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비누 [368055] · MS 2011 · 쪽지

2011-02-12 22:24:32
조회수 1,543

많은분들이 이번 입시에 좌절하신거 같아서 주제 넘지만 한번 말씀드려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826674

고등학교 3학년까지 혹은 N수까지 수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노력하며
목표를 향해 달려 오셨을거라 믿습니다.(게시판이 게시판인 만큼...)
게시판 눈팅을 조금 해보니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네요.
비록 저는 재수를 하는 입장이고 여러분에 비해 성적이나 실력 혹은
정신력과 사고력까지 많이 부족할 수 있지만 말씀 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빌 게이츠가 한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인생이란 원래 공평하지 못하다.
그런 현실에 대하여 불평할 생각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빌 게이츠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여정이 바로 보상이다"


수시를 통해 정시보다 조금 쉽게 대학을 들어간 학생들이 있고(그런데 그게 과연 쉽다고 할 수 있는 건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정말 피터지게 노력해서 정시에서 어마어마한 점수를 받고도 결국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신 분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그 결과를 내기까지 달려간 여정들을 한번 돌아보세요.
자신에 인생에 있어서 그만큼의 노력을 쏟아붓고 열정을 불태웠던 적이 더 있나요?
아마 없을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원했던 대학과 과를 들어가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분명 자신보다 노력하지 않고도 그 목표를 이룬 사람이 있을수도 있구요.
하지만 원래 인생이란 공평하지 못한 것이라는데 어쩌겠습니까.
(심지어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중 한명도 느끼는데!)
그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에서 얻은 대가로 만족하고
다음 단계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학을 못간다고해서 여러분의 인생이 끝나는건 아닙니다.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십대와 이십대는 어땠을까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십대땐 정신병원을 들락거리고 이십대때는 락밴드를 했으며
삼십대때는 음반회사에 취직해 중역의 자리까지 올랐다가
사십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소년시절 꿈인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우리의 관점에서 실패한 십대, 이십대를 산 파울로코엘료는
결국 실패하였나요?
그의 소설 연금술사는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팔렸을까요? 또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고 있을까요?
과연 그가 십대, 이십대때 공부에만 열중하며 수많은 쓰라린 경험을 하지 못했더라면
혹은 자기의 십대 이십대를 후회하며 그 삶을 고치기 위해서만 살았더라면
그의 저서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같은 베스트셀러들이 쓰여질 수 있었을까요?


요세 가장 잘나간다는(?) CEO 스티브 잡스 역시 파울로 코엘료와 비슷한 성공의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그는 대학시절 자신이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여러 강의를 청강합니다. 대부분이 그가 큰 성공을 거둔
IT계열이 아닌 인문학 계열의 수업이었고 그중에선 서예수업도 있었습니다.
당시 그의 삶에서 그 것은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였습니다.
서예수업을 들어서 돈을 벌수가 있겠습니까 여자를 꼬실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10년 후 그가 맥킨토시 컴퓨터를 디자인하게 되었을때 서체 수업을 받았던 경험은
맥킨토시 컴퓨터의 서체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쳤고
그 덕에 맥킨토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첫번째 컴퓨터가 되었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하고자 하는 얘기를 마무리 짓자면
지금 당장 여러분이 원하는 과와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했다고해서
실망하고, 실패했다고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패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것이 아니라 과정이 올바르지 못한 것 입니다.
그 과정이 올바르다면 이미 그 과정만으로 큰 결과를 얻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88만원세대의 저자 우석훈씨는 스펙쌓기가 아닌 경험쌓기를 여러 글들을 통해 강조했습니다.
이미 고학력에 토익 토플 만점찍고 각종 자격증 가지고 있는 고스펙들은 쌓이고 쌓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결과에 치우쳐서 과정을 반복하시려하지 마시고,
그 열심히 쌓아왔던 과정을 다시한번 타산지석삼아 더 많은 경험을 하셔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어떤 경험을 하든 그것이 그릇된 것만 아니라면
그 모든 일은 여러분의 꿈을 이루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좌절하지도 마시고 슬퍼하지도 마십시오.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이 세상을 바꿀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파이팅!


 


 



저는 그 과정이 잘못되었기에 23살이란 나이에 다시한번 수능에 도전하려 하고 있습니다.
군대를 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고등학교때 저는 정말 말도 안될정도로 놀지도 않고 공부도 안했더라구요.
물론 2011학년도 수능을 자체적으로 쳐본결과 평균 6등급이었지만(...)
목표만은 연대 경영으로 잡았습니다! 많은 응원부탁드려요.
(글은 언어영역 공부한다 생각하고 쓴거니 애교로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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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야나다 · 324063 · 11/02/12 22:30 · MS 2009

    감사합니다,,

  • 합격희망 · 352773 · 11/02/12 22:33 · MS 2010

    님도 파이팅이여요 ㅎㅎ
    그런데 댓가->대가아닌가요(?).. 그냥 확 보여서요 ㄷㄷ;;

  • 곽비누 · 368055 · 11/02/12 22:48 · MS 2011

    고쳤어요~ ㅋㅋ 감사합니다

  • HIGH HIGH · 352211 · 11/02/12 22:49

    문장력이 좋으신데요...
    어린 제가 님을 이렇다저렇다 평가하기는 좀 그렇지만..
    문과는 소위 글빨로 먹고살아가는데..
    조금만 노력하시면 수능도 잘 치실것같은 문장력이신데요..
    꼭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 합격하시기를요... 화이팅

  • 곽비누 · 368055 · 11/02/12 22:58 · MS 2011

    어이쿠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

  • 위트러버 · 298705 · 11/02/12 22:57 · MS 2009

    고맙습니다
    이말밖엔...

  • `대장금` · 354501 · 11/02/12 23:05 · MS 2010

    대학이라는게 인재양성만이 목적은 아니지요

    연구를통한 지적문화의 창조와 발전도, 지도자양성 못지않는 존재이유랍니다!

    상경계폭발은 초유감이지만.....

    진정으로 `우수한학생`이 언수외 3개이내 틀린 학생인지?

    아니면 1등급언저리 학생중 integration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우수한것인지?

    입시개념의 패러다임도 조금씩 변해가는느낌이 듭니다

  • 곽비누 · 368055 · 11/02/12 23:16 · MS 2011

    오히려 80년대 대학을 다니시지 않으셨던 분들이 요세의 대학생보다 의식도 높고
    속칭 깨어있는 분들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차이때문이 아니라 의식의 차이때문에 일명 선동열학점이셨던 분들도
    쉽게 취직하고 그랬던게 아닌가 싶구요.
    이런 의식을 깨워주고 교육해야하는게 대학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근래 청춘문화의 중심이 대학문화위주에서 10대위주로 넘어가고 있는건
    대학들이 대학생을 대학생답지 못하게 양성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superiority · 294471 · 11/02/12 23:22 · MS 2009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도는군요..

  • Acehigh · 308099 · 11/02/12 23:59 · MS 2016

    필력이 정말 좋으시네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님도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 스카이가잣 · 284533 · 11/02/13 01:05 · MS 2009

    좋은글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