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무서워요 [575318] · 쪽지

2016-03-06 22:35:36
조회수 25,914

고3연애에 대한 고찰(현역들에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8106153

작년 1년동안 연애를 했던 현 재수생의 개인적인 고찰입니다.



저는 뭔가 딜레마같지만 꼭 겨울에 외로움을 많이 탔는데, 마침 그때 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생이라면 학창시절의 연애에 대한 막연한 로망같은거 있지 않나요?

저 또한 그런 것이 (매우!) 많았고, 우리 서로 공부도 열심히하고 관계도 돈독히 지켜나가는

그런 예쁜 커플이 되자!! 하면서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의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수험생분들은 어느어느 시기에 많이 풀리고, 힘들어지는지 감이 오실거에요.

저는 6월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떨어졌음에도 여름방학때부터 본격적으로 풀어지기 시작했고,

그 친구와는 정말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항상 연락을 주고받으며 그렇게 기본 1시가 지나서야

잠에 들고, 그런 나날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디데이 100일, 50일 깎이다 문득 보니 수능.


당연해 보이지만 수능은 망했고, 그 친구와는 1년간의 인연을 끝맺고,

저는 다시 미래만을 바라보며 현재를 일궈나가야 하는 수험생이 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담이지만, 제가 하고싶은 얘기는 연애하면 무조건 망한다!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제 주변에는 고2때부터 사귀기 시작해서 둘 다 수능 잘 보고 입시 대성공한 커플도 있고,

작년 내내 짝사랑하다가 수능 끝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친구도 있고, 정말 다양해요.




혹시라도 연애감정이 생겼거나 연애를 시작한 현역이 있다면 정말 이것들만은 새겨주세요.



수험생활을 하다가 머릿속에 아 뭔가 방해되는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단 한번이라도,

순간적으로라도 든다면 상대방에게 관계의 중지를 강력하게 요청하세요.

정말로 인연이면 수능이 끝나든 세상이 끝나든 이어지니까 그런 쓸데없는 걱정은 말고..

서로 배려하지 않는 수험연애라면 방해라는 단어가 한 번쯤은 생각이 안 날 수가 없어요.

그걸 무시하고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되지!ㅎㅎ' 하는 순간 폭탄을 안고 가게 되는 거에요.



연애라는 게 공부와 상관없이 상대방에게 내 감정, 내 에너지를 쏟는 것이기 때문에

수험생활에서는 큰 패널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공부를 하면서 이 패널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 철저하게, 빈틈없이 공부하고 서로

칼같이 정해진 약속을 지키고 절대 시간과 에너지를 뺏지 않는 연애를 할 수 있다. 면 연애하세요.



그렇진 않은데 난 걔를 너무 좋아해요! 한다면 위에 말했던 것처럼 관계 중단하고

수능전까지 공부하세요. 그렇지 않은 연애는 수능을 잘보지 않는 이상 수능끝나면 굿바이입니다.




제 경험담을 보고 저렇게 지냈으니 수능을 말아먹을수밖에 없지 ㅉㅉ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전 수험생활하면서 토요일마다 매번 학교에 가서 자습했고, 일요일엔 항상 도서관을 갔습니다.

단점을 채우기 위해서 부던히 노력했고, 수험생에게 당연한 공부에 대한 많은 고민과 노력을

겪으며 1년을 보냈습니다. 실제로 성적이 (잠깐)올랐기도 했고요. 하지만 실력이 채워지지 않은

사람에게 연애는 큰 사치이자 맹독이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그게 문제였죠.




제 개인적인 견해이니 너무 혼내지는 말아주세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