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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정원 [1412859] · MS 2025 (수정됨) · 쪽지

2026-04-05 11:36:27
조회수 243

오히려 실수했을 때 더 행복할 때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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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형대수학 수업을 듣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수업 내용이 잘 이해가 안됨. 매주 퀴즈를 보는 수업인데, 퀴즈 예상문제를 주시기 때문에 퀴즈 직전에 어거지로 문제만 풀어보고 가고 있음. 


저번 퀴즈를 푸는데, 정석 풀이는 도저히 생각이 안 났지만 약간의 꼼수를 활용해 문제를 풀어냈음. 시간도 5분 넘게 남아서(제한 시간이 15분임) 검토도 다 끝내고 제출함.


근데 제출하고 보니 2점이 감점되어 있었음. '뭐지? 내가 잘못 적용한 건가? 근데 분명히 틀린 부분은 없었는데...? 그런 식으로 풀면 안 됐었나 하...' 같은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함.


심지어 10점 만점에 평균이 8.4점이라 더 자괴감이 듦. 수학 좀 한다고 해놓고서는, 수리과학부 미포함 분반에서 평균을 못 넘네... 개념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시험은 어떡하지 진짜 ㅂㅅ같네... 이런 생각이 밀려오던 중


그래도 틀린 부분은 알아봐야할 것 같아 조교님께 메일을 보내고 내 답안지를 다시 한 번 검토함.


...


다시 보니 걍 계산 실수로 2점 날아간 거였음;


검토를 3번이나 했는데 현장에서 왜 이걸 캐치 못했지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그것보다 압도적으로 '내가 생각한 풀이가 틀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듦. 내가 저능해서 이해를 못해서 틀렸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단순 계산 실수라 생각하니 그 생각들이 부정되면서 안도의 웃음이 실실 새어나옴. '그럼 그렇지. 그 풀이엔 모순이 없었단 말이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중간고사에 대한 자신감이 샘솟음.


생각해보니 수능 때도 그랬던 것 같음. 사설모고나 이런 데서 22, 30틀 96점을 받았을 때, 내가 못 풀어서 틀린 거면 되게 불안해지고 스스로가 낮게 느껴지는데, 알고보니 실수 틀인걸 발견하면 어쨌든 발상은 맞춘 거니까 오히려 안심이 됨.


사람이 실수했다는 걸 알았을 때 오히려 행복해지는 순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이때 느꼈음.


이상 선형대수학 중간고사 하루 남은 모 대학생의 글이었음.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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