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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ltree [1424751] · MS 2025 (수정됨) · 쪽지

2026-02-11 22: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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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요청) 현역 분들이 1년간 느낄 감정을 이 글에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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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그저 미련하게 내신만 챙기던,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현역이었던 렐트리 입니다.


'네가 뭔데 이런 글을 쓰냐'고 물으신다면, 솔직히 저만큼 고3 내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사람도 드물 거라고 답하고 싶네요.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수기로 풀겠습니다.) 또한 그리고 각종 기상천외한 오르비언과 달리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에,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는 고3 여러분에게 제 이야기가 더 현실적으로 와닿겠다 싶어 이 글을 한번 써보게 되었습니다. 공부법 강의 같은 건 아니니, 그냥 웹소설 한 편 읽는다는 기분으로 편하게 봐주세요. 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번 써봤습니다.


2월달

아마 지금쯤이면 여러분의 겨울방학 계획도 슬슬 금이 가고 있을 겁니다. 하루 10시간 공부, 스스로와 했던 약속은 육체적·정신적 피로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겠죠. 스터디 플래너를 몇 번이나 고쳐 써봐도 결과는 비슷할 겁니다. '더 해야 하는데, 진짜 해야 하는데...' 머릿속에선 경고음이 울리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그 답답함.

하지만 괜찮습니다. 아직은 그래도 책상 앞에 앉아 있을 힘이 있으니까요.


3월달

드디어 학교에 가서 고3이 된 친구들의 얼굴을 봅니다. 개중 몇명은 공부에 전혀 관심없는 것처럼 굴고 아직까지 고2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이 이전과 다르게 책이란 것을 보기 시작하는군요. 당신은 아마 이 광경이 꽤나 새로울 겁니다. 학교의 선생님들은 3학년 내신도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하시지만 딱히 자습을 잡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당신은 아마 이 기간 학교에서 있는 대부분의 시간에 자습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시간도 잘 가고 공부도 잘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1~2주가 지나고 친해지는 친구들이 점점 생기자 다시 분위기는 어수선해 집니다. 그래도 참아야죠 3월 모의고사가 코앞이니까요.


3월 모의고사가 끝났습니다. 좋은 결과를 받아 기분이 좋을 수도 있고 아니면 처참한 결과를 받아서 우울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교육청 모의고사니까 크게 상관 없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4월달

이제 학교의 분위기는 사실상 수업시간에 폰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자습을 하거나로 갈라집니다. 선생님들은 종종 자습을 하거나 잠을 자는 학생들에게 짜증을 내지만 그래도 이전처럼 잡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이때쯤 아마 학교에서 기출을 더 보거나 입문n제를 풀고 있겠죠 3월 모의고사가 끝나서 그런가 옆에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런가 아직까지는 힘이 남아 있습니다. 학교에서 계속 자습하고 저녁을 챙겨먹고 다시 인강을 듣거나 학원에 가서 공부할 힘이 말입니다.

아마 내신 챙기는 분들은 4월 말 즈음에 중간고사를 준비하겠지요. 그래도 고3과 달리 한 2주 정도 공부하여 다행이나 지루한 암기형 공부를 하다보면 수능 공부가 점점 하고싶어질 겁니다.


5월달

중간고사가 끝나고 대충 5월 모의고사도 볼 때입니다. 5월 모의고사는 아이들이 대부분 신경을 쓰지 않기에 아마 없는 시험인듯 지나갈 겁니다. 또한 당신은 이때도 4월달과 같이 학교에서 계속 자습을 이어나갈 겁니다. 학교에 뭐 체육대회같은 자잘한 행사들이 있어 정신을 흐트러 트리지만 그래도 아직은 공부를 이어나갈 힘이 있고 오히려 하루 리프레쉬 한다고 좋아할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6월 모의고사가 코앞입니다. 정신을 차려서 꼭 6모를 잘 봐야겠다 이 마음가짐 하나로 공부를 이어가지만 슬슬 당신은 헤이해지기 시작합니다. 점점 멍때리는 시간이 많아지고 폰으로 릴스같은 것을 보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당신은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슬슬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6월달

6월 모의고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가 좋다면 당신은 지금까지의 방향이 맞았음을 깨닫고 기뻐하겠고 결과가 나쁘다면 지금까지의 과정에 회의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나왔든 당신은 점점 헤이해질겁니다. 더 이상 공부는 눈에 잘 안들어오고 하루하루 허투로 보내는 날 들이 많아질 겁니다. 당신은 그때마다 "수험생인데 열심히 해야지."라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그래 계속 열심히 해왔으니 하루 정도는 쉬어도 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쉬고싶다는 정념과 계속 싸우며 6월을 보냅니다.


7월달

이제 월초에 있는 기말고사만 다 치르면 드디어 방학입니다. 방학이 다가와서 그런가 당신의 상태는 점점 풀리기 시작합니다. 폰만 보는 나날들이 많아지고 폰을 집에 두고 오더라도 공부에 집중이 안됩니다. 독서실에 가서도 그저 멍때리거나 탭으로 캐스트나 뒤적이는 나날들이 많아집니다. 당신은 "그래, 방학때 정말 열심히 하면 돼!"라고 생각하며 지금의 나태함을 내심 합리화하려고 합니다.


