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행복 따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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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이성이 아니라 맹목적인 의지에 의해 움직인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한다고 믿지만, 실은 알 수 없는 힘에 떠밀려 잠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거품에 불과하다. 삶은 어떤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 아니라,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끝없이 자신을 갉아 먹는 것을 반복하는 과정이다.
욕망은 충족되는 순간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얼굴을 하고 다시 나타난다. 배고픔이 채워지면 무료함이 찾아오고, 무료함을 달래면 또 다른 갈증이 고개를 든다.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이 진자 운동이 인간의 삶이다. 우리는 고통을 피하려 애쓰지만, 그 결과 도달하는 곳은 권태이며, 권태는 다시 새로운 고통을 낳는다.
행복은 실체가 아니라 잠시의 부재일 뿐이다. 고통이 멎은 틈을 우리는 행복이라 부른다. 그러나 그 틈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생은 본질적으로 결핍이며, 결핍은 곧 고통이다. 그러므로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어떤 빚을 지고 있는 상태와 같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채워야 할 것을 부여받고,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채 영혼의 불꽃은 꺼져 가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도 다르지 않다. 사랑은 숭고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종의 맹목적인 자기 보존 의지가 숨어 있다. 개인의 감정은 거대한 생의 충동이 만들어낸 가면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위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각자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잠시 기대어 있을 뿐이다. 이해는 완전할 수가 없고, 고독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이 세계에 정의가 있다고 믿는 일 역시 하찮은 위안이다. 자연은 무심하고, 역사에는 반복되는 고통이 축적될 뿐이다. 진보라는 말은 인간이 스스로를 견디기 위해 만들어낸 서사일지도 모른다. 기술은 발전하지만, 욕망은 더욱 빠르게 증식한다. 조건은 개선되도, 불만은 더욱 세밀해진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부정’이다. 욕망을 확대하는 대신 축소하고, 의지를 긍정하기보다 가라앉히는 태도. 소유를 늘리기보다 필요를 줄이는 삶. 예술과 관조의 순간에 잠시 의지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일. 물론 그마저도 완전한 구원은 아니다. 다만 영겁의 파도 사이에 잠시 숨을 고르는 일일 뿐이다.
결국 인간은 세계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때 조금은 덜 고통스러워질 수 있다. 삶은 소모이다. 인간은 세계의 소음 속에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은 자신을 조금씩 잃어가다가 조용히 멈추게 될 뿐이다. 그리고 세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맹목적으로 자신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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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인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입니다.
슬프네요그 허무 속에서 행복할 방법은 전연 없는걸까요
이 글은 쇼펜하우어의 관점에 입각하여 작성하였기에 꽤나 글의 맥락과는 범주를 벗어나는 이야기입니다만, 니체적으로는 이렇게 답할 수 있겠습니다.
허무하기 때문에 비로소 스스로 의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세계에 본래의 목적이 없다면, 당신이 부여하는 목적이 곧 유일한 목적입니다. 고통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을 제거하려 애쓰기보다 견디고 넘어서는 힘을 기르는 편이 더 정직합니다. 삶이 본래 공허하다면 그 공허를 이유로 물러설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자신의 형식을 새기면 됩니다.
행복은 조건이 갖추어질 때 주어지는 보상이 아닙니다. 행복은 삶 전체를 긍정하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기쁨만이 아니라 고통까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 힘, 다시 살아도 좋다고 말할 수 있는 태도. 그것이 가능하다면 허무는 장애물이 아니라 삶의 재료가 됩니다. 의미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결핍이 아니라 자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