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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 [1207646] · MS 2023 · 쪽지

2026-02-01 14:07:56
조회수 208

각자 좋아하는 시나 시구절 적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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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백석-흰 바람벽이있어

이성복-서해 좋아해요


시는 아닌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이게 저랑 사고방식이 너무 똑같아서 좋아함.,

rare-첼시의 챔스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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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우카남편 · 1428931 · 02/01 14:08 · MS 2025 (수정됨)


    너무 길다

  • 개새끼 · 1207646 · 02/01 14:10 · MS 2023

    ㅋㅋㅋ

  • 수능치노 유니 · 1243032 · 02/01 14:09 · MS 2023

    계속해서
    매섭게
    쏘겠어

  • 개새끼 · 1207646 · 02/01 14:09 · MS 2023

    내게 전성기는 없어

  • 27수능만점자. · 1357882 · 02/01 14:09 · MS 2024

    죄속에서 날
    대속해주신 주
    운명의 추 악전고투

  • U0x0U · 1435514 · 02/01 14:09 · MS 2025

    모란이 피기까지는!!

  • 개새끼 · 1207646 · 02/01 14:09 · MS 2023

    찬란한 슬픔의 뭐시기 맞죠?!

  • U0x0U · 1435514 · 02/01 14:10 · MS 2025

    네네

  • 쟈니퀘스트 · 1140651 · 02/01 14:09 · MS 2022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 황동규 작. 《즐거운 편지》 Ⅰ

  • 개새끼 · 1207646 · 02/01 14:09 · MS 2023

    ㅠㅠ
    너무 좋죠 이거

  • 공간지각력이깃든하늘펜 · 1420036 · 02/01 14:09 · MS 2025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 개새끼 · 1207646 · 02/01 14:10 · MS 2023

    읽어보고옴

  • PointBreak · 1421309 · 02/01 14:09 · MS 2025

    금별뫼, 「문턱」

  • PointBreak · 1421309 · 02/01 14:14 · MS 2025

    나 차단당함?
  • 개새끼 · 1207646 · 02/01 14:14 · MS 2023

    아 이거 방금 찾아보고옴

  • PointBreak · 1421309 · 02/01 14:14 · MS 2025

  • 빨간미쿠 · 1118804 · 02/01 14:10 · MS 2021

    중학교때내별명은

  • 개새끼 · 1207646 · 02/01 14:12 · MS 2023

    코코볼

  • [질래4바를] · 1444220 · 02/01 14:11 · MS 2026

    서울대는 남의 대학
    창 밖에 관악이 속살거리는데
    미적을 밝혀 킬러를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인재를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평형 내밀어
    눈물과 합격으로 잡는 화2의 악수

  • 개새끼 · 1207646 · 02/01 14:12 · MS 2023

    부남력 얼마나 높은지 감도 안잡힘 ㅅㅂ

  • 유우카남편 · 1428931 · 02/01 14:13 · MS 2025

    으아 시에서 냄새가..우욱....

  • 슈능샤프 · 1297395 · 02/01 14:11 · MS 2024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유치환, 생명의 서 1장
    조지훈, 승무

  • 개새끼 · 1207646 · 02/01 14:11 · MS 2023

    하이얀 고깔

  • 슈능샤프 · 1297395 · 02/01 14:12 · MS 2024

    고이 접어 나빌레라
    표현이 너무 예쁨뇨 ㄹㅇ이

  • 개새끼 · 1207646 · 02/01 14:12 · MS 2023

    뭘좀 아는 친구일세

  • 악마숭배자 · 1438323 · 02/01 14:12 · MS 2025

    N수선언문 - 버서크닉

  • 개새끼 · 1207646 · 02/01 14:13 · MS 2023

    가자 관악으로~

  • 슈능샤프 · 1297395 · 02/01 14:14 · MS 2024

    들리는가
    이것은 평범한 양민들과는 그 스케일자체를 달리하는 한 사내의 거대한 열정과 청춘이다

  • 개새끼 · 1207646 · 02/01 14:14 · MS 2023

  • 노르웨이숲비둘기 · 1439666 · 02/01 14:12 · MS 2025

    김춘수-겨울밤의 꿈
    국어지문에서 영어를 본게 처음이라 특이하게 기억에 남은 시인데 공룡이 석탄이 되어 사람들이 겨울을 날 수 있게 해준다는 스토리인걸 알고 더 좋아진 시

