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므 [635638] · MS 2015 · 쪽지

2016-05-24 02:48:44
조회수 214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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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들과 섞여있을때마다 내가 소모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날 알지 못하는 사람은 내가 그저 이방인이다. 이방인이 어떠한 행동을 하든 결국 이방인이기 때문에 그 행동 자체로 나란 사람의 전체를 판단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 앞에 있을때 나는 나다워지지 못한다. 걸음걸이를 조심하게 되고, 웃으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나는 힘없이 소비된다. 그들과 섞이려면 그들의 틀에 맞춰져야 한다. 나란 사람의 자아나 인격은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지금 나와 굉장히 가까워서 오히려 같이 있으면 내가 견고해지고 숨통이 트이는 사람들도 한때는 서로 모르는 이방인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 사람일은 모르는거고 이방인이 언제 내게 소중한 사람이 될지는 또 모르는거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과정(이방인이 소중한 사람이 되는)을 지내는게 너무 귀찮다는게 문제다. 진짜 마음맞는 사람이라면 나도 모르게 이미 소중한 사람이 되있을테지만, 내가 지금껏 경험한 관계들 중 이같은 경우는 극소수이고 사실 그냥저냥 잘지내려고 노력하고 엄청 애쓰다가 진짜 소중한사람이 되어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귀찮다. 내가 이미 배부르고 나태한 인간이 되버려서 이러는것일지도 모른다.
아 내일도 만나서 잘보여야할 사람이 있다는게 짜증난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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