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유 [642092] · MS 2016 · 쪽지

2016-03-27 12:46:40
조회수 7,092

대학생이 되어서 느끼는 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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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2016학년도 수능을 치룬 학생입니다.


저는 운 좋게 다행히 한 번만에 대학을 붙었고
한창 바쁘게 대학생활 중입니다.

오르비는 한 달정도 안 들어 오다가
이번주에 오랜만에 들어왔네요.
3월의 오르비는 2월의 오르비와 정말 분위기가 다르네요.

이제 거의 공부나 인강 글이 대부분이 것을 보니 확실히 공부 열심히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항상 아프지 마시고 열심히 처음 마음 그대로 쭉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뭐라고 이런 글을 쓰고 있냐 하신 분들은
그냥 뒤로 가기 하셔도 좋습니다
그냥 머리 식힐 겸 쓰는 글이라.. 크게 중요한 내용은 아닙니다.
인생에 도움되는 내용이 아닐 수도 있어요.



저는 3년동안 정말 노력했고
(그렇다고 원하는 대학 붙은 건 아니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제가 처음에 제가 원하는 대학에 떨어졌을 때,
재수해야하나라는 사실을 잠깐 했었어요.

그리고 여행도 다니면서 천천히 생각해봤는데
결국에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그 이유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어서예요.
왜냐면 자신이 없었거든요.

매일 같이 새벽에 3시에 잠들고, 아침에 6시 반이면 기상..
(이 생활을 거의 4월부터 9월까지 내내 했어요.)
밥먹을 때도 계산 능력 향상을 위해 아무 말도 안하고 혼자서 
1부터 30까지 더하는 연습 하고, 수학 미분 4점짜리 문제 고민하고...
인강을 꼬박 듣고 매일 같이 실전 연습, 어떻게 하면 00분안에 00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돌파하나 그 생각만 하루종일 하고 있던 저에게, 제 자신에게,

더 이상 이렇게 힘든 일을 한 번 더 시키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진짜 더는 열심히 할 자신이 없는거예요.

그래서 안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나름 즐겁게 대학생활 하고 있는 중입니다.

대학에 오면 사실 조금은 편해질 줄 알았는데
역시나 항상 어딜 가든 준비 되어있는 사람이 되어야하는 건 똑같더라고요..
공부 뿐만아니라 인간관계 면에서도 그래요.

항상 사람을 대할 때도 내가 먼저 갖춘 사람이 되어야 제대로 된 만남을 가질 수 있지
손해봤네 어쩌네 했다간 정말 밑도 끝도 없더라고요... 
실제로 그걸 고등학생 때 느껴서
이번 대학생활때는 그러한 생각을 줄이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리고 공부도 마찬가지로 정말 관심을 갖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정말 남들 따라가기도 쉽지가 않아요... 사실 모든 일이 그렇죠
솔직히 원하는 대학 떨어진 제가 이런 말 하니까 우습지만
결국 고딩 때만큼 한 번더 내가 원하는 분야에 대해서 도전해 본다면
그거만큼 값진 결과를 낼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등학교 생활은 고통만 있는 게 아니고요
앞으로 내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거기에 대한

나의 인생의 태도를 갖추는 중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물론 인생을 결정한다는 뜻이 아니고요

앞으로 내가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나
내가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내가 앞으로의 역경을 얼마나 자신있게 헤쳐나갈 수 있는가를

한 번 실험해보는 시간이 아닌가 싶어요

일단 열심히 해보면 자신감이 생긴다는 말에 대해서 너무나 공감했어요
수능 끝나고 나니까 더 현실적으로 와닿더라고요
물론 만족스런 결과는 없더라도 성적만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알수 없는 그런 관성(?)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공부 할 때의 습관 같은 거 있잖아요... 그걸 어떻게 점수로 따지겠습니까!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데...!

