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에서의 피해자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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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어정의가 편리해서 필요할 때마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너무나도 짜증난다. 그런데다 이런 것들이 현실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늘 걸림돌이 되고있다(논리와 대중의 인식 사이의 부조화 때문에 늘 뭔가가 꼬이게된다).
이런 예시를 평소에 몇가지 생각해두고 다니는데 그 중 하나가 원인-잘못 이다. 원인의 정의가 무엇인지는 너무나도 간단하고 더없이 명쾌하다...
뭔가를 해서 그렇게 될 확률이 늘어나면 그걸 원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제대로 꾸민 여자보다 수수하고 만만해보이게 하고 다니는 여자가 더 성범죄에 노출되기 쉽다고 한다. 그럼 그게 원인 중 하나다. 또 밤거리 골목을 다니는 것도 성범죄의 원인이다.
비슷한 예로 말더듬고 어수룩함 것은 왕따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문제는 언제나 과도한 의미부여다. 원인을 단지 원인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걸 잘못이랑 혼동하는 것이다. 그 단어 혼동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런 글을 쓰면 또 달릴 리플들은 뻔하다. 그 뻔함이 나를 더욱 더 짜증나게 하는 것이다.
'그럼 내가 이 글 보고 니 대가리 망치로 깨부수면 니가 원인이겠네?'
-> 이 글을 쓰지않았으면 그런 일이 안생겼을테니 물론 내가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어쩌라고' 밖에 안된다. 내 머리를 깬 사람이 개새끼에 당연히 도덕적으로 쓰레기이기때문이다. 왜? 내가 잘못한거 아니니까.
'그럼 넌 니 딸이 ~~~당하고 오면 ~~~하니까 그렇게 그~~ 뭐라고 할래?'
->그야 당연히 딸의 행동이 원인 중 하나였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질문 역시 '어쩌라고'다. 왜? 딸이 잘못한거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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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이것은 제가 문과적인 것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단어의 정의 하나 때문에 전혀 의미없는 논쟁이 발생하죠... 아마 제가 방금 글을 오르비에 쓴 것도 어쩌면 저의 생각에 반하는 행동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런 반응이 올 줄은 정말로 몰랐습니다. 나름 공감을 많이 받을 줄 알고 쓴 건데 아무래도 뭔가를 잊고 있었던 듯 하네요.
추가하자면 저 문제가 왜 현실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림돌이 되는지도 쓸 수 있다.
1) 왕따 피해자의 자기주장을 못한다든가 그런 문제를 원인으로 규정하고 고친다고 하면 사람들이 반발할 것이다
그걸 잘못과 혼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은 쓰레기이기때문에, 가해자들을 고치려는 방법으로는 인류가 무언가를 초월하게되기전까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혼동을 하지않는다면, 왕따 피해자가 더이상 그런일을 겪지않게 원인을 없애주면서도 잘못과 연관짓지않고 중립적으로 대할 수 있다.
위는 구체적인 예시고, 한마디로 '원인' 에 해당하는 부분을 고치기 힘들게 만들어 오히려 피해를 더욱더 늘리게 만들게된다는 것이 문제다.
2) 피해자가 원인이 아니라는 말을 듣다보면 대부분은 '좋은게 좋은거지'라는 생각으로 넘기지만, 나같은 성격은 논리적으로 봤을때 원인이 맞기때문에 도저히 납득을 못할것이다. 그런 납득하지못한점이 때때로 밖으로 삐져나오기도한다. 물론 그러면 사람들은 분노한다. 사실 다른 사람들은 잘못에 대한 얘기를 하고싶었는데 원인과 혼동한것이다. 이걸 혼동하지않는다면 피해자를 탓하지않는다는 것에 대해 더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논리적으로 동의하고 좀 더 관대한 세상이 될 것이다.
동의합니다. 특히 1번. 애매하게 얼버무리는 것은 마지막에 가서 비효율적인 결과를 낫게 되죠.
개XX가 욕이 아니게 되었다고 가정해보면
사람들은 그걸 이성적으로는 이해하겠지만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겠죠
원인과 책임이 다르다는걸 제시하면서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건 좋지만
이 상황에 피해자에도 원인이 있다 라고 할때 나오는 반발은 감수하셔야할듯
일차적으로는 마치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다는듯한 말로 들리니까요
'반발을 감수하셔야 할 듯'에 공감합니다. 저는 사실 격한 반응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심리학을 공부해야 하나...
그 혼동이 짜증나는거죠
거기다 윗리플처럼 그 혼동이 현실에서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주고있습니다
원인이다. 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말씀하신 것 처럼 '잘못이다' 라고 혼동해서 보는 시선들 때문에 그런 듯.
