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추 +한국음악에 대한 개인적 단상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7639890
저는 그런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신해철씨를 보면 구시대에 트렌디함을 추구하신 분인거 같다고 느낍니다. 그 이유를 설명해보자면..
저는 개인적으로 90년대를 한국 음악의 과도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시대의 가수분들은 가사에 본질이 있고 사운드를 매개로 이용한면이 강한 느낌입니다. 실제로 당대 가수의 가사는 그 자체로 떼어 봐도 될 정도로, 하나의 문학적 완결성을 가진 작품에 가깝습니다. 그러다 92년도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하며 '사운드'라는 개념을 한국 음악에 대중적으로 각인시킵니다.
이후 노래들을 들으면, 아예 사운드가 전면으로 나와서 노래는 하나의 공간을 이루고 가사는 그 공간 속 부수적 요소가 된 면이 어느정도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가사는 원래의 위상과 달리, 하나의 완결된 문장에서 구로, 구에서 단어로 층위를 내리며 그 공간의 질감, 공간감의 극대화를 위해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사운드와 가사, 두 개념이 모두 정착되지 않은 과도기적인 시기인 90년대의 노래는 보통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의 스타일을 고집하거나, 사운드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그 장르적 속성의 구현 자체를 시도하는 등 투박한 면이 있습니다.
사운드 혁신에 효시에 가까운 노래인 서태지의 난 알아요를 들으면, 비트와 효과음이 매우 전면적으로 배치됩니다. 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총성소리 등이, 일종의 혁신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동시에 그 존재감은 노골적입니다.
신해철은, 이 새로운 충격과 과거의 메세지 중심 음악을 융합하는 것을 시도합니다. 가사는 여전히 문장 단위로 완결성을 지니고 있으며, 한 편의 독백처럼 흐릅니다. 그러나 동시에 사운드는 이미 공간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반복하지 않아도, 그 공간 안에서는 충분히 사랑 노래가 완성됩니다. 사운드는 성숙해졌고, 문장은 남아 있습니다. 두 시대의 감각이 겹쳐 있는 자리에서, 90년대의 과도기의 어느 한 정점을 봅니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신해철이라는 인물의 시도는 천재라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노래 추천 글이었는데, 뭔가 글이 좀 길어졌습니다. 제 노래 취향과 철학을 어느정도 담은 글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거같아요. 새벽에 필받아서 쓴거라 표현이나 글의 전개방식이 좀 어색하거나 과하거나 할 수 있습니당..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안냐떼요 0 0
죤아침
-
다시 2 1
잘거임 ㅅㄱ
-
얼버기 0 0
-
얼리버드 기상! 1 0
오늘하루도 화이팅입니다~
-
오루비 망했네 6 0
-
생윤 끝 확통 시작 1 0
고고헛
-
봄동이 제일 화력 조루네 0 0
먼 근동이여 적어도 두쫀쿠는 진짜 인기체감 지리긴 했음
-
무슨 맛으로 먹는건지 모르겟는 음료 top 2 10 2
아메리카노와 맥주 둘다 쓰기만 하고 무슨 맛으로 먹는건지 알수가 없음
-
게 1 0
-
이 0 0
-
조 0 0
-
이 0 0
게이조이고
-
고 0 0
게이조이고
-
뭉 0 0
게이조이고
-
탱 0 0
게이조이고
-
이 0 0
게이조이고
-
사탐 추천...이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10 0
생윤 사문 3년 봤는데요.... 평소엔 실모나 6.9모 모두 1등급, 못해도 2등급...
-
봄동 비빔밥 안먹어본 이유 0 0
파는 곳이 없는데 어캐 먹어
-
아빠 잔다 1 0
호엥
-
아빠 안잔다 0 1
-
음식철학 나같은 사람 있나 4 0
유명한데 왜 먹는지 모르겠으면 계속 먹으면서 연구하는 습성이 있음 그래서 실제로...
-
[서평단 명단 발표] 서평단 선발 명단 입니다. 0 0
안녕하세요. 함정민T 입니다. 가 출시된 지 3일 차가 되었습니다! 는 최신 평가원...
-
잠자는프로필 1 1
-
? 오르비 점령당햌ㅅ네 0 1
저거누구야 ㅆㅂ
-
아아가 실패한 음식인 이유 5 1
나만큼 잡식성이 없는데 아아 마시고 토 세번함
-
나도 투명컬러가 필요함
-
30살이 맞나 ㄹㅈㄷ네
-
지금 오르비 실검 조작하려면 1 0
한 30번만 검색하면 되려나
-
설표도자러갔군 2 0
이젠 나뿐이란말인가
-
왜안잠? 4 0
저도모름
-
다들 아프지마라 2 1
한쪽 눈 아파봤는데 힘들더라
-
여러분은 임티 크게 만들기의 장점을 아시나요? 방금 생각해봤는데 그것은 바로.......
-
ㅜㅜ
-
이게좋은듯 0 0
이게그메모장임
-
르르르 르 탈락 2 0
통사적 합성어에서 일어낫던가
-
아니 시발 기하도 사람이야 1 0
왜 기하는 안주는데
-
으히히
-
글삭인것인건가
-
잘자라요 1 0
난 잔다요 새르비언이 한 10명만 있었어도 좀 더 늦게잤을텐데 너무 늦은 시간이긴 함 ㅎㅎ
-
너무 빠른시간 글쓰기 제한이 있네 첨알앗음
-
음 0 0
ㅇ
-
밥 1 0
-
보이는사람만보인다이 2 1
늘 그렇듯
-
지금 동접자가 한 5명인건가 1 0
그래서 글이 없는건가
-
얘들아 글좀써 0 0
-
오르비 다크모드 0 0
기 필요하긴 하구만 눈이 넘아픔
-
좀 더 귀엽게 1 1
사랑을 담은 말을 전할게
-
사평우공부법으로수능만점쟁취하자 1 0
아자자자잣
-
코드원 그정도임??? 3 1
ㅈㄱㄴ
-
우울증 200배 음악 3 0
으흐흐흐
<<<<사운드는 성숙해졌고, 문장은 남아 있습니다. 두 시대의 감각이 겹쳐 있는 자리에서, 90년대의 과도기의 어느 한 정점을 봅니다.
노래는 어떠셨는지요
진짜 열심히 적었는데 이 글을 보고 즐겨주실 분이 지금 시간대에 많이 없는거같네요 ㅠ.ㅠ
사운드가 ㄹㅇ 특이하긴 하네오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노력하는게 느껴지는 사운드 -

더 설멍하고싶은게 많았는데(창법의 변화, 프로듀싱 등) 그래도 잘 느껴져서 다행인거같아요.선생님 노래 취향은 잘 모르긴 하지만, 언제 한번 한국 음악을 깊게 들을 일이 있으시면 제 글이 조금 더 도움이 될수도?? 있을거라 생각해요!
오호
나만의 음악관임
아무래도 한국 음악은 어느정도 후발주자적인 성격이 있다보니, 언제 장르의 태동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도 공부해보고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