어쨌든 여러분들 열심히 하고 계시다면 꼭 점수가 아니더라도
정말 뿌듯하실겁니다 
그러니 한 번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직접적으로 하시진 못하더라도
한 번 자신을 시험해 보세요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할 수 있는 인간인가.
그거 하나 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의미있는 수험생활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수능 시험보는 일이 얼마나 대단하고 힘든 일인지 저는 알아요
왜냐면 저도 겪었잖아요...?
그러니 너무 모의고사 가지고 일희일비 하지마시고 꾸준히 하시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쓸 데 없이 너무 길게 썼는데요
우리 고3 분들 그리고 N수생 여러분 힘내시고요
열심히 해줘서 고맙습니다 다 같이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3월 모의고사가 수능 성적이라는 거 레알 이상한 말입니다
(출처가 궁금하네요 그 사람은 진짜 열심히 해놓고 그런 말 하는건지..?)
실제로 저는 3월보다 수능이 훨씬 잘나왔어요 3월 모의고사 돌이켜 보니 지금도 우울하지만..

어쨌든 절대 믿지 말아야할 게 바로 이거고요


절대 믿어야 할 것은 수능 미만 잡이라는 이 문장 하나입니다. 이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인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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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계를 뛰어넘는 수능 · 649359 · 16/03/27 12:53 · MS 2016

    저 정도면 진짜 치열하게 사셨네요. 재수 안하실 만합니다. 저는 3년 내내 놀았던 지라.. ㅠ

  • 아기유 · 642092 · 16/03/27 13:10 · MS 2016

    아니요 지금도 늦지않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항상 지금이 중요하죠 파이팅입니다

  • 한계를 뛰어넘는 수능 · 649359 · 16/03/27 14:10 · MS 2016

    예 설사회-고대행정!

  • 수르비ㄴ · 616773 · 16/03/27 13:00 · MS 2015

    결국 중요한건 주어진시간에 최선을 다했냐는 거겠죠 저는 현역 시절의 아쉬움때문에 재수하고있지만
    같이 망한 제친구는 이것보다 더 할 자신이 없다며 대학 진학하더라고요 사실 그게 제일 부러웠어요 결과는 이렇지만 자신의 과거는 부끄럽지 않다는 그 마음말이에요 이번엔 꼭 그 느낌 느껴보고 대학가고싶네요ㅋㅋㅋ 우리서로 화이팅! 

  • 아기유 · 642092 · 16/03/27 13:10 · MS 2016

    ㅎㅎ 파이팅하세요!! 꼭 그 기분을 느끼시길..!!

  • 졸호이 · 536975 · 16/03/27 13:28 · MS 2017

    저보다 어리신거 같은데 훨씬 어른스러우시네요ㅠㅠ 멘탈이 진짜 멋집니다!

  • 아기유 · 642092 · 16/03/27 15:02 · MS 2016

    감사합니다 ㅠㅠㅠ이제 뭐든 열심히해보려고요!

  • 궁예 · 553745 · 16/03/27 20:35 · MS 2015

    하루 세시간 반을 자는걸 5달동안 했다구요!???

  • 아기유 · 642092 · 16/03/27 20:37 · MS 2016

    네 근데 주말 하루 제외입니다

  • 궁예 · 553745 · 16/03/28 10:50 · MS 2015

    그렇다고 해도 그게 가능하나요?
    중간에 낮잠은 안주무시괴?

  • 기능재부 · 487441 · 16/03/27 20:56 · MS 2014

    저도 재수하면서 후회없이 해보고싶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대학생활 잘하실거에요~

  • 아기유 · 642092 · 16/03/27 21:09 · MS 2016

    감사합니다~ 후회없기를!

  • c1KUrDJCvmLPEa · 640027 · 16/03/27 21:01 · MS 2015

    대단하세요 혹시 내신아예버리고 수능만 준비하셨나요? 그리고 9월달이후부터는 잠 더많이 자셨나요??

  • 아기유 · 642092 · 16/03/27 21:09 · MS 2016

    아니요 저는 특목고였고요 솔직히 내신파는 아니긴했지만 아예 버리진 않았어요
    그리고 9월이후로는 잠을 조금씩 늘렸고 수능 일주일전부터는 10시에 자는 습관들였습니다

  • c1KUrDJCvmLPEa · 640027 · 16/03/27 21:44 · MS 2015

    그렇군요 그럼 내신준비는 어떻게하셨나요? 평소에끝내놓고 시험몇주전에 어떻게한다던지..??

