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트레이너조통만 [611135] · MS 2015 · 쪽지

2016-03-22 16: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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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재수에 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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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학재수를 했고 이 글을 본 사람들이 되도록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손가락을 놀려본다.

일단 내 이야기를 하자면
먼저, 작년 2월 15일에 졸업식을 하고 인강 프패를 구매했다.
15수능이 끝나고 샤프 한 번 잡아보지 않다가 공부를 하려니 어색했고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날 재종에 보내려 했다.
대부분 독재를 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말릴것이다.
'고딩 때 학원 다녔는데도 점수 안나왔는데 혼자해서 될리가 있겠어? 재종 가!!'
'누구누구는 OO재종반 간대 너도 한번 가봐'
'지금은 니가 이렇게 말하지 6월전에 나태해지고 열심히 안할것이 뻔해'

실제로 내가 들은 말들이고 주위 친구들의 반응도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전과목 점수를 2등급 이상씩 올려야했고 그러기에는 재종이나 기숙(기숙 한달 학원비가 260만원이 넘는다는 말을 듣고 일찌감치 포기했다)의 커리큘럼을 소화하며 개인 공부시간을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집이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아서 사실 재수비용을 최소한으로 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까짓거 공부는 혼자 스스로 한다는것을 증명해보이고 싶다는 패기 반 객기 반으로 독학재수를 시작했다

일단 독학재수의 필수품 중 하나는 스탑워치이다.
자신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기에 가장 좋은것은 오늘 하루 얼마나 공부했냐를 보여주는 스팁워치인데 초반에 공부시작하고 스탑워치에 찍힌 공부시간을 오르비 스공팀에 보내며 지냈다. 보잘것 없지만 큰 도움이 되니 참고하는게 좋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플래너!이다.
재종처럼 누군가 시간표를 짜주는게 아니라 스스로 관리해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플래너가 있어야 짜임새있게 공부할 수 있다.
(사실 플래너 쓰고 잘 안지키게 된다 하지만 아예 안쓰는것보다는 좋으니까 일단 써라)

세번째로는 방석이다.
아무래도 오래 앉아있다보니 엉덩이가 고통받는다. 남녀 불문하고 방석있으면 푹신푹신해서 기분도 좋아지니 공부도 더 잘된다 이왕 공부하는거 최대한 편하게 공부하는게 좋지않은가!

네번째로는 물병(텀블러)이다.
물을 자주 마시면 화장실 자주 가게되고 그럼 공부시간 뺏기지 않나요? 할 수 있는데 물 자주 마시는게 이득이다. 일단 수분이 충분해야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컨디션관리도 도움이 된다. 나는 발포비타민을 넣어서 마셨는데 이게 나름 공부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메가스터디 독한 모드이다
친구들과 연락을 끊으면 진짜 고독감에 정신병올거 같아서 핸드폰을 차마 못 없앴다 그래서 수시로 핸드폰을 만질까봐 독한 모드를 이용했다. 웹툰은 집에가서 잠들기전에 정주행하고 잠들었다. 공부할때는 공부만 놀땐 놀기만 하는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시작한 도서관에서의 독학재수는 4월 중순이 되자 무너졌다.
왜냐면 그때가 중고대딩들 시험기간이기 때문이다.
중1짜리가 열람실에서 한끝사회 펴놓고 축구영상 이어폰 빼고 보던 그날의 분노를 아직도 잊을수 없다(분위기 좋은 도서관은 통제하지만 내가 간 곳은 아니었음)
그리고 평소보다 사람이 많아져서 전반적으로 산만해지는데 이러면서 공부도 안된다.
독서실을 개인적으로 안맞아서 꾸역꾸역 다니다가 5월초에 독학재수학원에 들어갔다.

이것이 신의 한 수 였다.
아침 등원시간과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일주일 한 번 상담 관리와
점심 저녁 도시락 제공
국영수 질문방 까지 있는 학원이었는데
인강용 아이패드와 PC제공도 해줘서
탄력적,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가장 열심히 했던것 같다.

그리고 6평을 치고 분석...(신청은 학교에서 해서 학교에 가서 봤다 오랜만에 선생님 얼굴 봐서 좋기도 하면서 왜 내가 올해도 학교에 와야 하는가 침울해지기도 한다)

고3이 아니라면 당연히 수미잡을 외치며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그렇다고 아예 무시하면 안됨) 냉철히 분석을 하자
왜냐면 6평을 보고 눈깜짝 하면 여름방학시즌인데 이 전까지 자신의 약점분석을 최대한 해놔야한다.

독재학원에서 대성사설모의를 자주 실시해서 실전력 유지에도 도움이 되었다.

여름방학 전까지 반드시 약점 분석을 하도록 하자 그리고 물,화,생 에서 지학으로 많이들 몰려온다. 이때가 마지막 기회니 빠른 결정을 하기 바란다.


7월이 되고 슬슬 여름방학특강 같은 강좌가 올라온다. 난 이때부터 실전모의를 문제집 겸 실전력 배양용으로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슬슬 애들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친목의 정점을 찍는다.


사실 친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많은데 나는 친목을 했다.
물론 개인적으로 만나서 놀기보다 그냥 밥먹고 20분정도 이야기 하거나 서로서로 정보공유식으로 최대한 공부에 방해 안되는 식으로 했고 나름 도움이 되었다.
여자들 같은 경우엔 끼리끼리 몰려다니면서 수다를 떨고 시간낭비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자
아예 철벽은 치지말되 너무 친해지지도 말자는 것이다. 어차피 수능보고 대부분 안 볼 사람들이다.