  • 개새끼 · 1207646 · 02/01 14:13 · MS 2023

    발상이 좋군요

  • ユキトキ · 1435500 · 02/01 14:16 · MS 2025

    윤동주-병원

  • 야라다이스조교 · 1445837 · 02/01 14:16 · MS 2026

    시는 아니지만
    한로로님 가사를 참 좋아합니다

  • S1NHANA3Q · 1305084 · 02/01 14:22 · MS 2024

    나는 항상 고개를 떨구기만 해
    그걸로 됐어. 구부정한 모습 그대로 호랑이가 되고 싶으니까
    -청춘콤플렉스

    매분매초가 기적이고 찰나의 반짝임이야
    매일의 틈새에 의지여 잠들어라
    -빛속으로

  • 소햄지 · 1381697 · 02/01 15:54 · MS 2025

    빛속으로 가사 너무 예쁨 ㄹㅇ

  • Hanako Nana · 1339977 · 02/01 14:23 · MS 2024

    그런데 오, 내안으로 들어오는 배여
    아무 소리 없이 밀려들어오는 배여

  • 개새끼 · 1207646 · 02/01 14:24 · MS 2023

    헐 저 이거 진짜 좋아함
    장석남님 시
    25수능 출제

  • Hanako Nana · 1339977 · 02/01 14:24 · MS 2024

    이거 수특 나왔을때부터 좋았음요 ㄹㅇ

  • 개새끼 · 1207646 · 02/01 14:25 · MS 2023

    ㄹㅇ...
    완전 너무 상황이 잘 그려지고...
    너무 제얘기 같았음

  • 하빵하냥 · 1127001 · 02/01 14:35 · MS 2022 (수정됨)

    도종환 흔들리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27수능만점자. · 1357882 · 02/01 14:36 · MS 2024

    유연한 남탓, 사고하지 않기

  • 소햄지 · 1381697 · 02/01 15:53 · MS 2025

    푸른
    가을

  • 불연속미분가능 · 1007587 · 02/01 16:30 · MS 2020

    능금 - 김춘수

    1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2
    이미 가 버린 그날과
    아직 오지 않은 그날에 머물은
    이 아쉬운 자리에는
    시시각각의 그의 충실만이
    익어간다.
    보라,
    높고 맑은 곳에서
    가을이 그에게
    한결같은 애무의 눈짓을 보낸다.

    3
    놓칠 듯 놓칠 듯 숨 가쁘게
    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
    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
    푸르게만 고인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
    우리들 두 눈에
    그득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

  • 불연속미분가능 · 1007587 · 02/01 16:30 · MS 2020

    동사 '부딪치다' - 요시노 히로시

    어느 날 아침
    텔레비전 화면에 나온 한 명의 여성
    일본 최초의 맹인 전화교환원

    그 눈은
    바깥세상을 흡수하지 못하고
    빛을 밝게 반사시키고 있었다.
    몇 해 전 실명했다는 그 눈은

    사회자가 그녀의 출퇴근 모습을 소개했다
    '출근 첫날만 어머니의 도움을 받았고
    그 후로는 줄곧
    혼자서 출퇴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근무를 시작한 지 오늘로 한 달
    편도로 거의 한 시간 동안 만원 전철을 타고……'
    그리고 물었다
    '아침저녁으로 출퇴근하기 힘드시죠?'

