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설승환T] 칼럼#1. 작년 수능 국B 30번, 분석 제대로 하셨나요?

모두가 아직도 제대로 해설해 주지 않은작년 수능 국B 30번,출제자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국어 강사 설승환 - 서론 - 안녕하십니까? 지난번에 2017학년도 6월 모의평가 분석자료 및 자체 제작 모의고사를 올렸던 설승환입니다. 처음 쓴 글인데 기대보다 조회수가 높았던 것을 보며 뿌듯했답니다.^.^ 많은 성원 감사합니다! 오늘부터는 그동안 출제되었던 최고난도 지문/문제들에 대한해설 칼럼을 올리려고 합니다. 단순한 해설이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가 무엇이었을지고민한 결과를 포함하여 작성하고자 합니다. 비문학은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이 직접 지문을 쓰기 때문에,분명 지문에서 답을 판단할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첫 지문으로, 역대 출제된 수능/모의평가 시험에서 가장 어려운 추론을 요구했던작년 수능 국어 B형 과학 지문, 일명 ‘종단 속도’ 지문을 보고자 합니다. 이 지문을 선정한 이유는, 제 생각에 30번 문제를 ‘지문에 입각하여’제대로 해설한 선생님이 한 명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엄청 어려웠던 문제이기 때문에, 제 해설도 완벽하게 정확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하지만, 지문과 문제를 여러 번 살펴 본 결과, 지금 제가 해설할 내용이 아마도 출제자의 의도였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듭니다. 글이 좀 길지만, 하나하나 읽어보시면 앞으로 기출문제를 학습하는 데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이왕 읽어보시는 거, 시간 내셔서 꼭 꼼꼼히 읽어보십시오.^^ 지문/문제는 얼추 기억하고 계시겠지만, 꼭 다시 한번 지문 읽어보고, 문제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파일로도 첨부해 놓겠습니다.-------------------------------------------------------------------------------- 본론 - 정말, 지문도 역대급이고 30번 문제도 역대급입니다. 이 지문과 문제에정말 엄청난 공을 쏟아부었다는 것이 단번에 느껴질 정도입니다.우선, 1번 선택지 / 3번 선택지 / 4번 선택지는 쉽게 지울 수 있습니다.1) 1번 선택지 - 지문의 2문단 처음 부분을 보면 물체가 유체 내에 정지해 있을 때와는 달리, 유체 속에서 운동하는 경우에는 물체의 운동에 저항하는 힘인 항력이 발생하는데, 이 힘은 물체의 운동 방향과 반대로 작용한다.라고 되어 있으므로,물체가 고정되어 있을 때에는 항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그래서, A와 B가 고정되어 있을 때 A에 작용하는 항력이B에 작용하는 항력보다 작다는 내용의 1번 선택지는 틀렸습니다. (항력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아예 비교가 불가능하겠지요.)2) 4번 선택지 - 지문의 2문단 셋째 줄~넷째 줄을 보면 항력은 유체 속에서 운동하는 물체의 속도가 커질수록 이에 상응하여 커진다.라고 되어 있으므로,물체의 운동 속도가 커질수록 항력은 커집니다. 그래서 A와 B 모두 일정한 속도에 도달하기 전에 속도가 증가하는 것 으로 보아 A와 B에 작용하는 항력이 점점 감소한다는 내용의4번 선택지는 틀렸습니다.3) 3번 선택지 - 29번 문제를 잘 해결하셨다면, 1문단의 중력은 물체의 질량에 중력 가속도를 곱한 값으로 물체가 낙하하는동안 일정하다. 부력은 어떤 물체에 의해서 배제된 부피만큼의 유체의무게에 해당하는 힘으로, 밑줄 친 내용을 통해 중력은 '운동하는 동안 일정'하고, 부력은 '어떤 물체의 부피에 해당하는 유체의 무게에 해당하는 힘'이므로, A에 작용하는 부력과 중력은속도가 증가하고 있을 때나 고정되어 있을때나 일정합니다. (A에 작용하는 부력은 A의 부피에 해당하는 공기의 무게에 해당하는 힘이므로, 공기의 무게는 속도가 증가하고 있을 때나 고정되어 있을 때나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합니다.) 그러므로 A에 작용하는 부력과 중력의 크기 차이는A의 속도가 증가하고 있을 때보다 A가 고정되어 있을 때 더 크다는내용의 3번 선택지는 틀렸습니다. 이 세 개의 선택지는 상대적으로 쉽게 지울 수 있습니다. 