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그리고 의료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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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거창하지만, 몇 가지 실증이 어려운 전제 위에서 전개되는 글임을 먼저 밝혀둔다.
반박네말맞
1. AI가 인간 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가는, AI가 인간 의사에 필적할 만한 성능을 보이는가보다 경제논리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미국에서 APP(Advanced Practice Provider)가 확산된 경로를 돌아보면 이 논리는 이미 한 번 검증된 바 있다. 원래 APP는 의료 접근성 제고를 목적으로, 한정된 영역에서 한정된 역할만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어느새 APP는 사실상의 제한 없이 독립 진료를 영위하게 되었고, 정규 레지던시 수련 없이, 의과대학 교육과정보다 짧고 얕은 훈련만으로도 갓 졸업한 미국 의과대학생보다 넓은 진료 자율성을 누리고 있다. 의료의 질적 하락은 예견된 결과였지만, 단기 인건비 절감이라는 유인 앞에서 그 우려는 번번이 후순위로 밀렸다.
APP 확산의 기저에 있는 논리, 즉 '충분히 싸고 충분히 쓸 만하면 대체는 일어난다'는 명제는 AI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AI의 임상 활용 선언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결과가 어떻든 대체는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가깝다. 성능이 의사를 완전히 따라잡아야 한다는 조건은, 경제적 유인이 충분하다면 굳이 충족되지 않아도 무방하다.
2. 인간의 진단능을 보조하는 AI는, 그 효과가 아무리 뚜렷하더라도 경제적 이득으로 직결되지 않는 한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은 요원하다.
흉부 X선 판독 보조 AI나 뇌 MRI 보조 판독 소프트웨어는 이미 국내 주요 병원의 EMR에 탑재되어 있다. 성능 자체는 논문 수준에서 충분히 검증되고 있다. 그러나 개별 흉부 X선 판독 수가를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AI 도입으로 판독 오류가 다소 줄더라도, 그것이 수가 인상이나 비용 절감으로 직접 환산되지 않는 구조에서 병원의 도입 유인은 약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별개의 이야기가 가능하겠지만, 국내에서는 개별 수가 보장이라는 정책적 배려 없이 진단 보조 AI가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3. 그렇다면 AI는 과연 경제성 측면에서 이득이 있는가.
저비용·저수가·박리다매 구조의 한국 의료에서, 3분 진료가 2분 진료로 단축될 수 있다는 주장은 언뜻 효율성의 증거처럼 들린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환자가 한 가지 질문을 더 하면 사라지는 수준의 이득에 불과하다. 유사한 의료 구조를 가진 중국에서 AI 보조 진료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을 보면, 실제 임상 효율성 향상이나 비용 절감 효과는 기대에 비해 뚜렷하지 않았다.
반면 진료기록 부담이 현저히 큰 미국 등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AI scribe는 임상의의 행정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시키는 도구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으며, 여기서는 경제성 논거가 훨씬 설득력 있게 작동한다. 결국 AI의 경제적 유용성은 맥락 의존적이고, 한국처럼 수가 구조가 특수한 환경에서는 그 논리가 그대로 이식되지 않는다.
4. 경제논리와 함께 AI 의료 활용의 또 다른 축은 법적 책임이다. 그러나 이것이 영구적 장벽이 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현재 AI는 의료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 이해이며, 이는 AI의 임상 도입을 가로막는 실질적 장벽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아닌 무언가'에 법인격을 부여하려는 시도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법인(法人)이 그 대표적인 예이고, 일부 국가에서는 자연물이나 AI에 제한적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AI도 제한된 권리능력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법학계 내부에서 진지하게 검토되는 문제다. 책임 귀속 구조가 정비되는 순간, AI 대체를 가로막는 법적 방어선도 허물어질 수 있다.
참고로 claude가 보론을 생성해 주었는데, 결론을 제가 남기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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