    그녀는 대답했다.
    '네, 힘들긴 힘들지만
    여기저기 부딪치면서 걷기 때문에
    그럭저럭……'.

    '부딪치면서…… 말인가요?'라고 말하는 사회자
    그녀는 미소 지었다.
    '부딪치는 것이 있으면
    오히려 안심이 되는 걸요'.

    눈이 보이는 나는
    부딪치지 않고 걷는다.
    사람이나 물체를
    피해야만 하는 장애물로 여기며.

    눈이 보이지 않는
    그녀는 부딪치며 걷는다.
    부딪치는 사람이나 사물을
    세상이 내민 거친 호의로 여기며.

    길 위의 쓰레기통이나
    볼트가 튀어나온 가드레일과
    몸을 난폭하게 치고 지나가는 가방과
    울퉁불퉁한 보도블록과 조바심 내는 자동차의 경적

    그것들은 오히려
    그녀를 생생하게 긴장시키는 것
    친근한 장애물
    존재의 촉감

    부딪쳐 오는 모든 것들에
    자신을 맞부딪쳐
    부싯돌처럼 상쾌하게 불꽃을 일으키면서
    걸어가는 그녀

    사람과 사물들 사이를
    눅눅한 성냥개비처럼
    한 번의 불꽃도 일으킴 없이
    그냥 빠져나가기만 해 온 나

    세상을 피하는 것밖에 몰랐던 나의
    눈앞에
    갑자기 나타나
    세게 부딪쳐 온 그녀

    피할 겨를도 없이
    나가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나에게
    그녀가 속삭여 주었다.
    부딪치는 법, 세상을 소유하는 기술을.

    동사 '부딪치다'가
    그곳에 있었다.
    한 여성의 모습으로
    미소 지으며.

    그녀의 주위에는
    물체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짓 한 번에 곧바로 노래를 부를 것처럼
    다정한 성가대처럼.

  • 불연속미분가능 · 1007587 · 02/01 16:31 · MS 2020

    훗날의 추억으로 - 다치하라 미치조

    꿈은 언제나 돌아가고는 했다, 산기슭의 외로운 마을로
    이삭여뀌에 바람이 일고
    귀뚜라미의 노래 멈추지 않는
    고요한 오후의 숲길을

    화창하게 푸른 하늘에는 햇볕이 비치고 화산은 잠들어 있었다
    ─ 그리고 나는
    보아 온 것을, 섬들을, 파도를, 곶(串)을, 햇빛과 달빛을
    아무도 듣지 않는 줄 알면서도 이야기를 계속했다…

    꿈은 더 이상 앞으로는 나아가지 않는다
    모두 다 잊어버리자고 생각하여
    잊어버렸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리고 만 때에는

    꿈은 한 겨울의 추억 속에 얼어붙겠지
    그리고 그것은 문을 열고 적막함 속에
    무수한 별빛에 비친 길을 지나가겠지


    흐린 하늘 - 나카하라 츄야

    어느 아침 나는 하늘 속에
    검은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보았다.
    펄럭펄럭 그것은 나부끼고 있었는데
    소리는 안 들렸다 너무 높아서.

    나는 잡아당겨 내리려고 했었지만
    줄이 없어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깃발은 펄럭펄럭 나부끼고 있을 뿐
    하늘 깊숙한 곳에 날아가는 것 같이.

    이런 아침을 소년 시절에도,
    자주 보기도 한 것으로 나는 기억한다.
    그때는 그것을 들판 위에서,
    이제는 도시의 기와지붕 위에서.

    그때와 지금 세월은 지나고,
    이곳저곳 장소는 달라졌어도,
    펄럭펄럭 펄럭펄럭 하늘에 홀로,
    지금도 변함없는 저 검은 깃발이여!