문제는 2번 선택지와 5번 선택지입니다. 우선 일반적으로 이 두 개의 선택지를 어떻게 해설하는지,그리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보겠습니다.주로 지문에 언급되지 않은 내용(배경지식, 또는 상식?)을 가져와서해설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인강 선생님들, 그리고 기출문제집에서아래의 공식을 활용하여 2번을 해설합니다. 3점짜리 문제이니, 이와 같은 공식을 알았어야 한다고 말이죠. "보기에서 A와 B의 크기와 모양이 같으므로 부피가 같다고 했으므로,A와 B의 부력은 동일하다. 그리고 B의 밀도가 A의 밀도보다 더 크니까B의 질량이 A의 질량보다 더 커서, B의 중력이 A의 중력보다 더 크다. (1문단에서 '중력 = 질량 X 중력가속도'라고 나와 있으므로) 2번 선택지에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때'라는 말은 종단 속도일 때를말하는 것이므로, '중력+항력=부력'인 상황이다. (4문단에 의하면 낙하할 때는 '부력+항력=중력'일 때 종단 속도가되므로, 상승할 때는 '중력+항력=부력'일 때 종단 속도가 될 것이다.) 그래서 A와 B의 부력이 동일한데, A의 중력보다 B의 중력이더 크기 때문에 항력은 A가 B보다 더 클 것이다." 이렇게 해설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5번 해설의 경우, "공기보다 밀도가 더 큰 기체 내에서의 B와, 공기 중에서의 B의 부력을 비교하면, 공기보다 밀도가 더 큰 기체 내에서의 B의 부력이 공기 중에서의 B의 부력보다 더 크다. (부력은 어떤 물체의 부피에 해당하는 유체의 무게에 해당하는 힘이므로, 공기보다 밀도가 더 큰 기체는 당연히 질량이 더 크기 때문에 더 무겁다.) 5번 선택지에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때'라는 말은 종단 속도일 때를 말 하는 것이므로, 2번 선택지에서 활용했던 '중력+항력=부력'인 상황이다. 중력은 일정하기 때문에, 공기보다 밀도가 더 큰 기체 내에서의B의 부력이 더 크면 항력은 당연히 더 클 것이다." 이렇게 해설을 많이 합니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과연 출제자, 평가원의 의도였을까요? 평가원 지문이었다면 공식을 언급하지 않았을까요? 심지어, 2번 선택지에서 A와 B의 항력은 같다, 판단 근거가 없다 등잘못된 해설을 하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한, 2번 선택지와 5번 선택지를 지울 때, '물체의 밀도'만 가지고판단하여 정답을 판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체의 밀도'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정확성이 떨어집니다. 2번 선택지와 5번 선택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가바로 1문단의 마지막 부분인데, 같이 한번 살펴보시죠.공기의 밀도는 물의 밀도의 1,000분의 1 수준이므로, 빗방울이 공기 중에서 떨어질 때 부력이 빗방울의 낙하 운동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미미하다. 그러나 스티로폼 입자와 같이 밀도가 매우 작은 물체가 낙하할 경우에는 부력이 물체의 낙하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기(유체) 중에서 낙하하는 빗방울, 스티로폼 입자(물체)는모두 공기(유체)보다 밀도가 더 큰 상황입니다. 그런데, 보기는 크기와 모양은 같으나 밀도가 서로 다른 구 모양의 물체 A와 B를 공기중에 고정하였다. 이때 물체 A와 B의 밀도는 공기보다 작으며 물체 B의 밀도는 물체 A보다 더 크다. 물체 A와 B를 놓아 주었더니 두 물체 모두 속도가 증가하며 상승하다가 각각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각각 다른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 채 계속 상승하였다. (단, 두 물체는 공기나 다른 기체 중에서 크기와 밀도가 유지되도록 제작되었고, 물체 운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체의 흐름과 같은 외적 요인들이 모두 제거되었다고 가정함.) 공기(유체) 중에서 상승하는 A, B(물체)는모두 공기(유체)보다 밀도가 더 작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2번 선택지와 5번 선택지를 잘 살펴보십시오.