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텍의 열등생들을 위한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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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chard Feynman
지금 내 머릿속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떠오르고 있다-한 학생이 내 방에 찾아와 하소연을 한다. "교수님, 저는 수업을 단 한 시간도 빼먹지 않고 다 들었습니다. 그런데 중간고사 문제를 하나도 못 풀겠어요. 저는 아무래도 이 클래스에서 바닥인 것 같아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이런 학생에게 과연 어떤 말을 해 줘야 할까?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은 사실은, 칼텍에 입학한 것이 여러분에게 득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손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러분은 대학에 진학하기 전에 "칼텍에 들어가면 이러이러한 점이 좋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은 대부분 칼텍의 '높은 대외적 인지도'와 관련되어 있다. 물론, 우리 학교는 그만한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 훌륭한 교수들이 강의하는 강좌가 많이 개설되어 있고(이 강좌도 거기 속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물론, 나 스스로 평가를 내리고는 있지만 굳이 공개하지는 않겠다), 학생들도 매우 똑똑하다. 칼텍을 졸업한 후 산업체나 연구소 등으로 진출한 사람들은 자신이 대학에서 받은 교육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다른 대학을 나온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할 때(물론 칼텍 말고도 좋은 대학은 얼마든지 있다) 모종의 우월감을 느끼면서 거기에 걸맞은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게 된다. 이것이 좋은 점이라면 좋은 점이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칼텍에 입학한 것이 불리하게 작용할 때도 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칼텍은 소위 말하는 '일류대학'이기 때문에, 캠퍼스에서 돌아다니는 모든 학생들은 예외 없이 고등학교에서 1~2등을 다투던 수재들이다. 그 많은 고등학생들 중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사나이들만이 칼텍에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칼텍의 교수들은 온갖 테스트를 동원하여 최고 중의 최고를 가려낸다. 여기 앉아 있는 모든 학생들은 이 과정을 모두 통과했으므로, 가히 '전 세계적인 수재'라 불릴 만하다. 그러나 우리가 신입생을 아무리 신중하게 뽑는다 해도,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하나 있다. 제아무리 뛰어난 천재들의 집단이라 해도, 결국 그들 중 절반은 평균 이하의 성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므로 겉으로는 농담 삼아 웃어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결코 편하게 웃지 못할 것이다. 여러분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항상 전교에서 1~2등(가끔가다 3등)을 다투면서, 평균 이하의 학생들을 바라보며 내심 바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학생들이 칼텍에 와서 평균 이하의 성적을 받으면(여러분들 중 절반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야말로 하늘이 노래질 것이다. 그동안 '바보'라고 생각했던 무리 속에 자신이 속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칼텍에 입학했기 때문에' 받게 되는 불이익이다. 이때의 심리적 충격은 정말로 치명적이다. 물론, 나는 심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학생들을 불러 놓고 심리상담을 해 줄 수는 없다. 대략적인 상황은 상상이 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증세가 나타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칼텍에서 평균 이하의 성적을 받는다면, 이 끔찍한 현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중요한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여 당장 학교를 그만두고 싶겠지만, 그것은 감정적인 충동일 뿐 궁극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그보다는 차라리 내가 말한 식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편이 낫다. "그래, 고등학교에서 그렇게 날고 기던 녀석들도 여기로 오면 무려 50%가 평균 이하로 곤두박질치잖아? 나만 그런 게 아니니까 신경 끄고 살지 뭐." 이런 생각으로 4년을 잘 버틴 후 학교를 졸업하고 밖으로 나가면 세상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온다. 여러분이 다니는 직장에는 인치를 센티미터 단위로 환산할 줄 몰라 쩔쩔매는 사람들이 사방에 널려 있을 것이고, 그들 중에서 여러분은 어렵지 않게 '넘버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분명히 그렇다. 산업체로 진출하거나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경우, 칼텍에서의 성적이 하위 50%였건, 하위 10%였건 간에 스스로를 학대하지만 않는다면(어떤 식의 학대인지는 잠시 후에 언급될 것이다), 자신이 매우 유용한 사람이고 칼텍에서 받은 교육이 매우 유익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여러분은 다시 '최고'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커다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평균 이하의 성적을 받는 학생들 중에는 과거의 '넘버원' 자리를 되찾기 위해 기를 쓰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이 있다. 성적이 바닥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학교에서 최고의 박사가 되겠다"는 집념하에 일부러 가시밭길을 택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최고의 수재들 틈에 끼인 채 평생을 바닥에서 길 수밖에 없다. 자신이 최하위권에 속할 수밖에 없는 초일류 그룹을 경쟁 상대로 택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문제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다(나는 지금 내 연구실로 찾아와 눈물로 하소연하는 하위 10% 이내의 열등생을 대상으로 말하는 중이다. 상위 10% 이내에 드는 학생들은 이런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러므로 자신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면 스스로 이렇게 말하라. "내 성적은 우리 과에서 하위 1/3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1/3은 이 그룹에 속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뛰어난 수재였고, 지금도 '조금 덜떨어지긴 했지만' 수재임이 분명하다. 어차피 우리나라에 과학자는 있어야 하니까, 나는 기필코 과학자가 될 것이다. 내가 이 빌어먹을 학교를 졸업하기만 하면, 다시 최고의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 지금은 어쩌다가 이상한 곳에 와서 바닥을 기고 있지만, 어쨌거나 나는 훌륭한 과학자가 될 수 있다!" 그렇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여기 있는 여러분은 성적에 관계없이 훌륭한 과학자가 될 것이다. 유일한 문제는, 여러분이 4년 동안 이런 낙천적인 생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지금 당장 학교를 그만두고 사회에 진출하거나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는 편이 낫다. 이것은 실패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 단지 '감정상의' 문제일 뿐이다.
자신의 성적이 칼텍의 물리학과에서 꼴찌라고 해도, 그는 여전히 뛰어난 학생이다. 여러분은 자신을 '보편타당한 그룹'과 비교해야 한다. 칼텍과 같은 '괴물들의 집단'과 비교한다면 바람직한 결론이 내려질 리가 없다. 그래서 이 강의는 성적 때문에 공황상태에 빠진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진행될 것이다. 그런 학생들은 나의 강의를 들으면서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강의가 끝난 후에도 나아진 것이 없다면 그때 가서 후일을 도모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이 강의는 시험과 무관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나는 앞으로 치러질 시험에 대하여 아는 바가 전혀 없다. 나는 시험문제를 직접 출제하지 않을 것이며, 누가 어떤 경향으로 출제할지도 전혀 모른다. 그러므로 이 강의를 열심히 들었다고 해서 시험성적이 잘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알겠는가?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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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텍 가려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