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본과생의 한탄.txt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8301235
일단 1분만 심호흡을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이 글 전부 흥분과 분노로 인한 욕으로 도배가 될 것 같으니까.
현재 필자가 하고 있는 생활은 고3 의 연장선상-필자는 고등학교 생활은 해보지 않았지만 보편적인 고3의 공부 스케쥴을 봤을때-이다.
아침 8시 전에 학교 가서 밤 10시에 집에 오는 것이 일상이다.
사실 공부시간만 보면 필자가 수능시험 공부할때보다 적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부가 훨씬 짜증나고 더 어렵다.
공부의 스타일부터가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에.
수능 공부는 적은 분량에 선이해 후암기 & 문제 풀이 적용으로 상당히 재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대 공부는 전부 암기다.
이해, 문제 풀이 이딴거 없다.
분량도 오지게 많다.
블럭강의라고 하는데 우리는 격주로 시험을 본다.
이게 사람 말린다.
2주에 거의 책 한권 분량을 뗀다.
그냥 무조건 외우는거다.
설마 이거 외워야 돼?... 외워야 된다.
정말 이 모든걸 외워야 돼? 모두 외워야 된다.
에이 다른 애들도 다 못외우겠지? 다른 애들도 다 외운다.
어떻게 보면 의대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 본과 2학년때인데 그 주된 이유가 이 블럭강의때문이다.
위에서 아침 8시에 학교갔다가 밤 10시에 집에 온다고 했는데
내가 요새 주로 꾸는 꿈은 공부하는 꿈이다.
즉, 자면서도 공부한다.
저렇게 공부해도 시험볼때마다 암네시아에 빠진다.
이것은 내 머리가 알파고님 정도는 되어야 해결할 수 있다.
본과 1학년때는 징징징징 투덜투덜대면서도 물리학을 독학할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단 물리학 접어두고 학과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것은 절대 학점을 잘받기 위함이 아니다.
조금만 여유를 부렸다가는 유급을 당할것 같다는 위기감 때문에 살려고 바둥거리는 거다.
생각해봐라. 이 미친 생활을 연장했다가는 정말 미칠 것이다.
수능때처럼 주변에 허수가 없다.
전부 공부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정점을 찍어본 애들이고
공부 자체에 희열을 느끼는 변태들의 집단이다.
평소 노력에 대해서의 자부심이 큰 편이지만 여기서는 내 노력이 학과 평균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이 글을 보는 의대지망생들에게 말한다.
의대 가지 마라 도대체 무슨 허상에 빠져서 의대를 가려고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너 멋있다 부럽다 이딴거 감상할 시간도 없고
쏟아지는 공부에 짓눌려 있다가 그 긴시간이 지나고 나면 너의 청춘은 휙 가고 없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시절을 자기 혼자만 누리지 못하면
그건 얼마나 억울하고 비통할 지 죽을때 엄청나게 후회할 것이다.
돈 잘번다? 그것도 일부 얘기지 어디서 인터넷에서 주워듣고 와서
개원하면 한달에 몇억을 쓸어담는다느니 그딴 개소리를 멍멍 하는데
길가다가 1분에 하나씩 나오는 병원들이 전부 그렇게 벌면 이 나라 자본은 다 의사가 가지고 있을 거다.
극소수가 자리 좋고 운 좋고 실력 좋고 입소문 잘나서 그렇게 버는 거다.
그리고 그렇게 번다 쳐도 그 사람이 젊은 시절을 남들처럼 즐기면서 보내지 못한 걸 생각하면 절대 부럽지 않다.
돈의 노예가 되지 마라. 돈은 걱정없이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지 그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
행복하려고 공부하고 돈 버는 것 아니었나?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적당히 공부하고 청춘 즐길 수 있는 선에서 돈을 어느정도 벌 수 있는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과를 가라.
의대 애들은 생각보다 이런 쪽으로는 머리 안돌아간다.