② A와 B가 각각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때 A에 작용하고 있는 항력은B에 작용하고 있는 항력보다 더 작겠군.⑤ 공기보다 밀도가 더 큰 기체 내에서 B가 상승하여 일정한 속도를유지할 때 B에 작용하는 항력은 공기 중에서 상승하여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때 작용하는 항력보다 더 크겠군. 2번 선택지는 공기(유체)의 밀도는 같은데 물체 A, B의 밀도가서로 다른 것이고,5번 선택지는 물체 B의 밀도는 같은데 유체(공기, 공기보다 밀도가 더 큰 기체)의 밀도가 서로 다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단순히 '물체의 밀도'가 아니라'유체의 밀도와 물체의 밀도의 차이', 즉 '밀도차'를 중심으로해결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2번 선택지와 5번 선택지에서 공통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은'항력의 크기'이지요.항력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운동하는 물체의 속도가 커질수록 커진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항력은 유체 속에서 운동하는 물체의 속도가 커질수록 이에 상응하여 커진다. 보기에 주어진 상황에서 '밀도'가 서로 다른 것을 알 수 있으니밀도에 주목해야 하고,항력은 운동하는 물체의 속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밀도'와 관련된 사항은 1문단 마지막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위에서 살펴보았지요? 1문단 마지막 문장이 핵심일 듯합니다.공기의 밀도는 물의 밀도의 1,000분의 1 수준이므로, 빗방울이 공기 중에서 떨어질 때 부력이 빗방울의 낙하 운동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미미하다. 그러나 스티로폼 입자와 같이 밀도가 매우 작은 물체가 낙하할 경우에는 부력이 물체의 낙하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밀도가 매우 작은 물체가 낙하할 경우에는 부력이 물체의 낙하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여기서 밀도와 물체의 운동 속도 간의 관계를 추론할 수 있겠네요.그렇다면 저절로 항력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을 듯합니다. 1문단 마지막 부분을 세밀하게 독해해 보겠습니다. '공기 중에서 빗방울이 낙하하는 경우', 부력이 빗방울의 낙하 운동에영향을 주는 정도는 미미하다고 합니다. '공기 중에서 스티로폼이 낙하하는 경우', 부력이 물체의 낙하 속도에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지금 이 상황은 '낙하'하는 상황입니다!!! 1문단에서 부력은 항상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니까, 중력은 항상 아래(↓), 부력은 항상 위(↑)로 작용하고, 항력은 운동 방향에 반대로 작용하니까, 낙하하는 상황에서는 위(↑)로 작용하겠네요. 그렇다면, 스티로폼이 낙하하는 상황에서 부력이 물체의 낙하 속도에큰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부력의 영향으로 인해 스티로폼의 낙하속도가 빗방울의 낙하속도보다 더 느리다는 말이겠네요. 반대로, 빗방울이 낙하하는 상황에서 부력이 빗방울의 낙하 운동에영향을 주는 정도가 미미하다는 말은, 부력의 영향력이 크지 않으니까빗방울의 낙하속도는 스티로폼의 낙하속도보다 더 빠르다는 말이겠네요. '공기(유체)'와 '빗방울(물체)', '공기(유체)'와 '스티로폼(물체)' 중에서어디가 더 밀도차가 크지요?'공기(유체)'와 '빗방울(물체)' 간의 밀도차가 더 큽니다.(공기의 밀도는 고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빗방울보다 스티로폼의 밀도가 더 작으므로) 그래서, 낙하 상황에서 유체-밀도 사이의 밀도차가 클수록 낙하속도가 더 빠르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물체의 운동 속도가 클수록 항력이 증가한다'고 나와 있으므로, 빗방울에 작용하는 항력이 스티로폼에 작용하는 항력보다 크겠네요. 이제 보기의 상황을 보겠습니다.보기는 '상승'하는 상황이므로, '낙하’의 반대입니다. 지문의 맨 마지막 문단에 주목해보도록 하지요. 유체 속에서 상승하거나 지면과 수평으로 이동하는 물체의 경우에도 종단 속도가 나타나는 것은 이동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의 평형에 의한 것이다. 