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학 문제를 대하는 태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7975282
안녕하세요. Art149입니다.
이번 칼럼에선
수학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거의 10년째 수학 수업을 하면서
항상 가장 먼저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수학 문제를 대하는 태도 3가지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글로 보셔도 좋은데, 영상으로 먼저 보는 것을 더 추천드립니다.

1. 조건 파악
조건을 있는 그대로 꼼꼼히 파악하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겠죠?
문제에서 준 조건들은 써먹으라고 준 거니까, 누락 없이 파악하셔야 됩니다.
그런데 사실 누락 없이 조건을 파악하는 게 쉽지는 않아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인 건 조건을 해석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입니다.
- 딱 봤을 때 "이게 뭐라는 거지?" 이런 느낌을 주는 조건들도 있고,
- 조건들을 결합해서 의미를 찾아내야 할 수도 있어요.
- 수식을 그래프로 해석해야 할 수도 있고,
- 반대로 그래프를 식으로 표현해야 할 수도 있죠.
- 또 겉보기엔 단순한 조건인데, 하나의 조건이 여러 의미를 담고 있을 수도 있어요.
이렇게만 말하면 좀 뜬구름 잡는 느낌이 들잖아요?
이따가 문제를 풀면서 더 설명드릴게요.
일단은 "누락 없이 조건들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정도로만 이해해도 괜찮습니다.
2. 왜 이렇게 풀어야 되는지 생각하기
어떤 문제를 푸는 알고리즘이 A → B → C → D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볼게요.
그냥 A를 보고 이것저것 다 해보다가 어쩌다 답인 D가 나왔다.
이렇게 푸는 게 아니라,
"내가 최종적으로 구해야 하는 게 D인데, 이걸 구하려면 C를 구해야 되겠구나.
C를 구하려면 B를 구해야 하니까, A를 통해서 B를 구하면 되겠네."
이렇게 거꾸로, 내가 뭘 구해야 하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풀이 방향을 잡아보는 겁니다.

쉬운 문제로 이해해볼게요.
x² + x − 12 = 0이라는 조건이 있고,
구하는 것이 두 실근의 합이라고 해봅시다.
A. 인수분해로 두 근의 합을 구할 수도 있고,
B. 근과 계수와의 관계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내가 구하는 것이 "두 근의 합"이라는 걸 확인하면
그냥 근과 계수와의 관계만 쓰면 되니까,
풀이 방향을 단축시키고 확정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에 "양수인 근을 구해라" 이렇게 나오면,
이번엔 인수분해를 해야 되겠죠.
이렇게 쉬운 문제에서도 결론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풀이가 간결해지는데,
복잡한 문제일수록 그 차이가 더 커집니다.
이제 예시 문제를 하나 풀어볼게요.
예시 문제 — 19학년도 수능 나형 21번

웬만하면 문제를 혼자 풀어보고 계속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풀어보셨나요?

제일 먼저 확인해야 되는 게 뭐라고 했죠?
구해야 되는 것을 확인하는 거라고 했죠?
뒤에서부터 거꾸로 접근해봅시다.
내가 구해야 되는 것이 g(2)인데,
g(2)라는 값이 그냥 튀어나올 수도 있고,
g(x)에 x=2를 대입해서 구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문제를 보니 g(x)를 구해야 될 것 같아요.

파란색 조건인 "f(1)은 자연수" 같은 조건은
f(x)를 제한시켜주는 조건이라, 풀이의 후반부에 써먹으면 될 것 같아요.

남은 조건들을 보면서, 내가 g(x)를 구해야 되니까
g(x)가 들어간 노랑 조건을 변형시켜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겠죠? 노란 조건에 g(x)가 있으니까요.
그럼 이렇게 노랑 조건을 변형할 수 있습니다.

그럼 또 자연스럽게 g(x)를 알기 위해서는 f(x)를 구해야 되는구나.
이렇게 생각이 연결됩니다.


아직 문제를 끝까지 안 풀어보신 분은,
머리로만 생각해도 좋으니까 잠시 쭉 내리는 것을 멈추고
"그다음엔 어떻게 풀어야 되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생각해보셨나요?
내가 f(x)를 구해야 되니까,
f(x)가 들어간 조건을 써먹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자연스럽죠?