잘못은 분명히 가해자의 잘못인데 말이죠
음 밤거리 골목다니는게 원인이라는 말은 성폭행 할 여지를 줬다는건데, 피해자가 옷을 벗고 돌아다니든 밤에 혼자 이어폰끼고 걸어가다 당했어도 그 사람한테 '그러게 왜 옷벗고 돌아다녀서..혹은 왜 이어폰끼고 밤에 걸어갔냐' 고 말할수없다고 생각해요. 성범죄뿐 아니라 강력범죄에 있어서도 원인은 가해자한테 있지 피해자가 원인제공했다는건 동의하기힘드네야ㅠㅠ...그러게 왜 재수없게 가해자 앞에 지나가서 범죄희생양이 된거야!라고 말도안되게 피해자한테 잘못을 돌리는거라고 생각해요. 원인은 피해자한테 있는게 아니라 가해자가 폭력성을 참지못하고 인간이하의 행동을 한거 아닌가요?
이게 제가 글에서 말한 바로 그 혼동 같네요
원인이란건 일이 일어나게 만든게 다 원인이죠. 그럼 님은 아는 여자가 다 벗고 밤 할렘가를 걷게 할 수 있나요? 이게 원인이 아니면 대체 왜 안돼요?
사실 그정도면 대중도 욕할 수준인데, 그것도 원인이지 잘못은 아니에요. 그 원인-잘못 혼동때문에, 너무 강한 원인은 오히려 '잘못' 이라 취급받는 부조리가 생기는 겁니다. 그냥 혼동하지않으면 다 되는건데요.
그럼 밤늦게 안돌아다니고 술취해서 안다니고 야한옷 안입어도 집으러 침입해서 일어나는 성폭력 사건은 어디서 원인을 찾을수 있는거죠?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있는건 당연하지만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그저 오~섹시하네~하고 생각하고 말 일을 그걸 못참고 짐승처럼 행동으로 옮긴게 원인이 되는거지 늦게 다니고 슬취하고 야한옷을 입은데서 원인을 찾으면 안된다고생각해요. 허락하지 않은 성관계는 폭력이니까요.
또, 위에서 대중이 욕할 수준이라고 하셨는데 노출된 옷을 입어서 성범죄피해자가 되었든 몸 못가눌정도로 술을 마셔서 성인남자가 칼부림을 당했든 그러게 왜~해서 그런일을 당했냐고 하는 몇 대중들의 생각이 잘못된거지 그런 피해자들 행동을 대중들이 욕할수있다는건 이해되지않네요ㅠㅑ
집으로 침입한 사건 - 이건 그냥 피해자한테 원인이 없고 그걸로 끝이죠. 그래도 범죄연구에서 생각지도 못한 어떤 '원인'이 있었는지 조사하긴 해야겠죠? 더이상 그런일이 벌어지지 않게요.
그리고 폭력얘기 하시는거보니 진짜 원인이랑 잘못을 혼동하고 계시네요... 예를들어 츄리닝 입고 화장 안하고 다니는게 성폭행 확률을 높인다? 이럼 그냥 그게 원인인겁니다. 뭔 원인에다 의미부여를 하지마세요. 그냥 그 일이 일어날 확률을 높이면 다 원인입니다. 그래서 다벗고 밤 할렘가를 걷는 여자 예시릉 들었잖아요.
수정된걸 나중에 보고 다는건데
대중들이 그걸 욕하는게 애초에 원인-잘못 혼동때문이라는 말입니다. 그걸 제가 비판했지 언제 옹호했나요? 제 말은 바로 다름아닌 님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대중들이 그렇게 된단거였잖아요. 그걸 님이 저한테 뭐라고 하는건 상황이 거꾸로 됐어요. 제가 님한테 뭐라고 해야죠.
혹시나해서 덧붙이는건데 당연히 가해자에게 잘못 뿐 아니라 원인이 있음
님 의견이 상당히 흥미롭다고 생각해서 몇가지 질문을 조금 드리고싶은데요.. 그렇다면 똑같은 '원인'을 가진 두 사람이 있다고 상정을 하고 그 두 사람 중 한명은 피해를 당했고 한명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고 가정을 하면, 두 사람은 똑같은 원인을 가졌지만 한 사람은 피해를 당했으니 그러한 일을 당한 원인을 분석할 수 있지만, 피해를 당하지 않은 한 사람에게는 원인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그것을 언급할 수 없습니다. 결과가 성립해야 원인이 존재 하는 거니까요. 그럼 이 생각을 토대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까 윗분과의 대화에서 여성(이하 여성1)이 할렘가에서 나체로 걸어다니는 상황의 예를 드셨는데, 이것이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말씀은 당신께서 정리하신 '원인'의 정의에 따르자면 타당한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여성1이 아무런 상해를 입지 않았다면요?그리고 그 할렘가를 지나던 화장을 하고 깔끔하게 꾸민, 다시말해 나체의 여성보다 훨씬 더 적은 '원인'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하 여성2)이 성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면 글쓰신 분께서 드신 원인의 정의를 적용해도 객관적으로 더 적은 원인을 가진 여성2의 경우에는 원인을 분석할수 있지만 여성1에겐 원인을 따질수가 없죠,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니까요. 여성1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직접 밝히신 상황에서 더 많은 원인을 가진 여성1이 상해를 입지 않고 여성2가 상해를 입은 경우를 인정한다면 원인을 확률을 증가시키는 것 이라는 정의 역시 책임을 질수 없게 되는것 아닐까요? 일반적 경우에서 성폭행의 확률을 더 높이는 요소,즉 성폭행의 원인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은 여성1이나,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으므로 특수한 경우에는 여성1에게 아무런 원인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원인이라는 것 자체가 글쓴이분께서 직접 상정하신 '확률을 증가시키는 것'이라는 정의 의외에 필연적으로 결과가 수반되어야 성립되는 점이라는 것을 고려할때 여성1에게서 더많은 원인이 있지만 아무런 원인도 찾아낼수 없다라는 모순에 봉착하게 되고, 역으로 여성2는 적은 원인을 가지고 있었지만 성폭행을 당했으므로 여성1에게선 찾아낼수 없는 원인들을 비로소 발견해낼수 있습니다. 결과가 성립하는 이상 원인을 발견하는건 어렵지않으니까요. 이런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고견을 여쭙고 싶습니다.(일체의 분쟁과 시비를 위한 글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저는 글쓴이분의 입장이 충분히 일리가 있어보여 더 심도있는 이해를 바라는 것 뿐입니다.)