우선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중력은 항상 아래(↓), 부력은 항상 위(↑)로 작용하고, 항력은 운동 방향에 반대로 작용하니까,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아래(↓)로작용하겠네요. 물체가 유체 속에서 상승하는 경우에도 종단 속도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1문단에서 봤던 '낙하'하는 경우의 원리를,'상승'이니까 반대로 적용하면 되겠네요. 물체가 '낙하'하는 상황에서는 '유체-물체의 밀도차가 클수록 부력의 영향(운동 방향의 반대 방향의 힘)이미미해서 낙하속도가 더 빠르다.'였으므로, 그렇다면 물체가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유체-물체의 밀도차가 클수록 중력의 영향(운동 방향의 반대 방향의 힘)이 미미해서 상승속도가 더 빠르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으아~~ 정말 길고 깁니다.이 내용으로 2번 선택지와 5번 선택지를 지워 보지요. 먼저, 2번 선택지② A와 B가 각각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때 A에 작용하고 있는 항력은B에 작용하고 있는 항력보다 더 작겠군.물체 A와 B는 모두 공기(유체)보다 밀도가 작고,그 중에서도 A의 밀도가 B의 밀도보다 더 작으므로,유체-물체의 밀도차는 B보다 A가 더 클 것입니다. (공기의 밀도를 5, 물체 A의 밀도를 2, 물체 B의 밀도를 3이라고 둬 보면더 파악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A의 상승속도는 B보다 더 크고,속도가 클수록 항력은 커지므로 B보다 A의 항력이 더 큽니다. 2번 선택지는 틀렸습니다. 다음으로, 5번 선택지⑤ 공기보다 밀도가 더 큰 기체 내에서 B가 상승하여 일정한 속도를유지할 때 B에 작용하는 항력은 공기 중에서 상승하여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때 작용하는 항력보다 더 크겠군.공기보다 밀도가 더 큰 기체(유체) 내에서의 물체 B와,공기(유체) 중에서의 물체 B를 비교해 보면,유체-물체의 밀도차는 당연히 전자가 더 클 것입니다. (물체 B의 밀도를 3, 공기의 밀도를 5, 공기보다 밀도가 더 큰 기체의밀도를 10이라고 둬 보면 더 파악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공기보다 밀도가 더 큰 기체 내에서의 물체 B의 상승속도가공기 중에서의 물체 B의 상승 속도보다 더 크고,속도가 클수록 항력은 커지므로 전자의 항력이 더 크겠네요. 드디어, 5번 정답입니다!!!!!!!!!!!--------------------------------------------------------------------------------------- 결론 - 지금 제가 이렇게까지 길게 기술한 것은,과연 30번은 출제자의의도가 무엇이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그리고 이 문제는 물리를 잘하는 이과 친구들이 특히 질문하러 많이왔는데, 그 중에 현재 제 강의를 듣는 한 친구가 지문만 보고 30번을 풀기 너무 어렵다고 하면서,'밀도차가 단서인 것 같다', '밀도와 낙하 속도의 관계가 나와 있다' 등의 말을 해 주었습니다.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해설할 수 없었네요ㅠㅠ 저도 국어를 가르치는 강사이다 보니, 올바르게 해설을 해 주고 싶어서 계속 이 문제를 고민해 보았고, 그 결과가 바로 위의 해설입니다. 이 문제는 2011학년도 수능 사회 지문인 일명 '채권' 지문의 두 번째 문제에 맞먹을 만한, 또는 뛰어넘는 추론 문제인 것 같습니다. 통상 '과학/기술 지문'에서 자주 활용되는 도구가'관계성 문장(A가 B할수록 크다/작다)'인데,이제는 숨겨진 관계성 문장을 추론하는 문제까지 등장한 것 같습니다. 기출문제 분석, 아직까지 갈 길이 많습니다. 저를 포함한 국어 선생님들도 아직까지 해야 할 분석이 많은데,수험생은 오죽할까요?ㅠㅠ제대로 된 분석을 통해 실전에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힘을 꾸준히 키우셔야 합니다. # P.S.다음 칼럼은 2011학년도 수능 '채권' 지문/문제 해설로 찾아오겠습니다. 음성인식기술, 예술의 세속화 등등 아직까지 여러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것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