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실존의 정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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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주체는 언제나 관조와 행위 사이의 절망 속에서 침몰한다.
나의 비참함은 단순히 감정적인 차원이 아니라, 주체성을 상실한 존재론적 정체에서 기인한다. 변혁을 향한 지향성은 애초에 결여되어 있으며,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나를 둘러싼 세계로부터의 끊임없는 퇴행이다. 나는 '나'라는 현상을 목격하면서도 그 현상에 개입하지 못하는, 분리된 관찰자로서의 형벌을 수행하고 있다.
무능을 직시하는 것은 단순히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직시하기 위해서는 대상을 마주할 수 있는 독립적인 자아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나는 이미 회피라는 행위와 나 자신이 완전히 합일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성찰은 자아를 정화하는 도구로서 기능하지 못한다. 그저 나약함의 논리적 필연성을 증명하는 가혹한 사유일 뿐이다. 나는 나의 비겁함을 매 순간 정당화하며, 그 교묘한 자기기만의 회로 안에서 안주한다.
결국 나는 '무'로의 도피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의지라는 동력을 상실한 채 시간이라는 선형적 흐름에 방치된 사물에 가까운 형태를 갖는다. 이 죄악의 굴레는 외부의 압력이 아닌, 내부로부터 서서히 식어가는 의지의 열역학적 붕괴로부터 발생한다. 초월의 가능성이 거세된 이 정적인 상태에서, 나는 나 자신이라는 한계선 안을 영원히 겉도는 부동의 존재로 남을 것이다.
종국에 마주하게 될 것은 성장이 아닌, 존재의 비대해진 관성이 만들어낸 완전한 정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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