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만점, 약대 합격, 의대 예비 받고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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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표보다 먼저 바뀐 것은 생활이었다
재수가 시작되기 전, 내 수능 성적표에는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23332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노력의 방향이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길었지만, 하루가 끝나면 “오늘 무엇이 남았지?”라는 질문에 선뜻 답할 수 없었다.
안성 이투스에서의 1년은 내 공부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의 시기였다. 그러나 그 변화는 어떤 특별한
커리큘럼이나 누군가의 강한 통제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생활의 리듬이었다.
기상, 식사, 자습, 취침이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반복되자, 선택해야 할 것들이 줄어들었다.
그 덕분에 나는 “오늘 공부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대신, “어디까지 이해하고 갈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성적 상승의 비밀은 ‘덜 하기’였다.
23332에서 12212로의 변화는 겉으로 보면 엄청난 도약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 체감은 조금 달랐다.
나는 더 많은 문제를 풀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덜어냈다.
이해하지 못한 채 넘기는 문제집,
틀렸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오답,
‘남들이 하니까’ 듣는 강의
이런 것들을 하나씩 정리했다.
특히 오답 노트는 “틀린 문제 모음집”이 아니라, 내 사고의 실패 기록으로 바꾸었다.
“왜 이 선택지가 그럴듯해 보였는가”,
“문제를 읽을 때 어떤 단어를 무시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오답은 기록하지도 않았다.
국어 100점은 재능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였다.
국어 100점은 종종 ‘타고난 감각’의 결과처럼 이야기된다. 하지만 나는 국어를 감각이 아닌 기술로 접근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세 가지였다.
문장은 항상 이유를 갖고 쓰인다
지문에 나오는 문장 하나하나를 “이 문장이 왜 여기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읽었다. 작가의 친절함을 믿는 연습이었다.
선지는 지문의 말을 절대 이기지 못한다
그럴듯한 선지를 고르는 연습이 아니라, 지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오는 연습을 했다. 판단하지 말고 대조했다.
틀린 문제를 오래 붙잡지 않는다
대신, 같은 유형의 지문을 다시 읽었다. 국어는 문제를 푸는 과목이 아니라, 문장을 해석하는 근육을 키우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비법은 없었다. 다만, 국어를 ‘맞혀야 하는 시험 과목’이 아니라 ‘사고를 점검하는 도구’로 대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약대를 목표로 한다는 것의 무게
약대를 목표로 삼았을 때, 공부의 태도도 달라졌다. 점수만이 아니라 정확성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애매하게 맞히는 문제보다, 확실하게 이해한 문제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이는 탐구 과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식 암기보다 개념의 연결, 단편 지식보다 맥락을 우선했다. 기숙학원은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그것이 성공의 원인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같은 공간에서도 방향을 잃는 사람은 있었고,
나는 운 좋게도 나에게 맞는 리듬을 찾았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성적표보다 오래 남는 것
12212라는 성적과 이화여대 약학과 6년 장학생 합격은 분명 값진 결과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내가 가장 크게 얻었다고 느끼는 것은 혼자서 공부를 관리할 수 있다는 감각이다.
누군가 옆에 없어도,
시간표가 주어지지 않아도,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
공부는 결국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사실을, 그 1년 동안 매일 확인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덜 흔들리고, 덜 욕심내고, 대신 더 정확해지는 것.
그것이 내가 23332에서 12212까지 걸어온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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