  • 아기유 · 642092 · 16/03/27 22:22 · MS 2016

    음 한 2주전부터 엄청 빡세게 여러번 돌렸던 걸로 기억해요 어차피 반복하면 어떻게든 기억나고 응용이 되기 때문에...특히 내신 수학같은 경우는 수특만 한 대여섯번 돌렸을겁니다... 거기다 + 기출 5개년 풀이 하니까 전혀 걱정이 없더군요... 하지만 나머지 과목은 안타깝게도.. 고정층이 있는 한 커버가 불가능한 부분이 많았어요 내신은.. ㅜ_ㅠ
    그리고 내신은 진짜 공부하면서 내가 이런 것 까지 기억해야해?!! 하면서 분노하며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진짜 내신이랑 수능공부랑 논술 병행하는 게 제일 고통이었습니다...

    글고 수업은 다 들었어요 아무리 재미없게 가르치셔도 이미 아는 내용이어도 다 들었습니다.. 내가 제대로 알고있나 점검도 할겸 ㅎ

  • c1KUrDJCvmLPEa · 640027 · 16/03/28 01:30 · MS 2015

    와... 세개다병행이라니 혹시 논술은 어떻게준비하셨는지 알려주실수있마요? 넘많이물어보나..ㅎㅎㅎ

  • 아기유 · 642092 · 16/03/28 14:30 · MS 2016

    논술은 그냥 일주일에 세시간만 투자하겠단 생각으로 주말에 몰아 풀었습니당 그 이외에 한건 없어요

  • c1KUrDJCvmLPEa · 640027 · 16/03/28 16:48 · MS 2015

    답변감사합니다 ㅎㅎ

  • 가자 대학 · 527797 · 16/03/27 22:37 · MS 2014

    와 어떻게 저렇게 안주무시지ㅠㅠㅠㅠ 잠올때 어떤공부하셨어요??

  • 가자 대학 · 527797 · 16/03/27 22:37 · MS 2014

    아 그리고 수학영어 시험치기 전 쉬는시간에 어떤 공부하셨어요??

  • 아기유 · 642092 · 16/03/27 22:40 · MS 2016

    저는 잠올 때는 뒤에 나가서 서서 공부했고 청소시간에도 잠깰겸 한문제씩 수학 문제 하나씩 쉬운 거 풀어줬고 (청소 다하고...) 커피를 많이 마셨었네요ㅜㅠ 안좋은 방법이지만...흑

    수학 영어 모의고사 시험치기 전엔 내가 몰랐던 개념이랑 빠르게 푸는 방법 스킬을 따로 정리해준 노트 그거 봤어요 글고 영어 때는 커피 한 잔 마시고 신택스 구문 책 펴고 어려웠던 문장 한 두개 해석해보고... 그정도?

    그 노트 정리하는 게 도움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매 모의고사 끝날때마다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기록해두는 습관을 가졌었거든요~
    그리고 모르는 개념 적어놓고요~ 그렇게 차츰 단점 극복이 가능했던 것같네요
    특히 수학 도움 많이 받았어요!

  • DDDiamond · 573880 · 16/03/27 22:58 · MS 2015

    많이 정말 많이 공감합니다

  • 아기유 · 642092 · 16/03/28 01:02 · MS 2016

    ㅜㅠㅠㅠㅠ 좋아요~~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 445606 · 16/03/28 08:50 · MS 2013

    진짜 열심히 한 사람은 떠날 줄도 알아요

  • 아기유 · 642092 · 16/03/28 14:30 · MS 2016

    고마워요 평가원님~~ ㅎㅎ

  • 이터널선샤인♥ · 629306 · 16/03/28 11:57 · MS 2015

    저도 글쓰신 분과 같이
    현역으로 입학한 16학번인데
    글쓰신 분 너무 멋있네요ㅠㅜ

    나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

  • 아기유 · 642092 · 16/03/28 14:30 · MS 2016

    이터널 선샤인님도 진짜 파이팅하세요~~ 읽어주시고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마크튭 · 516120 · 16/03/28 12:02 · MS 2014

    와 정말 수고많으셨어요 ! 좋은일만생기세요

  • 아기유 · 642092 · 16/03/28 14:30 · MS 2016

    ㅎㅎ감사합니다 좋은일만 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