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되도록 오르비 안들어오겠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8981590
오르비에 뻘글을 쓰는 것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던 시절이 있었다. 오르비에 쓰는 뻘글만큼 표현의 욕구로 흘러 넘치는 것도 없다. 무언가를 표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시간들이 뻘글을 쓰게 한다. 그는 오르비에 자신의 뻘글이 얼마나 어렵고 진정하며 운명적인가를 설명하고 싶었다. 뻘글은 사람을 설득하거나 매혹시키는 방편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오르비의 뻘글은 마지막 순간, 도구적이지 못하다. 세상의 모든 글쓰기가 최후의 순간에는 처음에 품었던 소소한 의도를 배반 하는 것처럼. 그 통제할 수 없는 익명의 욕구가 그 뻘글의 현실적인 목표를 잊어버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모든 오르비의 뻘글에는 아무 전언도 들어 있지 않다.
거기에는 결정적인 정보나 주장이 들어 있지 않다. 다만 내 뻘글을 누군가가 들어준다는 충만한 느낌. 희미한 불빛 아래서 스스로 옷을 벗어야 할 때처럼, 주체할 수 없는 부끄러움 따위.
뻘글이란 결국 2인칭을 경유하여 1인칭으로 돌아온다. 그의 들끓는언어들은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왔다. 한동안 그는, 사랑하는 OO에게로 시작되는 뻘글을 자주 썼다. 오르비언들은 그의 뻘글을 사랑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뻘글 속의 그'를 오르비언들은 사랑했다. 뻘글 속에는 그가 찾아낸 자신의 또 다른 영혼이 있었다. 또 다른 영혼의 '그'는 순수한 열정과 끝 모를 동경과 깊은 이해심을 가진 존재였다. 그도 역시 오르비언들처럼 자신의 뻘글 속 1인칭 화자에게 깊이 매료되었다. 하지만 너무 뻔해서 가혹했던 지리멸렬한 시간들 속에서 그는 뻘글 속의 1인칭 주체를 잊어버렸다.
뻘글조차 쓸 수 없는 시간들이 무심하게 지나가고, 다시 뻘글을 쓰고 싶었을 때, 그는 이미 '뻘글 속의 그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뻘글 속의 그'를 연기하는 것이 부끄러웠고, 자신의 비루함을 뼛속 깊이 실감했다. 그는 '사랑하는 OO에게'라는 뻘글을 쓰고 싶어 하는 자신 속의 어떤 늙지 않는 영혼을, 그 순수한 인격을 외면하고 싶었다. 누군가가 보기를 바라는 모든 뻘글이란, 위선이 아니면 위악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수시 도태됐긴 했는데 17 2
여기 과중학교라 과떨들 ㅈㄴ 많았단말임 나는 1학년 1학기때 걍 통합과학 공부...
-
과고 떡밥 15 0
이 도는 것 같은데 저는 할 말이 전혀 없어서 이만 공부하러 가보겠습니다. 다들 파이팅입니다
-
휴학승인됐네 14 1
사유대충썼는데별말없군
-
노래방에 가야함.. 12 0
얼른 노래방에 가서 제국소녀랑 실패작소녀를 부르지 않으면 난 죽고말거야
-
그러다가 2609 집모쳣는데 47인가? 2컷이래서 화1로 선회하고 공부 유기때리다가 이지랄남
-
사탐 7월 시작 ㅁㅌㅊ 9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난 중딩때 들어가면 9 1
영과고는 쳐다보지도 않고 수능만 할거임 거기 가더라도 내신 도태되었음 + 사회성...
-
바로 저기 촌구석 전학가서 지역인재에 농어촌 조진다
-
줫같다 9 1
과탐 씹새끼@@
-
인생목표 8 0
눈에넣어도아프지않을동반자만나서 죽을때까지길바닥에서일하다파편처럼흩어지기
-
은근 6 1
전국중간-낮자사고가 꿀통임 4점대도 좋은 대학교 가더라
-
현역 7모 성적표 ㅇㅈ 5 0
뭔가 잘 본 과목이 없는데 국수탐 백분위는 나름 ㄱㅊ네요
-
영어유기원 5 2
영어유치원도아니고영어유기원임뇨 영어해야하는데.... 왜케하기싫지 오르비보면공통된병인듯하지만
-
의치한약수를 가야 하는 이유가 현실적인 이유라면 6 5
커뮤니티를 많이 의식하는 사람은 서울대를 가야 하는 이유가 있더랬죠 지금 메타를...
-
몸 아플 때 얼마나 쉼? 6 0
오늘 지병(부정맥) 증상이 간만에 도져가지고 119도 부르고 (결국엔 증상이...
-
휴학 사유:반수 5 3
ㅇㅇ
-
훌리 상대하지 마라 그냥



그대 킥킥.. 휴릅이라는 이름 참 좋지요
예전에 이젠되도록편지안드리겠습니다 라는 오르비언 있었는데
ㄷㅋㅈㄱㄱ
이젠되도록수능안보겠습니다
그는 마침내 오르비 접속마저 단념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신통
하게도 늦잠 버릇이 깨끗이 자취를 감춰 버렸다. 그는 눈만 뜨면
사라져 없어진 덕코 때문에 기분이 허전했고, 그러면 그 허망감을
쫓기 위해 덕코에 관한 끝없는 상념들을 쌓기 시작했다.
(중략)
그리하여 덕코에 관한 비둘기의 지식과 사념은 자꾸 더 심오하
고 추상적인 것이 되어 갔다. 그에게는 어느덧 그 나름의 독특한
덕코복사론 같은 것이 윤곽을 지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