지금 청춘을 다 바쳐서 하고 있는 노력을 다른 데 쏟았으면 지금보다 여유롭게 공부해도 몇배는 더 잘나갈텐데
괴수들끼리 모여서 자기들끼리 피터지게 경쟁하니까
다른 분야 애들이 얼마나 쉽게 지위를 성취하는 지를 생각하지도 못한다.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나나 동기들이 7급 공무원을 지금 하는 것처럼 준비하면 합격 안정권까지 절대 9개월 안넘어간다.
가지 마라. 정말 가지 마. 왜 사서 고생하려고 해?
차라리 고생 좀 하려면 다른 분야 가서 의대생만큼 공부해 그럼 의사따위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성공할테니.
두서없이 투다다다닥 쓰긴 했는데 할말은 했다.
선택은 너님의 자유다.
그러나 난 말리고 싶다. 여긴 지옥이다.
근래에 자살하고 싶다는 말도 자주 못쓰고 있는데
사실 자살하고 싶다는 말하는 것부터가 시간이 남아서 투덜댈 여유가 있는 거 같다.
간다. 다시 그냥 쥐죽은듯이 찍찍대면서 공부해야지.
수갤에서 퍼왔어요.
저도 의대지망생인데 무섭네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오르비 클래스 0
심찬우햄 들으려는데 잇올에서 들어가려면 인터넷으로 오르비클래스 들어가지나요..?...
-
기출을 벅벅
-
폼 좆됐네 더 방치해야겠다
-
평가원 #~#
-
윤성훈 그만듣고싶은데..
-
맛있는 햄버거가 무한적으로 공급이되었으면 좋겠다
-
12시 땡 되자마자 접속하는 루틴 생겨서 12시 이전에 절대 잠을 안 잠......
-
새로운 환경은 너무 무서워
-
사탐 근황 4
모두 과탐 오세요
-
러셀 조교 0
다 어디감??? 왜 3월 됨과 동시에 다 사라짐? 잠깨워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애들 다 쳐자잖아
-
대인선 0
표지가 진짜 이쁨. 질감도 좋던데
-
자장가 2
내용 알고 들으니 슬퍼
-
으악 뜨거워
-
민철쌤 인스타 1
아 24 신비주의가 좋았는데… 지금 인스타 너무 팔취마려움
-
3월에 학교 안가서 감사합니다 맛있는 점심 저녁을 먹을수있어 감사합니다 따뜻한...
-
사문은 이미 함께 가기로 마음먹었고. 작수 백분위 80이면 지1 미련버리고 보내주는게 맞나.
-
나는 아침밥을 무조건 야무지게 먹어야하는 사람같음 10
국어시간에 밥안먹었다고 입 못닫고 멍하게 풀었던 게 아직도 생생함
-
정시내신반영 0
성대 사범대 제외하고 인문(경영 경제)쓰면 내신 9등급제랑 abc영향 없죠?
-
강사 문제집에도 사관은 들어있는데 경찰대는 없던데 경철대는 뭐가 다르길래 수능에 도움이 안될까요?
-
롤할까요 옵치할까요? 15
와다다
-
독서론부터 풀었는데 독서론 3번부터 막혔거든.. 머리가 아찔해졌음
-
제국주의식민과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식민과의 연대
-
우직하게 요령/편법 안쓰고 묵묵히 공부한 애들 특히 강의 평가질 + 머리쓰는 공부...
-
그냥 내가 어색해서..
-
저는 23수학 공통 체감난이도가 젤 낮았음 이유: 15번 22번을 감각적 직관으로 딸깍딸깍해서...
-
사문 한지 최저 0
최저 사문이나 한지로 맞출생각인데요 2학년 선택과목에서 물화생지 다해서 사탐...
-
25미적 솔직히 23 24 보다 많이 가벼운거같은데 막상 시험장에서 풀땐 그리 쉽다...
-
참 감사한것같다 진짜 … 과탐 선생님들은 돌아가면서 수특 풀이나 다른 문제집 자료...
