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 3모 수학 리뷰 + 시험장에서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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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모의고사가 끝난 후 나무는 멘탈이 나가있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막힌 독서론 2번. 억지로 이해하려고 붙잡은 도파민 지문과 20분이라는 제한시간안에 풀어야했던 문학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국어 모의고사 후 수학 모의고사)
분명, 나무는 수학을 꽤 잘했다. 실제로, 나무는 100점이었던 시험지가 그렇지 않았던 시험지보다 많았었으니깐. 그렇기에 나무는 꽤 자신이 있었다.
08년생의 교육청 모의고사는 10모를 제외하고 모두 불수학이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100점이었다. 나는 틀리지 않는다. 나는 실패하지 않는다.
… 라고 믿었다.
(파닥 파닥)
“OMR에 필적확인란이랑 이름 쓰고. 시험지 뒤로 넘기세요”
담임의 목소리가 귀를 스치었다. 국어에서 큰 타격을 받아서 그런가. 제법, 긴장이 되었다.
“띠리링-”
시험이 시작되었다. 종소리가 울리고, 나는 시험지를 넘겼다.
분명 이상했다. 첫 페이지에서 그는 항상 문제를 암산으로 풀었었으니깐. 무언가 이상하다. 3번에서 암산이 안된다. 왜지? 하지만 넘어간다.
나쁘지 않았다. 7번을 적분하지 않고 빠르게 구할 수 있었다. 7번까지 푸는데 걸린시간은 약 2분 14초. 나쁘지 않은 페이스다.
9번. 1과 3중 하나를 대입. 젠장 1을 대입했더니 답이 나오지 않았다. 젠장할. 하지만, 3을 대입하니 곧바로 답이 나와 넘어갔다.

원래 평소 나는 14번까지 오는 데 14분이 걸린다. 시계를 보니 분침이 10시 43분 언저리. 나쁘지 않은 페이스. 14번은 3덮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본 듯 했다. 나쁘지 않았다.
15번. 분명 작년 3모를 고려했을 때, 내 발목을 잡아서는 안되는 문항번호였다.
하지만…
그 15번은 내 발목을 붙잡았다.
내가 깊이 계산할수록 나를 더 깊이, 더 진득하게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거대한 늪지. 계산지옥이라 불리는 순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확신은 차갑게 식어갔고, 몸 속 열기는 올라갔다.
후-
그래. 내가 졌다.
깔끔하게, 그는 잊고 넘어갔다.
PASS.

20번. 웃으면서 풀었다. 꽤 참신하고 재미있던거 같았다. 비슷한 아이디어를 저번 3모 10번에서 봤던거 같기도 하는 추억이 따오르며 그는 대망의 22로 들어간다.
22번. 지로함. 젠장, 악어오름아. 수2 적분이라며. 역시는 역시였다. 점화식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지로함의 시대가 열렸다. 그는 지로함에 대비했었다. 하지만, 이번 지로함은 좀 특이했다.
식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실근의 개수를 보고 판별식을 떠올린 나무의 판단은 옳았다. 하지만 k가 자연수라는 사실을 미쳐 고려하지 못한 그는, 판별식이라는 열쇠 앞에서, 등잔밑이 어둡다는 듯, 밝음속 어둠의 감춰진 열쇠를 발견하지 못하고, 162로 조용히 답을 적고는 넘어긴다.
[ 선택과목 - 미적분 ]
남은 시간은 50분이었다.
어두웠다. 이런적은 처음이었다.
눈앞이 흐릿하고 시아가 몽롱해진다. 무언가 잘못됨을 느끼는데는 오래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야망스럽게도 그는, 100점이라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35분. 35분 안에 승부를 본다. 본디, 공통이 어려우면 미적은 쉬운것이 강호의 법도이자 도리가 아니던가.
(펄럭-)
(비장한 Bgm)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는 그. 숨을 크게 들이쉬고 머리를 비운다. 시곗바늘은 점점 종료시간에 가까워지고 있다.

쉽다. 하지만, 미적은 28부터가 진짜다. 
3모 때 늘 먹던 유형. 등비수열의 공비 대신 함수를 집어넣어, 극한으로 정의하는 새로운 함수. 늘 뻔한 유형이다.
…? 어?
잠시만… 점…?
점이다. 점.
’ . ‘
이 점이라는 글자 하나가 내 숨통을 조이고 압박한다. 함수도 심상치 않다. 일단, 늘 정석대로. 공비의 대소비교와 연속성을 따진다.
근데 이상하다. 그래프가 그려지는데, 박스 안 조건이 해석이 안된다. 만나는 점의 개수? 기울기의 수렴? 4개로 만나는 조건이 매우 많다. 경우를 다 따져야하나? 엄마 보고 싶다.
그렇다. ㅈ된 것이다.
그는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페이지를 넘긴다.
PASS.
29를 지나 온 30번. 보기엔 꽤 쉬워보였다. 순서쌍의 개수가 19개. 홀수인것에서 냄새를 맡았다.
”시발, 이건 풀었다. 가자.“
경우의 수를 쭉 놔누고, 여러가지 시도를 했지만, 순서쌍 5개가 보이지 않았다. a=0임을 이용해 순서쌍 5개를 찾았고, 나는 당당하게 68로 답을 적어내렸다.
나는 꽤 당당하다. 내 풀이의 논리적 오류가 없음을. 이 세상 누가 오더라도 주저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당당히 말했으리라.
비록, 100점은 실패했어도. 92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종료시간이 수렴할수록, 그 오만했던 자신감은 바닥을 찌르고, 나는 스스로 타협점을 찾아간다.
이 얼마나 비참한 광경이던가! 미궁에서 탈출한 이카루스가 태양을 향해 날아가듯, 나도 100점이라는 태양을 주제 모르고 날아가던 것 아니었을까.
밀랍이 녹아가는 지도 모른 채.
채점 결과. 그는 88점을 받았고, 다음과 같은 한 마디를 남겼다.
[ 누구의 삶인들 향기롭지 않으랴 ]
그렇다. 내 시험은 향기롭지 않았다.
(2026. 3모 수학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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