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DATURAN [556032] · MS 2015 · 쪽지

2016-04-29 15:41:23
조회수 6,634

(후기) 얼마전에 "내신문제 오류있는데 선생님이 정답 안바꿔줌"이란 글 쓴 사람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8349423





전글 링크입니다. => http://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8340618
몰랐는데 댓글 110개씩 달리고 꽤나 화제가 됐더군요 ㅋㅋ 덕분에 많이 알아갔고, 감사합니다.

일단 혹시 몰라 글의 최상단에 문제 사진을 첨부해놨습니다.

저는 고2 학생입니다. 저희 학교는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경기도의 괜찮은 학교고요. 생물 선생님은 두 분 계십니다. 제가 듣기로는 두 분 다 이 문제가 논란이 된 이후 여러 친구들이 항의를 했으나 "바꿔줄 수 없다"고 말하셨다고 하더군요.

오늘 내신시험이 끝나는 바람에 생물 시험이 치러진 3일 뒤, 바로 오늘에야 생물 선생님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여러 친구들이 머리를 모으는 게 좋다는 생각에 저희 반과 다른 반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친구들과 함께 찾아갔습니다. 의외로 저희 반뿐만 아니라 다른 반에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2번을 택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다른 반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되었더군요. 그 친구들 중에는 작년 전교 1등을 한 친구와 3등을 한 친구를 포함하여 전교권에서 노는 친구들도 몇 있었습니다.

기다리던 중 생물 선생님께서 오셨고 저희는 이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다소 제 감정이 격앙돼서 생물 선생님께 감정적으로 따지듯이 말씀드린 것 같은데 그 점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저희 : (가)에 나온거 체세포분열 그래프아닌가여?

티처 : ㄴㄴ 아님. (가) 세포 집단에 여러 종류의 세포가 섞여있을 수도 있고, 뿐만 아니라 특정한 세포주기를 준 것이 아니므로 감수1분열 중인 세포도 가능함.

저희 : ㅇㅋ 그건 인정합니다. (가) 그래프가 only 체세포 분열에만 국한된다는 건 저희가 잘못 생각한 것 같네요. 체세포 분열과 감수1분열 중인 세포 모두 해당하는게 맞는것 같음. 근데, 그렇다고 해서 (가)에 2가 염색체가 있다고 '확신'할수 있는건 아니지 않나여?

티처 : 물론 (가)는 100% 체세포라고도 할 수 없고, 100% 생식세포라고도 할 수 없음. 그런데 전체적으로 봤을때, (가)의 그래프에는 '체세포 분열 중'과 '감수1분열 중'의 두 가지 상황이 모두 존재함. 따라서 너희들은 (가)의 그래프를 보고 이 두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하고, 그러므로 ㄱ 선지는 맞은 선지임.

저희 : (가)의 그래프를 보고 체세포 분열중 세포와 감수1분열 중 세포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건 알겠어요. 그런데 (가) 그래프는 인간 몸뚱아리를 모두 녹여서 모든 체세포와 생식세포를 포함시킨 그래프도 아니고, 단지 '하나의 세포집단'일 뿐이죠. 따라서 (가)에는 생식세포가 포함되어 있을수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수도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여기에 2가 염색체가 존재한다고 단언할 수 있져?

티처 : ㄴㄴ 그소리가 아님. (가) 그래프는 감수 1분열과 체세포 분열의 개념을 모두 포함하고 있음. 전체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가) 그래프의 상황에는 분명 2가 염색체가 존재함.

(이후 똑같은 논리 전개 - 대략 15분간.)

친구들이랑 밥도 먹고 해야돼서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 그 자리에 있던 "2번" 친구들은 모두 선생님의 말씀을 이해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했습니다.


다시 저희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

우선 이 문제의 발문에서 (가)~(다) 세포가 같은 개체에서 채취했다든지, 같은 종류의 세포라든지, 같은 시기라든지 하는 조건은 주어지지 않았음. 
(가) 그래프를 보면 G1기의 DNA상대량을 2라고 했을때 2와 4, 또한 2와 4의 중간(S기)이 모두 존재함. 상대량이 2와 4인 세포가 존재하려면 이 세포 집단은 최소한 S기를 거쳐 G2기에 접어들었어야 함. 물론 M기를 거치고 세포 분열이 끝난 세포일 수도 있음. 
따라서, (가) 그래프에는 G2기 이후의 체세포분열 세포와 G2기 이후의 감수1분열 세포가 존재할 수 있으며, 둘 중에 하나 또는 두 개 모두 존재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음.
이때 ㄱ. 선지에서 (가)에는 2가 염색체가 존재한다고 했음. 2가 염색체는 감수 1분열의 전기~중기에 나타나는 것임. 따라서 2가 염색체가 존재한다는 것은 곧 해당 세포 집단에는 감수 1분열 중인 세포가 존재한다는 것과 동일한 말임.
(가) 그래프는 분명 '감수 1분열 중인 세포 집단' 또는 '감수 1분열 중 세포가 포함된 세포 집단'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음. 
그러나 '체세포 집단', 즉 '감수 1분열 중 세포가 포함되지 않은 세포 집단'으로 해석될 여지 또한 있음. 이런 경우 2가 염색체는 (가)의 그래프에 존재하지 않음.
그러므로 (가)의 그래프에 2가 염색체가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분명히 존재하고, 따라서 ㄱ. 선지는 틀린 선지임.


..대충 이런 생각입니다. 물론 제 생각이 짧았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아직까지 저는, 조금 무례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 문제에 대한 제 생각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의 그래프에 2가 염색체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면, ㄱ 선지는 틀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혹시나 제 생각에 오류가 있다면 태클좀 걸어주십쇼.


그리고 정말 선생님이 끝까지 답을 정정해주지 않으시면 어떡하죠.. 정말 괜찮은 선생님이시고 이런 일로 얼굴 붉히고 싶지 않습니다. 굳이 교장실까지 갈 일도, 교육청에 민원을 넣을 일도 아닌 것 같구요. 

착잡합니다.


(+추가) 아마 제가 잘못 생각한게, '감수 분열중' 과 '체세포 분열중' 이란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분열 과정 중의'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G1기, S기, G2기, M기 - M1기와 M2기를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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