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때 있었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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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3학년 모두 같은 반이었던 여자애가 있었음
부모님이 치과의사랫나 그래서 공부 엄청 열심히하고 수행평가로 작품 만들어오고 교칙 칼같이 지키고 성격 온순한 모범생 여자애였음
2학년때 짝꿍 한 적 있었어서 좀 친했는데
둘다 왕소심맨이어서 3학년 올라간 뒤로 어색해지고 1학기 내내 한마디도 안 나눔
그거앎? 원래부터 쌩판 모르는 타인이면 오히려 다가가기 편한데
애매하게 친했다가 안본지 오래돼서 어색해지면 더 어려워지는거 (나만 그런가...)
하여튼 서로 티는 안내지만 피해다니는 어색한 관계였는데
이런 일이 있었음
뭐 때문에 그랬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점심시간에 남자애들 여자애들 모여있는데 남자애들이 얘기에 불똥이 갑자기 나한테 튀어서 "그럼 너(나)는 쟤(여자애) 좋아하냐?" 이런 말이 날라옴
안그래도 어색한 관계인데 갑자기 곤란한 상황 만드니까 어이없고 열이 확 뻗쳐가지고
뭐라 말했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절대 아니라고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완강하게 거부함
그러니까 남자애들이 웃으면서 완전 개싫어하는데? 이런 얘기를 함
나는 얼굴 빨개지는거 (잘빨개짐) 들킬까봐
들키면 그걸로 껀덕지 잡히고 그러면 창피해서 더 빨개지고 그러면 진짜 난감해질까봐 화장실로 도망감
화장실에서 소변보고 릴랙스 한뒤에 교실 들어와보니까
그 여자애가 울면서 다른 여자애들한테 위로받고 있는거임
![]()
그러고 여자애들이 내탓을 했나? 처음 난감한 상황 만든 남자애들 탓을 했던가? 솔직히 잘 기억 안남...
변명을 하자면 나는 그렇게 완강히 거부해야 서로 편할 줄 알았음
나도 걔를 안좋아하고 걔도 나를 안좋아하는게 뻔한데 서로 당황해서 머뭇머뭇 거리면 진짜 그런 줄 알고 애들이 오해할게 뻔하니까
둘중 하나는 완강하게 밀어내야 하는데 걔가 소심하니까 에혀 내가 흑기사로 나서서 난감한 분위기를 유쾌하게 풀어내야 할 것 같아서 그랬던 것임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런 오해는 안 만들어지긴 했는데
걔는 내가 그정도로 완전 싫어하고 경멸하는 반응으로 나올줄 몰랐던 것 같음
어쩌면 나만 어색하고 걔는 아직 나랑 친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나봄
그래서 나한테 호의적인 아무잘못 없는 사람을 뒤통수치고 상처준 것 같아서 찝찝하고 미안했음
그 뒤로 졸업할 때까지 그 여자애는 정말로 나를 싫어하는 눈치였음...
오해로 누군가가 나를 싫어하게 된다는건 가슴 미어지는 일임
왜나면 내가 좋아해서가 아니라
나는 피해망상과 자기혐오와 애정결핍이 심해서 누군가가 나에게 호감을 갖는다는걸 납득을 못하고 의심하고
진짜 호감이면 불을 발견한 원시인처럼, 비바람에 그 불이 당장이라도 꺼질까봐 불안해하는 조난당한 사람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나는 항상 나한테 적대적이지 않은 (=/ 호의적인) 사람을 실망시키거나 상처주는것에 대한 불안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음
어느 정도냐면 나는 제일 좋아하고 가슴에 박히는 말이
어떤 유려하고 문학적인 글귀도 아니고 그냥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임
주저앉아 무릎꿇고 울면서 고해성사하고 용서 빌때나 할것같은
천박하고 찐득찐득한 말..
너무 두려운 나머지 그런 오해가 생기면 해명하고 바로잡으려고 하기보다 차라리 외면하고 회피하고 무시하고 잊으려고 함
오해는 두려운데 감정표현은 서툴고
한마디로 회피형인간, 남자멘헤라 최악 of 최악의 인간형임
나무위키 인격장애 문서 보면 경계성 인격장애, 회피형 인격장애 이거 두개 갖고있는 것 같음
새르비 복작복작할때 올리면 좋을 것 같은 글인데 지금 이 글 보는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보는 사람들이겠지?
시간대도 아침 8시 멜라토닌 억제 새벽감성 off될 시간이고
아무튼 그 여자애 하나도 안좋아하는데도 종종 생각남 찝찝해서
오해라는게 정말 두려운거고
완전 딴소리인데 오해라는게 인간이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지 보여주는 소재라
하드보일드, 자연주의 작품에 자주 나오는 것 같음
오해로 처참하게 무너지는 작품들 보면 뭔가 뇌를 녹이는 듯한 어두운 카타르시스가 느껴짐
복수는 나의 것, 카뮈 오해 같은 것들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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