(가) 조건을 쓸 수도 있고 (왼쪽)
(가) 조건을 변형한 식을 쓸 수도 있습니다 (오른쪽)
둘 다 수학적 본질은 똑같아요.
왼쪽은 (가) 조건이 항등식이니까,
의미 있는 숫자를 대입하는 건 자연스러운 태도잖아요?
그래서 f(0) = 0임을 뽑아내고,
f(x)가 x를 인수로 가지고 있구나 이렇게 해석한 거고요.
오른쪽은 어차피 g(0) = 1에 담긴 의미를 다 뽑아내려면
극한식을 써야 되는구나, 이걸 아니까 그렇게 쓴 겁니다.
여기서 g(0) = 1이라는 것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g(0)의 함수값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있고,
그 함수값이 1이다.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이런 조건이 정보를 2개 담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면 오른쪽 풀이로 푸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겁니다.
이렇게 조건에 대한 이해가 풀이의 당위성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필수적인 실전개념/행동강령 등은
생각의 흐름을 어느정도 자동화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다뤄볼게요.
함수값이 존재하기 때문에 0/0꼴이 되는 거라 x를 인수로 가지게 되는 거고,
그 함수값이 1이라서 b가 3이 되는 거죠.
이 문제 기준으로 어떤 방법이 더 좋다, 이런 건 없어요.
다만 내가 왜 이렇게 풀어야 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면 된다.
이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계속 더 풀어볼게요.
g(x)가 실수 전체 집합에서 연속이니까,
x² + ax + 3의 실근이 없어야 합니다.
만약 실근이 존재한다면, 분모만 0으로 가는 부분이 생기게 되니까요.
따라서 판별식 D < 0이어야 됩니다.
그럼 a²이 12보다 작아야 되겠죠.
이제 a의 범위만 구하면 되는데,
남은 조건인 "f(1)이 자연수"를 쓰면 4 + a가 자연수니까,
a의 범위가 −3부터 3까지의 정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g(2)의 식이 이렇게 되니까, a = 3이 되겠네요.
사고의 흐름을 다 정리해서 말로 하다 보니까 길어졌는데,
실제 실전 풀이를 보여드리면 이 정도로 쓱싹 금방 끝나거든요.

사실 3~4등급 정도만 돼도,
해설지를 보거나 해설 강의를 보면 대부분의 문제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방금 문제처럼 해설을 들으면 너무 쉬운 문제를,
처음 풀 때 제대로 풀지 못했거나
풀긴 풀었는데 어찌저찌 풀어낸 거라면
내가 왜 이렇게 풀어야 되는지, 평소에 생각을 잘 안 하고 풀어서 그래요.
그러니까 무작정 손부터 움직이지 말고,
"이렇게 문제를 풀어야겠다" 이런 식으로
어느 정도 감을 잡은 뒤에 손을 움직여보세요.
이런 식으로 문제를 계속 풀다 보면,
나중에는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풀이 방향을 잡으면서 풀게 됩니다.
3. 피드백 — 가지치기
마지막으로 세 번째, 피드백입니다.
해설지나 해설 강의를 볼 때의 태도이기도 하고,
복기·분석 과정의 태도입니다.
"왜 이렇게 풀어야 되는가"에 대한 생각을 피드백 과정에서 하는 겁니다.
두 번째 태도가 실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
세 번째 태도는 분석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피드백의 핵심 이미지는 가지치기입니다.
안 되는 풀이는 쳐내고,
되긴 하지만 비효율적인 풀이도 쳐내고,
가능한 풀이 중에서 좋은 풀이들을 골라내는 거예요.

우리가 A를 통해서 C를 구해야 된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런데 A 조건을 딱 보니까
시도해볼 수 있는 풀이 방법이 3개가 떠올랐다고 해볼게요.