-
옵치 하는중 5
내가 하는 유일한 컴게임...
-
1컷 92 가능?
-
동국대vs교원대 어디가 더 남? 그냥 딱 동국대 다녀요, 교원대 다녀요 했을때 드는...
-
학사 생활하는 사람들 있음??많은편임???
-
내일부터 갓생이다
-
운이 어떤 부분에 작용한다는 거지
-
6모 vs 10모
-
목적어가 있으면 뒤에있는 서술어는 무조건 동사라고 보면 될까요?
-
반수 수능땐 걍 졸릴정도로 안떨렷음
-
엄기은 이훈식 0
누가 더 ㄱㅊ을까여???
-
ㅇㄷ감?
-
정직하게 랩하는 그 맛이 있네
-
플래너 쓰면 6
봐주실분잇나욮ㅍ
-
군수학개론 (1) - feat. 누가 군수를 하면 좋은가? 1
안녕하세요! 여러분들께 군수와 관해 소개해드리고 싶어서 써봅니다. 저는 재수를...
-
재수vs반수 0
지금 건동홍 중 하나 걸고 재수하는중인데 서성한 이상이 목표면 재수가...
-
멘탈 차이?
-
일단 우리 학교 애들 공부 잘하는편인데 물론 평소보다 수능 잘본애들 있음(소수)...
-
2살까진 ㄱㅊ은듯
-
우울하다 5
올해도 그냥 이렇게.. 날리는구나
-
강점이 있는 나를 발견(240921, 241114 같은 느낌의) 근데 도형 개못해서 상쇄됨 에휴이
직접 쓴 줄 알고 숨안쉬면서 읽었는데 막줄에서 김이 확 빠짐
※훌리 아닙니다
저렇게 고생으로 하고 사회로 나오니 얼마나 보상받고 싶을까 ㅠ
http://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8270839
제목 보고 응? 이님 의대생이었나..?
읽어 내려가면서 숨이 막히기 시작
그리고 막줄에서 숨쉼
근데 글쓰신분이 의대생인건 맞아요.
그나저나 제 닉네임을 기억해주시다니..♥
★
결론 : ㅈㄴ힘들지만 전문고소득의사를 위해 다시 공부한다 고로 의대는 답이다.
전문고소득의사를 위해가 아니라 저렇게 치여가면서 이미해놓은게 아까워서라도 계속 이길을갈듯 ㅋㅋ
저흰 본1부터 블럭제하는데 선배들이 본1만 진짜힘들지 본2부턴 좀 익숙해져서 할만하다고 그러더라고요
이 글보면서 욕할게 아니고 의대는 돈벌려고 오는게 아니고 이 끔찍한 생활을 견디고도 공부하고 싶은 애들만 오라는게 글의 요지인듯 뭐 이런 의대생들의 고민상담이 갤러리나 지식인에 종종 글이 올라오긴 하더라구요 그만큼 힘들다는거겠죠
막줄.
다른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뭘 해야 의사만큼 떵떵거리는지 좀 대안 제시나 하고 말하자 제발.
7급?? 7급에서 5급과 비슷한 호봉 되기까지 20년도 더 걸린다.
5급 하라고? 고시가 무슨 홍어 ㅈ으로 보이냐?
공대 가서 변리사? ㅋㅋㅋㅋ 변리사가 매스컴에는 수입 1,2위 뜨니까 뭐 있어보이지??
불확실성만큼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도 없다. 그리고 모든 의대생이 글쓴이처럼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사는 건 아니라는 것도 좀 알아두자.
저는 의대 보내준다고 해도 적응 못할거 같아요
블록강의때가 가장 끔찍하죠. 그래도 임상 배우는만큼 의대온 기분은 나죠. 그리고 8시부터 10시면 하위권이겠네요. 최소 12시까진 해야 본2죠.
한마디 더하면 의학은 이해후에 암기해야 오래가고 암기하기 쉽죠
저친구는 심장 신장은 어찌 공부했길래 닥암기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