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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윤5050받고싶은미쿠 [1452337] · MS 2026 · 쪽지

2026-03-22 20: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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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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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베어 낸 하현달이 

허공에 앙상한 칼날처럼 걸린 시각,

물먹은 솜같이 무거워진 어둠은

방안 가득 고요하고 서늘하게 가라앉는다.


어디서부터 온기를 놓쳐버린 걸까.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서부터 

느릿하고 집요하게 번져오는 한기.

방향을 잃은 시린 손끝과 발끝은

차가운 방바닥을 더듬다 이내 갈 곳을 잃는다.


깊은 우울은 바닥을 알 수 없는 심해.

허우적거릴 팔조차 잃어버린 나에게

핏기 가신 두 손은 마주 쥘 수도 없는 것이다.

발끝에 닿는 적막의 온도가 너무도 차가워서

내가 이 캄캄한 중력 속에 버려졌음을 비로소 체감한다.


내일의 아침은 아득히 멀리 있고 

창백히 여위어가는 달빛 아래,

얼어붙은 손발을 한껏 끌어안아 웅크린 채 

나는 이 기우는 밤의 끝자락에서 

저 달과 함께 소리 없이 바스라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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