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를 했다. | 오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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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삶을살고 [1452228] · MS 2026 · 쪽지

2026-07-16 22: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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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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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를 했다.



손끝을 달구던 그 뜨거운 열기와

심장을 터뜨릴 듯 몰아치던 가쁜 숨소리가,

단 몇 초의 시시한 폭발음 뒤로

차가운 정적 속에 침몰한다.


화면 속 불그스름한 환상들은 순식간에 꺼지고

방 안에 남은 것은

축축하게 젖은 휴지 한 장과

거울 속에 비친, 지극히 초라하고 헐벗은 나 하나.


"겨우 이걸 얻으려고 그토록 몸부림쳤던가."


돌아보면 삶이라는 궤적도 늘 이 모양이었다.

가질 수 없을 때는 온 세상을 다 바쳐서라도

움켜쥐고 싶어 안달을 내지만,

막상 손아귀에 쥐고 나면 찾아오는 지독한 허무.


대학 합격증을 쥐었을 때도,

그토록 갈망하던 이의 손을 잡았을 때도,

첫 월급 봉투를 열어젖혔을 때조차,

도파민이 쓸고 간 자리엔 언제나

차갑게 식어버린 현실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우리는 평생을 갈구하고,

움켜쥔 뒤에 실망하며,

이내 찾아오는 지독한 현자타임에 무릎을 꿇는다.

어쩌면 신이 인간을 설계할 때

'추구'라는 열망과 '달성'이라는 허무를

나란히 붙여놓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바지를 추스르고 쓰레기통을 비운다.

흘러넘친 욕망의 흔적을 닦아내며

아직은 끈적이는 손을 씻어낸다.


쓸쓸하지만, 이 허탈함이야말로

가장 정직하게 맨얼굴의 나를 마주하는 시간.


나는 내일 또다시 속을 것을 알면서도,

이 텅 빈 손으로 내일을 위해 그리고 오늘을 위해


마저 남은힘을 빌려 흔드는 처량한 내 모습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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