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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에불어 [1452901] · MS 2026 (수정됨) · 쪽지

2026-07-08 15:36:41
조회수 137

시 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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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리모사

 

금방 멎은 소나기에

감정을 실어본다

오랜 장마라도 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우산을 펴기도 전에

비는 멈춰버려

다시 발걸음을 움직여야 했다

 

젖은 옷을 털다가

잠시 멈춰야만 했을 때

내가 본건 무엇이었을까

 

영화의 한 장면이라도 된 듯

눈을 감고 몇초 정도를 세어보고

 

일정을 내팽겨치고

타임캡슐 하나를 바라본다

 

가방에는 상자가 하나 들어있어

챙기지 못하면 출근을 하지 않는다

다짐이었고 꽤나 오랜 시간을 지켰지만

 

현실의 한 장면은

몇초가 지나도 아름다운 삽입곡 따위는 없었다

 

가방을 꽤나 깊숙한 곳에 넣고는

항상 듣던 노래가 흘러 나오기를 기다리며

눈을 감고 흐느낀다

 

금방 그치지 않아

오랜 장마라도 된 것처럼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고

계속해서 달려야만

전부 젖어버리지 않을 수 있었는데

 

모두 젖어버려도

작은 가방 하나만은

젖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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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꽃, 
눈꽃 꽃

게다가 눈까지 온다면
줄기를 타고 간신히 피어낸 잎사귀에
송이가 만들어져 덮인다면 말이에요

정원을 가꾸겠어요
비료 한번 뿌리지 말고
키워보는거에요
사회에 몸담는 한
스트레스가 잡초처럼 자랄텐데
그곳에서라도 모두 뽑아내는거에요

간지러운 목소리는
아직 징징하고 울린다
유키(雪:눈, *ゆき)라고 했던가
귀를 스치지 않고
손바닥에 잠시 머물다 녹아내렸으면 했다

색이 바래버린다 해도
회색을 버리고 싶진 않았다
눈이 주는 행복보단
금방 사라져버리는 느낌을 바란 것이었으니
바랄 것도 더는 없었다

어느날 죽기를 *바랜다
바래고 바래
기다리다보면 나를 하얀 구름이 뒤덮인 세상으로
바래주길 바랬다
큭큭 웃으면서
그곳에선 색도 하얗게 바래지 않을까 생각했으니
말은 다했던 거니까

눈꽃꽃을 만들기로 하고는
아직 녹지 않기로 했다
눈꽃을 관찰한 이유는
먼지 뿐인 뿌연 것과
자취를 감춘 투명을 바랜 것들

유키라고 해요
눈을 말이에요
눈꽃꽃을 만들래요
눈꽃을 닮지는 않으니 걱정마요

손바닥을
펼쳐주세요
눈도 감아보는거에요

눈꽃꽃을
손바닥 위에 올려둔다
녹지 않는다
그다지 하얗지 않았다

*ゆき:눈
*바랜다:‘바란다’의 방언. 어디 사투리인지는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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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노


앞뜰엔 네가 없었고 그건 아무리 초록의 땅이어도 슬픈 이유였다 맥락과 사랑은 어긋나는게 좋다던 말을 기억한다 바람의 전언은 때론 눅눅한 법이니까 아주 작은 소나기가 땅을 적시면 젖는 줄도 모른다는 생각이 어딘가 내키지는 않았던 걸까 풍선에는 이름을 적을 수가 없었다 이름이 멀리 날아가는 모습이 책장 어딘가에서 보았던 문구를 떠올리게 했으니까 딸각 캔 메론 소다를 딴다 청량감이 날아가기를 바란 채로 몇초 기다린다 마셔보지만 단맛 뒤엔 여전히 탄산의 청량을 알게된다 먹구름이 인다 비가 온다 더이상 머물지 않는 공간이 되었다 몸을 잔뜩 적셨고 내겐 해열제를 마실 일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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