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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공간 [752618] · MS 2017 · 쪽지

2026-02-11 21:58:22
조회수 106

(저격) 재미 있는 비문학 칼럼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7527650

안녕하세요 :)

일단, 제목 어그로 죄송합니다.

저는 피램 선생님을 정말 존경하고, 

저도 책을 쓰는 입장이기 때문에, 피램T는 제 롤모델이기도 하거든요!


피램 선생님이 얼마 전에 요즘 국어 칼럼들이 다 비슷하고, 별다른 내용이 없다는 글을 쓰셨더라구요.

피램 선생님의 글에 매우 동의합니다.


그러면서도 수험생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 법한,

아직 수험생들이 잘 알지 못하거나 적용하지 못하는 국어 공부법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았고,

별것도 아닌, 이름 없는 저도 국어 때문에 스트레스인 분들께

최대한, 차별화된 도움이 되고자 어그로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다룰 독해법, 공부법은 정말 처음 들으면서도

여러분께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바로 그 독해법이란 "체리피킹 독해법" 입니다.


일단, 체리피킹이 무엇이냐?

바로 구글 검색을 해 보니까 제미나이가 열심히 요약을 해 주었군요.



유리한 정보만 선별적으로 취하고 불리한 것은 무시한다..

딱 봐도 안 좋은 태도 같은데, 이걸 독해법에 적용하라니,

이게 지금 무슨 소리인가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배울 독해법의 이름은 "체리피킹"이지만,

유리한 정보를 바탕으로 불리한 정보까지도 유리하게 만드는 독해법을 배울 겁니다.


일단 바로 다음 글을 같이 읽어 보겠습니다.



여기서 "혈전 침착", "혈류 감소", "동맥 내벽" 등이 여러분의 체리입니까?

혈전이 무엇인지 정말 빠삭하게 알고 있나요?

동맥 내벽이 어떻게 생겼는지 본 적이 있나요?

정말 그게 의미 있고, 유리한 정보였나요?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래서 이런 단어에 동그라미를 치거나 집중하는 습관이 있다면,

여러분은 야생에서 맛 좋은 체리를 눈앞에 두고도 굳이굳이 독버섯을 먹으신 겁니다.


사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혈전이 침착된다"는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시험장에만 들어가면 "혈전 침착"과 같이 나에게 의미가 없는 단어에만 집중하는 독해를 합니다.


내가 의미를 알지도 못하는 단어에 집중했는데,

이 글을 읽고 나서 이해한 게 있을 리가 있을까요?


그래서 대부분 학생들은 이렇게 독해하고 난 후에 글을 요약하라고 하면,

글의 내용을 그대로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면서 

("동맥 경화 -> 혈전 침착, 혈류 감소 일어나 혈관 질환 발생"과 같이 정리합니다)

글을 이해했다고 착각합니다.


사실 이렇게 글에 쓰인 내용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독해를 하면, 독해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차라리 바로 문제부터 푼 다음에, 지문으로 빠르게 돌아오는 게 낫죠.

어차피 지문에 내가 이해한 내용이 그대로 쓰여있는데,

뭐하러 글을 읽겠어요?




하지만 우리는 조금 다르게 읽을 겁니다.

글을 읽고, 무언가 머릿속에 남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과즙이 아주 팡팡 터치는 체리부터 찾아야 합니다.

과즙이 팡팡 터지는, 그런 의미 있는 부분은 "혈전 침착"과 같은 단어가 아니라

바로 아래 형광펜 친 부분입니다.





이렇게 형광펜 친 부분에 집중하면

"동맥 경화"가 무엇인지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물질이 쌓여벽이 두꺼워지는 현상" 정도로 이해해 볼 수도 있고,

혹은 "이물질이 쌓"여서 발생하는 "혈관 질환" 정도로 이해해 볼 수 있는 겁니다.


어떤가요?

동맥 경화가 그리 어려운 개념은 아닌 것 같지 않나요?


이렇게 체리만 잘 찾으면 어렵게 쓰인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체리 수색대가 되어 보는 겁니다.



조금 더 긴 사례도 같이 보겠습니다.



윗글에서 체리를 잘 찾아내지 못한 학생들의 특징은

"PCR는 주형 DNA, 프라이머, DNA 중합 효소, 4종의 뉴클레오타이드가 필요하다"라는 문장에서

"주형 DNA", "프라이머" 등에 동그라미를 친다는 겁니다.


도대체 왜 이런 부분에 동그라미를 치는 겁니까?

그 단어를 미리 알고 있어서 의미를 읽어낼 수 있었던 것입니까?


이제 화를 그만 내고 체리를 같이 찾아 보겠습니다.



PCR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는 소중한 체리들은 위에서 형광펜으로 색깔을 발라놓았습니다. (황금 체리랄까요?)


PCR은

"DNA가 하나라도 있으면 다량으로 증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PCR은

"뭔지는 모르겠지만 4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제 여기서 학생들이 불만을 표출합니다


"아니 4개가 필요하다고만 처리하고 넘어가면, 그 4개가 뭔지 정확히 처리하지도 않고 넘어가는 건데, 이렇게 독해하는 게 맞냐?"


