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이름 [580251] · MS 2015 · 쪽지

2016-05-25 00:00:08
조회수 471

재수 - 쉽게 쓰여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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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 밖에 학생들이 속살거려
대학은 남의 공간,
 
재수생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책을 읽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부모 마음을 받아
수학 노―트를 끼고
젊은 강사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꿈들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쉽게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대학은 남의 공간
창(窓)밖에 학생들이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수능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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