그건 결과론인거같네요. 예를들어 집팔아서 로또사기... 그런 행동이 천만분의 일로 성공한 결과가 나왔다고해서 행동을 분석할 수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사실 그게 중요한 문제가 아닌게, 사회가 피해자들 개인에게 원인을 굳이 분석해야 하나요? 님 리플을 보면 왠지.. 님이 말하신 적은 원인으로 봉변을 당한 사람이, 큰 원인을 가진 사람에 대해 억울해하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이것도 원인-잘못 혼동의 잔재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는데요. 전 원인을 따지고 분석하는 이유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위한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제시한 케이스가 특정한 논리가 아니라 이미지로 접근할 정도로 추상적이라면 죄송합니다만, 글쓴이 분께서 제시하신 원인이라는 개념이 기존에 존재하는 인과관계에 대한 원시적 명제, 결과가 존재해야 원인이 성립한다는 점과 상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아무리 어떤 현상에 대한 가능성이 많은 케이스, 즉 더 많은 원인이 존재하는 상황 하에서도 그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고려를 전혀 할 수 없다는 것이 결국에 원인과 어떠한 상황에 대한 발생 가능성의 개념이 이원화되어있다는것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 역시 들었습니다.어떤 상황에 대한 원인을 많이 가졌다면 어떤 상황 하에 처해질 가능성 역시 높아야 하지만 그 가능성을 결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파악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글쓴이 분의 원인 개념에 대한 설명이 듣고 싶습니다. 특정 케이스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원론적으로 두 개념의 연관관계에 대한 모순점을 드러낼 수 있는 케이스라고 생각해 제시 했던 것입니다. 어떤 현상의 그 가능성이 아무리높아도 그것이 100퍼센트가 아닌 이상 그것을 무시하고 이론을 전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제가 글쓰신 분께 드린질문에 대한 원론적인 대답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꾸 귀찮게 느껴지신다면 무시하셔도 상관없습니다ㅋㅋㅋ 그러나 저에겐 매우 흥미로운 주제여서요
저도 그런 문제에 대한 토론 좋아해요. 다만 얘기가 깊어지면서 제가 식견이 없는게 걱정이죠 ㅜㅜ 한번 발버둥이라도 쳐보겠습니다.
우선 님의 말을 들으면서 느껴지는 첫번째는 결과가 있어야 원인을 분석할수있단게 걍 말장난으로 느껴진단 겁니다. 두번째는 논리학적인 뭔가가 있는데 제가 그걸 모르고 엉뚱한 단어를 썼는가 하는 걱정이고요. 제가 생각하는 원인이란게 논리학 같은데서 말하는 단어와 좀 동떨어져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번 말해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원인이란건 목록화 시킬 수 있어요. 예를들어
1) a상황에서 b를 하면 c정도로 위험가능성이 생긴다
2) d상황에서 e를 하면 ~~~
같은 식으로요. 실제로 범죄예방법 관련 정보란게 이런식이죠. 원인을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본다는게 이런식이었어요.
그러니 이걸 체크리스트로 활용하는 식입니다. 몇번 항목에 얼만큼 체크돼있나를 정량적으로 따지면 원인과 발생가능성 사이의 괴리가 없을거같네요. 제가 이해한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비로소 글쓴이 분이 어떤 이해를 가지셨는지 알게된거 같네요ㅋㅋ 원인을 책임소재의 여부가 아니라 객관적 빅데이터화된 정보로 접근하게 된다면 특정 현상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그런 말씀으로 이해했습니다. 상당히 인상적인 발상이네요. 즐거운 토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