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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키도키히비 [1370835] · MS 2025 · 쪽지

2026-02-16 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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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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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미오 하랏테 야미오 하랏테

요루노 토바리가 오리타라 아이즈다

신나게 부르던 친구들

수만번도 더 지나간 거리에 

늘 똑같은 게임방을 가자고 조르던 13살 어린아이와

수업은 듣는둥 마는둥 섹드립만 가득하고

쉬는시간에도 노래를 떼창하며

계단을 뛰어가 편의점에서 어수선하던

그 시절 그 젤리 그 노래 그 선생님

그 꿈은 아득히 우주 저편으로 멀리 기억나지도 않고


설날 침대에 누워 꾸벅꾸벅 졸다

익숙한 노래에 번뜩 

그시절 아름다운 공기를 맡아버린

괴상망측한 인조 유기물체만이 남았다


그때부터일까

뇌에는 점점 노란 무언가로 뒤덮여 쌓이고 고정되었다

노란 것이 전뇌에 스며들어 무자비하고 강력하게

나를 막았다 오염시키고 조종하게 되었다


중3때는 가족보다 오래 시간을 보낸 친구들이 하나둘씩 공부를 했고 성적이 낮은 나는 물리적으로 멀어졌지만 우린 여전히 친했고 난 나만은 여전히 앉아만 있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항상 그래왔기에 같이 노는것만이 즐거웠고 공부의 필요성은 가질 수 없었다


그리고 시험장에서 나오고서 맡은 공기는 말했다 ‘여긴 너가 알던 세계가 아니다’ 그 이후로 난 1년간 입가에 웃음을 띄울 수 없었다. 그날 언제나처럼 공차를 마셨고 언제나처럼 함께 노래방에 갔지만 난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때 처음으로 내가 수험생이었다고 인식한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누군가 잘못되기를 바란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가장 친한 아이들이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톨이가 되는 건 싫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늘이 비웃듯 놀랍게도 나를 제외한 정말 많은 인원이 합격했고 친구 범주 내에선 사실상 나만 남게 되었다. 이후 선생님들을 찾아가 인사드리자고 할때마다 나에겐 상처를 소독하는 것같이 느껴졌으나 한편으론 나도 매번 그립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늘상 화만 내던 어느 선생님 한분이 나를 안아줬을때, 난 그 너머에서 패배자에게 주는 위로를 느껴버렸다. 그 이후로 그곳은 찾아가지 않았다


학교도 졸업을 앞두고 학원도 더 이상 나가지 않아도 되면서 평생 수많은 기둥에 둘러싸여 있던 나는 마치 무한한 호주의 농가와 같은 평야에 드러누운 자가 되었다. 평생 십덕게임이라고는 리듬게임이 전부였던 내가 원신에 빠지게 된것도 이때부터였다. 그 모든 것들의 빈자리를 티바트가 채워주는 것만 같았고 하루종일 손에서 놓지 않았으며 이후 이야기는 뻔하듯하다


고1때는 수험과목이 6개인지, 내신이 9등급제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우연히 지역에서 가장 빡센 고등학교로 들어왔다. 새로 생긴 친구들도 많았고 관계도 좋았으며 학교 생활은 조금은 불편했으나 사실 이 학교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싫었다 먼 예전에 생긴 우울증은 많이 심해져 학교에서는 흔한 학생이었으나 마치 조울증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다. 첫 중간고사를 봤을 때 결과는 뻔했고 내가 정한 해결책은 완전 도피였나보다


고2가 되기 전 방학에는 정신병이 많이 안좋아져 매일 잘못된 생각을 여러번 했다 가끔은 이상한 소리도 들었다

어느날 난 옥상에 있었다 추웠고, 휴대폰 배터리가 다닳자 할 일이 없어졌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곰곰히 생각했다.


이제 무언가를 해야했다. 난 어느순간 예전의 친구들이 미워졌다. 그들과 같이있는 방에선 전부 나가고 싶었다. sns 계정도 전부 밀었다 그리고 이제는 공부를 하기로 했다. 그 겨울에 시발점 2권을 사면서 처음 인강의 존재도 알게 되었다


망설였던 시간도 잠시, 그이후로는 순공시간이 의미없을 정도로 달렸다. 유튜브나 릴스, 좋아하던 게임들은 물론이고 노래도 듣지 않았다 눈뜨면 공부를 시작했고 밥먹을땐 단어를 외우거나 인강을 복습했고 자기전엔 몬스터를 비우고도 졸릴때까지 끄적이다 책상에서 쓰러지는 날들의 반복이었다. 친구를 잘만나 공부의 방향성을 잡거나 조언을 구하기도 쉬웠고 공부하는 방법을 많이 뺏기기도 했다


이후 이야기는 뻔할듯하다

성적은 놀랄만큼 상승했고 우리반에서는 매일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다른반에서도 회자되었다. 성적표 등급에는 1이 가장 많았고 담임 선생님이 수시상담에서 메디컬을 언급할때 공기는 나에게 다시 말했다 ‘여긴 너가 알던 세계가 아니다’ 

예전 친구들과는 금방 다시 친해졌고 적당히 둘러댈 수 있었으며 처음에는 공부하는 게 힘들었으나, 몇달 지나지 않아 초반보다 공부량은 더 늘어났음에도 계속 공부하는 건 늘 하던 것이 되었고 솔직히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여기엔 휴대폰 해야할 일 목록에는 각종 단과와 인강컨이 가득하고 밀린 탐구 과제장을 벅벅하다 지루함을 느껴 시대인재 라이브 쉬는시간의 음악을 굳이 찾아 듣다가 감기약에 졸려 침대에 누워 꾸벅꾸벅 졸다 깨어난 병신만이 남았다


수만번도 더 지나간 거리를 난 피하게 되었다. 그곳은 떠올리기 싫은 일들로 가득한 장소로 남았기 때문일까 그때의 모든것은 마음속 저 구석으로 밀어두고 쳐다보지 않기로 하였다.


몇일 전 우연히 다시 그곳을 걷게 되었을 때 난복합적인 냄새를 맡았다. 기분은 별로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난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이 이야기를 한번은 드러내어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좋아하는 노래는 같지만, 오늘 여기에는 괴상망측한 인조 유기물체만이 남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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