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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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내려놓을 줄 아는 마음가짐 같음
흑백요리사에서 어쩌면 가장 인상깊게 남았던 장면이 있는데
요리지옥도 결승전도 아니고 시즌 1에서 흑수저 80명 중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20명 선발하는 스테이지였는데
채소 요리하는 사람이 요리를 완성하고 안성재 셰프가 시식하려는데 안성재 셰프가 물어봤음 이거는 뭐부터 어떻게 먹을까요, 하고
근데 그 흑수저 요리사는 그냥 뭐부터 먹든 괜찮으니까 눈 감고 느껴보라고 했음
안성재는 기술적이고 심오한 요리를 좋아하니까 저렇게 요리에 의도가 없고 철학이 없어보이는 대답을 하면 당연히 탈락하겠지, 생각하면서 봤는데
반대로 안성재가 감탄하면서 바로 생존을 불렀음
그리고 그 뒤에 그 이유가 인터뷰 장면으로 나오는데
그 아무거나 집어서 눈감고 먹어보라는 제안이 본인한테 '자유'를 줬다는 거임
자유를 주니까 사소한것 하나하나 전부 섬세한 의도처럼 느껴졌고 그 덜어냄의 미학을 높이 평가했다 이런 뜻이었던 걸로 기억함
거기서 딱 느꼈던게 수능도 똑같음
평가원 공식 해설이 없으니까 사소한 요소 하나하나 평가원의 정교한 의도로 느껴지고 이것이 위대한 평가원의 뜻이노라 하면서 찬양하게 되잖음
실제로 평가원이 그정도로 정교하게 의도하는지 안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음
있더라도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평가원을 찬양하는게 아님 그저 상상에 기반한 찬양일 뿐
그래서 사람마다 평가원스러움에 대한 기준도 다름
실모도 그럼
분명 혼자 분석할땐 와 이렇게 정교한 설계와 의도가, 하면서 감탄연발 하게되는데 막상 해설지 펼치면 그 상상의 나래와 전혀 딴판인 접근으로 들어가서 아 그냥 우연의 산물이구나 하고 오히려 팍 식게되는 경우 많음
인간관계도 그런 것 같음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을 사랑할 수도 없다는 말이 있음
무슨 뜻인지 잘 곱씹어보면
우리는 타인의 의도와 심리를 직접 관찰할수가 없음
그래서 관찰된 행위를 바탕으로 '내가 그 사람이었다면?'의 역지사지에 기반해서 상대방의 심리를 추측함
상대방을 내 위에 투영해서 이해하려고 항
결국 내가 인식하고 이해한 상대방은 내가 재구성한 것이자 또다른 나, 나의 복제물이고 심리라는 상대방의 빈 공간을 나의 자아, 상상으로 메꾸고 바느질한 것임
우리가 보는 모든 타인은 비아속의 아를 갖고있음
그래서 나에 대한 혐오는 타인에 대한 혐오로 번지게 되는 거임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착한사람에겐 모든 사람이 착해보이고
나쁜 사람에겐 모든 사람이 나쁜사람으로 보임
상대방의 의도를 제멋대로 해석하니까
욕에는 본인의 컴플렉스가 담겨있다는 말의 뜻도 같은 맥락에 있음
그런데 비어있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름
시끄러운 헤비메탈 음악처럼 자기를 막 발산하고 드러내보여서 해석과 추측이 들어찰 빈공간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잔잔한 배경음악처럼 상대방이 다가올 수 있도록 해석의 여지를 여유있게 남겨두는 사람이 있음
빈공간이 없으면 나를 집어넣을 곳이 없으니까 그 상대방은 완전한 타인, 이해할 수 없는 완전히 낯선 객체로 인식될 수밖에 없음
그래서 나처럼 감정이 과한 사람들은 친구가 없음
입을 좀 다물어야 하는데 말이 너무 많아
반대로 비어있고 내려놓을줄 아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에겐 나쁜 사람으로 보이고 착한 사람에겐 착한 사람으로 보이니까 주변에 나쁜사람은 없고 착한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만 들음
쿼티햄이 그렇잖음
나를 표출하는 '글'보다 타인에게 공감하는 '댓글'이 많고
닫혀있는 텍스트보다 열려있는 의미심장한 이모티콘을 많이 다니까
칼럼을 쓰거나 이목을 끄는 뭔가를 하지 않아도
티끌 모으듯 잔잔하게 팔로워 한두명씩 모아서 민테까지 닮
나를 보셈
그냥 쿼티햄이 있으면 있는대로 즐기면 되는데
그걸 굳이 논리적으로 분석해서 잘난체 하고 있잖음
이러면 사람들이 쟤 뭐야 하면서 불쾌해하고 주변에 친구가 없는것임
인간관계는 들이대는게 아니고 상대방이 들어올 수 있도록 여유를 갖고 기다리는 게 중요한 것 같음
세상에는 다가가려고 하면 오히려 멀어지는 것들이 많은데
행복도 그렇고 수능도 그렇고
상대방에게 다가간다는건
소유욕을 갖고 나와 세계의 관계에서 세계와 투쟁하려는 태도인 것 같음
근데 세계와 투쟁해서 이길만큼 우리는 강한존재가 아님
그래서 지지 않으려면 세계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나를 객관적인 세계에 맞추고 억누르는 것이기에 인내심을 필요로 함
인내심, 비우고 내려놓고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 짐승과 사람의 차이, 아이와 어른의 차이 같음
단군신화에 그렇게 읽히는 은유가 있음
곰과 호랑이에게 인간이 되고싶으면 어두운 동굴에서 100일동안 쑥과 마늘만 먹으면서 지내라고 하는데
왜 하필 쑥과 마늘을 먹는 인고를 지불하라고 할까? 왜 호랑이라는 캐릭터를 두고 곰과 견주었을까 생각해보면 예쁘게 들어맞음
호랑이는 힘, 투쟁하려는 태도의 상징이고
곰은 지혜, 인내하고 조화를 이루려는 태도의 상징
인간이 되어 사회를 이루고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자기 절제력이 필수요소이기에 그런 테스트를 시켰던 것임
곰은 인내심을 인정받았고 최초의 인간이 되어 그 후손들은 모두 그 능력을 이어받았음
이렇게 해석하고 나니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렇게 심오한 뜻이 숨어있었구나 하고 다시보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는 설화인 이상 현실적으로 그렇게 깊은 뜻을 의도하고 정교하게 구성되었을 리는 없음
이것도 하나의 원래 의도를 내세우고 강요하지 않으니까 독자가 자유를 얻고 참여해서 스스로 의도를 상상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되는 것임
우리는 일반적으로 일의적이고 기승전결이 분명한 닫혀있는 텍스트를 좋아하지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있고 독자의 능동적 참여라는 뜬구름 잡는 소리 하는 작품이 예술적으로 높이 매겨지는 게 그런 이유 때문인 것 같음
나는 낚시를 배워보지도 않았고 좋아하지도 않지만
낚시라는게 인생을 담고 있는 것 같음
낚시 얘기까지 하면 말이 너무 많아지니까
여기서 끊어야겠다
아무튼 난 그걸 너무 배우고 싶음
낚시 말고
타인이 나를 받아들일 때까지 비우고 내려놓고 기다리는 것
근데 나는 타인이 무슨 생각하는지,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지 불안해서 그렇게 내려놓는게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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