실전에서는 B1으로 풀어서 틀렸어요.
그런데 해설을 보니까 B2로 진행을 했어요.
해설 보니까 이해도 아주 잘 됩니다.
특히 강의력이 좋은 선생님의 강의를 볼 때,
"와 이 선생님 강의력 대박이네. 완전 쉽게 이해된다."
이렇게 공부를 끝내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여기서 공부를 끝내면 안 됩니다.
여기서 공부를 끝내면 다음에 또 B1으로 풀어서 틀려요.
"왜 해설에서는 굳이 B2로 진행을 했을까?
B1, B3로는 문제를 풀 수 없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해보셔야 됩니다.
고민을 해보니까 b1은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그럼 "내가 왜 b1으로 생각했을까?
앞으로 이런 생각을 안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이런 고민을 하셔야 됩니다.

오개념이 있었을 수도, 실전 개념의 부족일 수도 있고,
조건 간 연결을 제대로 못했을 수도 있겠죠.
뭐가 됐든, 이런 생각을 해서 고쳐야 다음에 이런 상황에서 B1을 떠올리지 않아요.

B3는 풀어보니까 답이 나왔어요.
그런데 문제 해결 과정이 B2에 비해 과하게 복잡했고,
일반적인 틀로 푼 것도 아닌 것 같아서 비효율적인 풀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럼 실전에서 B2로 풀기 위해,
B1이나 B3로 가지 않고 B2로 가야 되는 이유를 찾아야 됩니다.

