 주말되세여 ㅠㅜㅜㅠ!
저도 부모님 도움 최대한 안 받고 제 돈으로 반수하려니까 돈 아깝고, 매일 독서실에만 박혀서 공부하니까 고독감에 서럽고 그러더라구요...같이 힘냅시다
아조씨 힘내여 저두 요즘 너무 힘들어서 올비 잠깐 들리는게 삶의 활력소..ㅠ
글에서 되게 열심히 하시는거 느껴지는데
그런일 겪으셔서 서러우셨나봐요ㅠ
그래도 들으시는 노래처럼 좋은일이 있을거에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