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강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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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학사경고와 재수강이 문제라고 생각하느냐? 그런 것들은 문제가 아니다. 너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느냐? 학사경고를 받고 재수강을 해야하는 상황이 아닌것이 문제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죽는 날까지 학점 걱정 없이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시험기간에는 나를 괴롭히는 모든 전공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재수강을 향해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내 학점도 함께 스치운다.
하늘이 나를 버리시고 교수님이 시험을 내시니 내 어찌 감당하리오.
중간고사 망하고 기말고사 다가오니 성적 계산기 두드리며 실낱같은 희망 찾노라. 도서관에 들어가니 학생들이 가득하구나.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듯하나 가까이 가서 보니 누구는 유튜브요. 누구는 인스타요. 또 저쪽은 에타로다. 에너지드링크를 마시고 카페인을 충전하니 심장은 뛰는데 공부는 아니 되더라. 교수님 강의자료 펼치니 익숙한 단어 하나 없고 “이건 중요합니다.” 말씀하실 때 왜 나는 출튀하여 피시방에 있었는가.
시험 전날 밤
이번엔 진짜다 다짐하고
새벽 다섯 시까지 버티었으나
기억나는 것은 치킨 주문 내역뿐이로다.
시험 당일.
문제를 받아 드니 분명 한국어로 적혔건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도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쉽게 냈습니다.” 하시거늘 학생들은 일제히 하늘을 바라보았도다.
그때 문득 생각나니, 토끼가 용궁에 끌려가듯 나 또한 강의실에 끌려왔구나. 공부는 아니 하고 놀기만 하였으니 답을 내놓으라 하면 낼 것도 없도다. 교수님 왈, “공부한 만큼 보일 겁니다.” 하시거늘 나는 속으로 생각하되, “보일 것이 없으니 아무것도 안 보이겠구나.”
아아, 학점이란 무엇인가. 한 학기 내내 쫓아가도 결국 놓쳐버리는 신기루와 같은 것이로다. D도 없고 C도 B도 A도 없는 내 성적, 머릿속에서는 성적 정정 기간과 계절 학기 신청 기간의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전공아, 다시 재수강 하자 재수강. 재수강. 한번만 더 듣자구나. 한번만 더 도전해보자꾸나. 아아.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그리고 나는 재수강을 스치운다. . . .
.
.
.
다음학기에는 꼭. 이번엔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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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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