그러면 제가 이렇게 답변합니다.


"니가 주형 DNA를 알아? 프라이머를 알아? 근데 왜 그런 부분에 집중해?"



또 화를 내버렸네요.


하지만, 우리는 어느정도 인정을 해야 합니다.

의미를 읽어낼 수 없는 부분을 억지로 읽어내봐야 결국 지문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밖에 안 됩니다.


차라리 이런 부분을 물어보는 문제가 나오면, 그냥 빠르게 지문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PCR은 4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4개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선지가 있으면,

이 문장으로 돌아오면 그만이죠.


그리고 그 4개가 무엇인지는 또 이어서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글을 또 읽으면서 새로운 황금 체리를 찾아 나서면 됩니다.



주형 DNA 중에서 "증폭하고자 하는 부위"가 바로 표적 DNA입니다.

즉, PCR은 DNA를 한 개가 있더라도 증폭시켜주는 친구였는데,

그 DNA가 표적 DNA였고, 그걸 부분을 포함하는 전체가 주형 DNA임을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이 글을 읽고 글을 잘 읽는 친구들은 다음과 같이 사고합니다.

"전체 중에 증폭하려고 하는 부위가 있구나"


여기서 중요한 건 "주형 DNA", "표적 DNA"라는 맛없는 요소에 집중하지 않고,

맛있는 요소만 머리에 남겼다는 거예요.


그리고 나머지 프라이머, 중합효소도 똑같이 황금 체리를 찾아 볼까요?




프라이머는 앞에서 말한 증폭 시키려는 그 부위의 "일부분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부위와 "결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프라이머가 뭔진 몰라도 "증폭시키려는 부위와 동일해서 결합"하는 게 있다는 겁니다.


또한 DNA 중합 효소는 "DNA를 복제"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읽고, 체리만 잘 찾았다면 윗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PCR은 DNA를 증폭시키는데,

일단 증폭시키려는 부위가 있고, 그 부위에 어떤 비슷한 친구가 결합하면, 어떤 애가 복제시켜준다.


반면 글 읽는 느낌이 없는 친구들은 다음과 같이 읽습니다.

PCR : DNA 한 분자라도 있으면 증폭

주형 DNA : 시료에서 추출, DNA 증폭의 바탕

표적 DNA : 주형 DNA에서 증폭하고자 하는 부위

프라이머 : 표적 DNA의 일부분과 동일한 염기서열인 짧은 단일 가닥 DNA, 표적DNA의 시작과 끝에 겨합
DNA 중합 효소 : DNA 복제, 뉴클레오타이드를 순서대로 결합하여 이중가닥 DNA를 생성


이 친구가 선택한 것 중에 체리가 아닌 맛없는 요소가 얼마나 많은지 구경해 보세요!



저는 수능 영어도 이런 능력이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수능 영어를 "쉽게 쓸 수 있는 것""어렵게 쓴다"고 비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어렵게 쓰인 글""쉽게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윗글은 "제인이 밥을 먹었다"는 내용을 수능이라면 더 어렵게 썼을 거라고 비판하는 요지의 글입니다.

수능 영어 글을 못쓴다고 비판하기에는 필자도 문장력이 그리 좋은 수준은 못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아래와 같이 어렵게 쓰인 글 혹은 개판 5분 전인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군지도 모를 제인이라는 사람은

"남자친구가 있고",

"요리하여 영양소섭취"했다고 합니다.


남친이 있는 건 왜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쉽게 말해서 요리해서 먹었다는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겠죠?



이제 마무리를 할 시간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올해 수능을 잘 봐야 하는데, 

수능에 있는 글이 어렵다고 비판해 봐야, 올해 당장 수능이 바뀌지는 않는단 말이죠.


즉, 수능이 어렵다고 비난할 게 아니라,

일단 수능을 요령껏 잘 보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위는 제가 최근에 본 글인데,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성악으로 유학을 갔을 때 알바를 하는데,

알바를 하면서도 

1) 나는 여기서 썩을 인재가 아니라고 생각한 자들과

2) 어떻게 이 그릇을 효율적으로 닦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자들로

유형이 나뉘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중 성공한 사람은 1)이 아니라 2)였다는 것이죠.


흔히들 큰 꿈을 가지고, 설거지를 하면서도 언젠간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주인공이고 성공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금 눈 앞에 있는 설거지부터 빠르게 효율적으로, 영리하게 하는 사람이 어느 분야든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능 국어, 영어가 왜 필요한지도 모르겠고, 왜 굳이 어렵게 쓰는지도 모르겠다고

"수능만 끝나봐라! 난 반드시 성공한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보다

"일단 이 눈 앞의 수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빠르게 정복해야지"라는 마음을 갖는 게 성공에 더 가깝다는 겁니다.


당연하지 않나요?

어떤 일이든 일단 맡았다면 효율적으로, 영리하게 하려는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일, 본업을 할 때도 더 효율적이고 영리하게 할 테니까 말이죠.


수능 국어는 그래서 여러분이 더욱 영리하게, 요령껏, 그리고 효율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그 효율과 요령이란 "의미도 없는 맛없는 요소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바로 "의미가 있는 맛있는 체리부터 피킹""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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