이런 식으로 피드백 단계에서 가지치기를 하시면 됩니다.
여기까지 해내야 문제가 변형되어도 풀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실전에서는 모든 풀이 방향, 모든 케이스를
다 분석하듯 점검할 필요는 없고,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실전에선 정해진 시간 내에
정답을 구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방향을 따라서 풀면 되는 거니까요.
그런데 피드백 과정에서는 이런 식으로 분석을 하는 것이 좋아요.
마무리
여기까지 수학 문제를 대하는 태도 세 가지였습니다.
사실 제일 중요한 태도는 두 번째입니다.
실전에서 잘 푸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고 흐름을 혼자 1부터 100까지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고
좋은 강의, 좋은 해설들을 적극 참고해서 뼈대를 만들면
이렇게 사고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겁니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았는데 적당히 조절했습니다ㅎㅎ
조만간 수학 문제를 보는 태도의 심화 버전을 조금씩 풀어서 더 올려볼게요.
조건 해석에 대한 더 깊은 얘기들
구하는 것을 확인해도 풀이 방향이 안 보일땐 어떻게 하는지
피드백 가지치기 과정에서 주의할 점 등등.
구독 / 좋아요 / 댓글은 언제나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몇년만 어디 떠났음 좋겠군 0 0
군대나 가는것이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무심코 던져진 ㉠ 조약돌 하나에밤새도록 뒤척이는...
-
더프 매체 0 0
더프 매체에서 3개 틀렸어요.. 매체 잘하려면 그냥 기출 양치기 하면 될까요?..
-
고2 물리인강 듣는데 추가 개념집도 사야할까요? 0 0
현재 배기범 선생님 The first 개념완성 듣고, 교재 다 풀어가는데 여기에...
-
설국문 25만점 1 1
뭐하면 나오는 점수임? ㅋㅋㅋㅋㅋㅋ 2등~100등까지 다더해도 안나오겠네
-
오르비 랭킹 5 0
6등은 옯창 아닌거 맞지?
-
아 휴가 가고싶다... 0 0
졸라힘들어...
-
오늘의 실모후기 2 1
3모가 2일 남은 관계로 오늘도 풀실모를 풀었습니다국어 26 이감 시즌5 5차...
-
내가 썻던 시로 0 2
제미나이 한테 문제 출제하라고 해봄 ㅋㅋㅋㅋ
-
랭킹 ㅁㅌㅊ 2 0
-
옯몽가 등장 6 1
다들 화2 해라
-
20점대부터 거의 전멸인데...
-
걍 화작할까 5 0
언매하기 귀찮누 보니까 화작 100이면 백분위 99는 뜨드만
-
토스 자산 갑자기 줄었는데 0 1
중복된 거 사라진 건가.. 전 내역을 못보네
-
덮 한국사 2 2
이거보다 2배 어려우면 1등급 비율 4% 가능한가?
-
갖고싶은 초능력 있냐 4 0
일단 난 투명인간, 정신조종, 시간 멈추기
-
간단한 국어문제 1 0
선택이 많은 것이 항상 좋은가우리는 일반적으로 선택지가 많을수록 더 나은 결정을...
-
오늘 처음으로 수능 국어(화작)를 풀어보았습니다. (시간은 ~10분 정도...
-
진짜 인생 살기 힘듦 1 1
편해지고 싶다
-
덮 한국사 4 2
진짜 존나 어렵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본인은 복권 하나도 안 함 3 1
근데 순수 활동량으로 순위권에 가까움.
-
저녁 뭐뭑지 6 0
점심은 치즈닥갈비 먹었어요
-
부엉이 모의고사 후기 0 0
19번 계산실수 하면서 85점ㅠ 15 21 22가 많이 어렵네요...간만에 푸는...
-
벌써 mt 하는구나 8 1
난 아예 불참하는데..
-
오르비 랭킹보면 4 3
하는 사람만 하는구나를 알 수 잇음..
-
공부가 너무 힘들어요 0 0
수학 계속 1등급 나왔는데 요즘 자꾸 자신감도 떨어지고 실력도 떨어진거 같고 모고...
-
한지 공부 0 0
공업 전까지 들었는데 9강남음, 앞부분 복습 하고 다시 쭉쭉 뺄까요?
-
제가 혼자 풀고 앱에 입력해서 결과 보는거랑 분석 정보량은 똑같죠??ㅠㅠ학원 시간에 못맞춰봐서
-
아흣♡
-
비문학
-
수1 12번 자작문제 0 2
-
현역 여중생의 오후 8 2
괴물같은 열등감
-
전역일은 온다.
-
본인 커리어 로우랑 하이 성적 11 3
25수능 ? 2609
-
수2 질문 0 0
작수 4등급 재수생이고 현재 수2 시발점 듣고있는데 시발점 끝낸 후 바로...
-
비독원 복습 0 0
비독원 듣기 시작했는데 피드백 교재를 어떻게 활용해야될 지 모르겠어서요… 그냥 그날...
-
강기분 시작 1 0
겨울방학 때부터 마더텅으로만 국어 공부해왔는데 다 강기분을 하고있으니까 뭔가...
-
3모 왜 이리 부담되냐 3 1
평가원도 아니고 교육청 시험인데 내신 볼때보다 더 떨리네 이 성적 가지고 담임이랑...
-
대체왜... 2 2
국어....국어국어...왜....
-
현시점 옯창 목록 알려준다 3 0
불변의 진리다.
-
김강민처럼 가르치는 전과목 강사가 있었으면 좋겠음 0 1
진짜 고트인데
-
생명에서 한지 3 0
유전 풀다가 너무 힘들어서 바꿀까 하는데 독서는 잘 못하는 편이여서 생윤은 힘들 것...
-
매3비 수학버전 0 0
안녕하세요 저는 고2학생이고 학원에서 주는 내신자료만으로 1이부족한거 같아서 매일...
-
작수 영어 73점(3등급) 노베 인강 강사 추천 0 0
26수능 본 재수생인데 작수 찍맞 포함해서 73점 받았습니다 듣기랑 도표에서 7점...
-
3모 -> 수능 주변도르 1 2
서울 갓반고 출신이고 표본 15명임 3모 표본은 현역들만 있는 거 감안해서,...
-
오늘을 불태울 거라는 거임
-
오루비 그ㆍ만하셈 5 4
오리비 고만하섐
-
6 모 꼭 모교에서 쳐야하나요 2 0
이사와서 모교는 서울인데 현 주소지는 부산이에요.. 누구는 교육청에 신청하면...
-
수학 0 0
미친거같음요.... 식도 쓸줄몰라 어 조졋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분명 지수...
-
tiktok.com/8Wx9CdNm 현재 틱톡에 영상 박제되서 안지워지는중ㅋㅋ









나중에 천청히 읽어볼게요감사합니다 바로 보겠습니당
댓글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