8월달

드디어 방학입니다. 이제 정말로 열심히 해야죠. 당신은 플래너를 막 쓰고 n제들을 구입하기 시작합니다. 지금이 역전의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1~2주는 정말 미친 듯 공부합니다. 어쩌면 겨울보다도 더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1~2주가 지나자마자 당신은 슬슬 헤이해집니다. 공부가 머릿 속에 안들어 옵니다. 그냥 가만히 엄마한테 인강 듣는다고 가져간 태블릿으로 캐스트 영상을 보거나 게임 혹은 유튜브나 계속 보고 있습니다. 점점 이러한 나날이 늘어가며 당신은 불안감에 계속 공부해야하는데 하고 스터디플래너를 수정해보지만 버리는 스터디플래너만 많아질 뿐입니다. 수능 100일이 다가왔지만 순공시간은 처참합니다. 이러면 안됩니다! 당신은 공부를 해야하지만 정작 공부를 하지 못하는 이 상황에 매우 좌절하며 정신적 스트레스는 극에 달합니다. 원래 수험생에게 있어서 가장 큰 스트레스는 공부를 하지 않는 자기자신 입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공부를 하지 않는게 스트레스면 공부를 하면 되지 않습니까? 그러나 당신의 몸은 따라주지 않고 계속 나태해집니다.


당신의 스트레스만큼이나 버려진 스터디플래너 또한 많아지겠네요.


9월달

개학하고 나서 바로 9월 모의고사를 봅니다. 생각보다 결과가 잘 나올 수도 있고 말아먹을 수도 있습니다. 말아먹는다면 재빨리 다시 마음을 잡아야겠죠. 그리고 이제 슬슬 지구온난화때문에 뜨거워졌다 해도 아침에 등교할때 가끔 쌀쌀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이제 정말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대부분 두 가지로 나눠집니다. 나 재수할래하고 공부를 아에 놓는 아이들, 그래도 한 번에 가야지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 당신이 두 번째라고 가정했을때 당신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오히려 방학때보다 더 잘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점점 공부가 하기 싫어집니다. 몸이 안따라주는 겁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해야죠.


10월달

이제 추석입니다. 당신은 아마 추석특강이란 것을 몇개 결제해서 듣게 될것입니다. 오히려 이시기 매우 마음이 편합니다. 각종 수업듣는게 많아지거든요. 가서 수업만 들을 뿐인데 당신의 마음에 안정감이 생깁니다. 막 내가 공부하는 것 같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추석이 끝날 수록 점점 깨닫게 됩니다. 정작 내가 얻어간 것은 크게 없다는 것을요.


그렇게 추석이 끝나고 캘린더를 보니 어느새 수능이 한 달 남았답니다. 당신은 지금이라도 무언가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계속 공부를 이어나가게 됩니다.


11월달

이제 당신은 하루하루 희노애락을 다 겪으며 보냅니다. 매일 보는 실전모의고사, 점수는 천차만별입니다. 모의고사 하나에 기분이 확확 바뀝니다. 심지어 수학과 같은 경우는 어려우면 그냥 던져버리곤 합니다. 그 하루 모의고사 하나 망쳤다고 그 다음 공부가 안되는 나날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쯤 되면 당신의 체력은 아에 바닥입니다. 그냥 정신력으로 하는 겁니다. 머릿속에는 잘 내용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앉아서 하는 겁니다. 디데이의 압박이 점점 심해지고 1주를 남겼을 무렵 당신은 채념하게 됩니다. 아 내가 더 이상 바꿀 수 있는 건 없구나. 이제 반에 공부하는 아이들도 2~3명 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채념한거겠죠. 



끝맺으며.

마라톤에는 사점이라는 구간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미친 듯이 달리기를 하고 나면 뇌가 스스로 더 이상 뛰는 건 무리라 판단하고 페이스를 확 낮추는 것이죠. 온 몸이 쑤셔오고 발은 엄청나게 무거워집니다. 당장이라도 다 때려치고 포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 그 사점의 시간에서 조금만 더 버티면 우리 뇌는 상황을 인식하고 바로 모든 에너지를 달리는 것에만 투자하기 시작하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나은 페이스,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게됩니다. 그리고 그때 느끼는 그 기분 흔히 러너스하이라고 하죠,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겁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하루 일정량 이상을 공부하게 된다면 어느순간 갑자기 집중력이 확 끊기며 아무것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 너무 힘들고 지금 집중 안되는데 내일 쌩쌩한 머리에 공부하자 이런 생각이 들기 마련이죠.

수능공부의 가장 무서운 점은 내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생각은 스스로 으레 "내일도 이런 일을 해야 돼?"하고 겁먹게하기도 하고 "내일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 때문인지 솔직히 여러분들이 보내는 나날 중에서 계획을 모두 지킨 날보다 지키지 못한 날이 더 많아질 겁니다.

그렇지만 단 하루만이라도 정말 뇌가 반사적으로 집중력의 스위치를 꺼버리는 그 잠깐의 시간을 견디고 억지로 쉬운 문제라도 계속 풀어보세요. 그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당신 앞에 찾아오는 새로운 집중의 시간, 그 시간을 끝마치고 겪는 뿌듯함. 그 뿌듯함이 당신을 더욱 길게 공부하게 만들고 당신의 수험생활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한 마디만 더 하자면

저는 모두에게 각자의 노력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고 그 총량에 가까워질 수록 당연히 페이스가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당신이 한 그 정도가 당신의 최선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총량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그 모습이 가치있는게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 하나만 적고 가겠습니다.

"등을 밀어주는 건, 그때 도망치지 않았던 나 자신이다."

포기하지 않은 그 하루의 경험이 평생 당신의 등을 밀어줄 겁니다.


rare-DWG Kennen rare-DWG 트페 rare-DWG Jhin rare-DWG Le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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