그리고 8월 2일쯤에 사관학교 시험은 꼭 응시하는게 좋다
국어,수학 불수능 대비 및 수능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유용하다
그리고 16년도 사관학교 시험문제 중 똑같은 느낌으로 수능에도 나와서 직접적인 도움이 된 기억이 있다. 손해볼 것은 아니니 꼭 보도록 하자(하지만 어딘가에는 간절하게 사관생도가 되기를 바라는 누군가가 있다. 국어-수학-영어 순으로 시험을 보니까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영어때 마킹을 기둥을 세워서 발판을 만들어주자 어차피 사관학교 영어는 듣기도 없고 전부 독해문제인데 시간은 후달리기 때문에 그냥 그 시간에 잠자는게 훨씬 낫다 물론 사관학교에 갈 생각에 없다면 말이다! 실제로 내 친구중에 한명은 정시 가나다군 광탈하고 삼수준비하려다가 사관학교 대기번호 45번었는데 추합으로 붙어서 지금 잘 다니고 있다 이 친구는 사관학교 아니었으면 ㄹㅇ 삼수각이었다 부디 관용을 베풀기 바란다)

여름방학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9평이다
사실상 실력상승은 9평 전까지고 9평이후는 실력유지 및 컨디션 관리,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
왜 9평부터 수능까지 약 60일 정도 시간이 남아있는데 실력이 안오를까 대해서 고민해 본적있는데
사실 이렇다
전국의 고3학생들이 9평을 보고나면 너도나도 수능을 실감하며 공부를 한다
고등학교때 오토바이 타고 다니던 양아치들도 분위기에 휩쓸려 수능완성을 끄적거린다
자신도 분명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죽기살기로 공부하지만 남들도 그러기 때문에 전국적인 나의 실력은 미미하게 올라간다.
그리고 멘탈이 깨져서 공부가 안되가지고 성적이 안오르거나 떨어질 수도 있다
수능은 사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멘탈관리가 정말 중요한 시험이다.
독학재수를 하며 가장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멘탈관리인데, 너무 자만하지도 말고 너무 위축되어서도 안된다
9평 이후에는 오직 수능날 국영수탐 시험 끝날때까지 그 때만을 생각하며 멘탈을 딴딴히 하도록 하자

여기서 말한 멘탈관리가 뭐냐면
9평을 보고나면 이제 실모를 풀 타이밍인데 분명 실모를 봐서 틀린 문제가 있을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실모를 풀었다
'와 이거 수능에 나왔었으면 멘탈 깨지고 무조건 틀렸겠네 지금 틀려서 정말 다행이다 수능에 나오면 이제 맞힐수 있겠지!!'
실모에서 틀리는 문제는 정말 소중한 문제들이다(맞은 문제도 복습/정리 한번은 해주자)
틀려도 겁내지 말고 오직 수능날 맞히는 것만 생각하며 오답 정리를 하자
그리고 실수를(특히 수학계산실수)자주 한다면 실모를 풀며 실수 줄이는 연습을 해야한다
'아! 아는건데 잘못봐서 틀렸어!!'
'실수로 2를 안곱해서 틀렸어!!'
이런 것들은 수능 보기전 까지는 상관없지만
수능볼때 실수 안한다는 보장이 없다
평소에 실수를 안하도록 훈련을 하자


이제 수능 한달전에 10월 교육청 평가를 보고나면 정말 시간이 없다
아직 할 건 많은데.. 하면서 속은 타들어가고 분명 어제까지 30일 이었는데 금방 20일 10일 되고 카운트다운 들어간다.
당황하지말고 컨디션/멘탈 관리를 잘 하면서 정리위주와 실전위주 연습을 해야한다

만약 수능 한달 남기고 개념에 빵꾸가 뻥뻥 뚫려있다면 그 개념의 문제가 수능에 안나온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개념이 안되어 있다는 불안감에 멘탈 6.02×100000000000000000000000개로 쪼개지면서 가루가 되니 반드시 10월이되기전에 개념은 끝내놔야 한다
나는 하루에 열번도 넘게
'나는 해낼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등 자기최면식으로 스스로에게 외쳤다
수능은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당일날 멘탈 깨지면 실력발휘 제대로 못하고 망한다


그리고 10일이 깨지고 한자리수가 되면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같다
마치 죽을날이 얼마 안남은 사형수처럼 밥을먹어도 맛이없고 공부를 해도 자신감이 없다
9,8,7. . . . 줄어들때마다 산산조각 난 멘탈을 주워남아 수능날을 생각하며 칼을 갈자

나는 오히려 내가 이 고독한 수험생활을 끝낼 날이 얼마 안남아서 기뻤다가 다음주정도면 수능이네 ㅈ살각! 으로 바뀌었다를 수십번을 했다.
그러고 3,2 ... 수능 전날이다

수능 전날에 수험표를 받고 고사장에 한 번 간 뒤에 학원에 가서 정말 마지막 실모를 풀었다
이때 봤던 실모에서도 당연히 틀린 문제가 있었지만 나는 여의치 않았다
어차피 이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나온다면 맞힐것이다!(실제로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밤 9시30분에 누웠지만 잠이 진짜 쉽게 오지 않는다 그래서 11시 30분 쯤에 잠들었다



눈떠보니 수능 ㅅㅂ









.......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독학재수생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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