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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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법 기능은 정의 실현과 법질서 유지를 위한 핵심적 요체이다. 이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범죄가 형법상 ‘위증죄’이다. 위증죄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함으로써 성립한다. 위증죄의 보호법익은 국가의 사법권 행사라는 공공의 이익이며, 실제로 판결에 오판을 초래하지 않았더라도 선서한 증인이 허위 진술을 한 것 자체로 국가의 사법 기능을 해할 위험이 발생했다고 보아 처벌하는 ‘추상적 위험범’에 해당한다. 이때 진술의 ‘허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학설은 대립한다. 증인의 기억과 어긋나는 진술을 의미한다는 ‘주관설’과,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진술을 의미한다는 ‘객관설’이 그것이다. 우리 대법원은 증인의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허위로 보는 주관설을 따르고 있다. 즉,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더라도 증인이 자신의 기억과 다르게 진술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하며, 반대로 객관적 사실과 다르더라도 자신의 기억대로 진술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형법은 범죄를 직접 실행한 정범뿐만 아니라, 타인으로 하여금 범죄를 결의하여 실행하게 한 자도 ‘교사범’으로 처벌한다. 교사범은 정범이 범죄를 실행할 것을 전제로 성립하는 ‘공범의 종속성’을 지닌다. 따라서 교사자의 교사 행위가 있었고, 그로 인해 피교사자(정범)가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기수나 미수에 이르러야 교사범이 성립할 수 있다. 만약 교사자가 범죄를 교사하였으나 피교사자가 이를 거부하거나 실행하지 않은 경우를 ‘실패한 교사’라고 한다. 이 경우 피교사자는 처벌받지 않지만, 교사자는 범죄의 예비·음모에 준하여 처벌된다. 즉, 공공의 안전을 해할 위험성이 있는 교사 행위 자체를 독립적으로 처벌하는 예외적 규정이다.
이러한 법리는 ‘위증교사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위증교사죄는 선서할 증인에게 허위의 진술을 하도록 유도하여 위증을 결의하게 하고, 그 증인이 실제로 법정에서 선서 후 허위 진술을 실행했을 때 성립한다. 위증교사자가 피교사자에게 증언을 부탁할 당시, 피교사자가 아직 증인으로 채택되거나 선서하기 전이라 하더라도, 향후 증인으로 나서서 위증할 것을 교사하고 실제로 그 피교사자가 법정에서 선서 후 위증을 했다면 위증교사죄의 기수가 된다. 다만 위증교사죄 역시 교사범의 일반 원칙에 따라 정범인 위증자의 범죄 성립을 전제로 하므로, 정범이 위증죄의 기수에 이르러야 교사자도 위증교사죄의 기수로 처벌받을 수 있다.
위증교사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교사자의 고의와 피교사자의 인식이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핵심적인 쟁점이 된다. 만약 교사자는 피교사자에게 "기억과 다른 거짓을 말해달라"고 교사했으나, 피교사자는 법정에서 교사자의 요구를 무시하고 자신의 기억대로 진술한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진술이 우연히 객관적 사실과 달랐다 하더라도, 대법원이 따르는 주관설에 의하면 피교사자는 자신의 기억대로 진술했으므로 위증죄(정범)가 성립하지 않는다. 정범의 범죄가 성립하지 않았으므로 종속 관계에 있는 교사자 역시 위증교사죄의 기수로 처벌받을 수 없으며, 단지 ‘실패한 교사’ 규정에 의해 처벌될 뿐이다. 사법 정의의 수호를 위해 위증뿐만 아니라 이를 막후에서 조종한 교사 행위까지 엄격하게 처벌하려는 법의 태도는 국가 사법 기능의 엄숙성과 신뢰성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 장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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