    또 어느 밤에 - 다치하라 미치조

    우리는 서성거리겠지 안개 속을
    안개는 저 산 멀리 흘러 달 표면을
    화살처럼 스치며 우릴 감싸 안겠지
    재의 장막처럼

    우리는 헤어져 가겠지 알지도 못하고
    알리지도 못한 채 마주쳤던 저
    구름처럼 우리는 잊어버리겠지
    물살처럼

    그 길은 은빛의 길 우리들은 가겠지
    홀로 떠나…(한 사람은 한 사람을
    해 질 녘에 왜 기다리는 법을 배웠는지)

    우리는 다시 만나지 못하겠지 옛날 그리워하던
    달의 거울은 그 밤을 비추고 있었다고
    우리는 다만 그 말만 반복하겠지

  • 불연속미분가능 · 1007587 · 02/01 16:32 · MS 2020

    도서관 혹은 책벌레가 내뿜은 꿈 - 다카히시 무쓰오

    먼 옛날 진(辰)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천한 자가 있었다. 어려서부터 글을 사랑함이 음탕함에 가까웠다. 집은 가난하고 서적 또한 궁핍하여 빌려 읽은 책을 금세 독파하고, 빌려 읽기를 가까운 곳에서 먼 곳까지 미치니. 열다섯에 이미 온갖 글을 터득하여 나라 안에 견줄 자가 없었다. 이 말이 임금의 귀에까지 들어가 도서관 관료로 천거되었다. 진은 굉장히 기뻐하여 종일 도서관을 떠나지 아니하더니 결국 서두(書蠹)라는 책벌레가 되었다. 서두는 책을 갉아 먹고 책을 양식으로 삼았다. 그것이 들통나, 그는 포박당해 물속에 내던져졌다. 갉아먹던 책과 함께 묶어서 수장시킨 것은 그나마 글을 좋아하는 임금이 베푼 작은 인정이었다. 진은 물밑에 가라앉아 대합조개가 되었으며, 이를 이르기를 진(蜃)이라 하였다. 언제나 물밑에서 이끼를 먹고 일곱 색깔로 기를 내뿜어 파도 위에 누각을 지었으니, 사람들은 이것을 서루(書樓)라고 하였다. 임금이 불쌍히 여겨 슬픈 신기루에 대한 시를 지었다는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전해지지 아니한다. 지금 동쪽 바다에 독서만 해서 세상일에 어두운 한 서치(書痴)가 있으매, 진의 후예라 칭하기에는 인생의 목표가 아주 낮고, 큰 조개도 아니어서 그보다 작은 벌레에 비견된다. 하루는 쓰러져가는 집에서 선잠을 자다가 환상으로 서루의 오각(五覺)을 보았고, 거기서 광시(狂詩) 다섯 편을 얻었다. 혹은 꿈에서 임금의 잃어버린 그 시 속에 몰래 숨어 들었고 한다. 환상의 수문장 선재 굴황동자 (幻厦守門善財窟荒童子)

    흙의 도서관 혹은 진흙을 읽는 사람

    사상의 불후, 진리의 영원을 말하는 사람이여
    네가 생각해야 할 것은 흙으로 이뤄진 도서관, 진흙의 책
    원래 시간의 하늘 높이 솟은 예지의 성, 신비로운 지혜로 새겨진 이름
    시간의 흐름은 흙더미 벽을 갉아먹어 평평하게 만들고
    진흙의 책판을 뒤틀어서 녹여 본래의 진흙으로 되돌려 놓았지만
    흙의 불후, 진흙의 영원히 시작된 것은 그때부터였고
    그대가 찬탄해야 할 것은 흙과 하나가 된 흙의 도서관
    그대가 해독해야 할 것은 진흙에 싸인 진흙의 책
    그 앞에 있는 그대 또한 불후의, 영원한 진흙의 입상

  • 불연속미분가능 · 1007587 · 02/01 16:33 · MS 2020

    물의 도서관 혹은 흘러가는 교훈

    손가락 끝에 침을 뱉어 페이지를 넘기는 나쁜 버릇과도 같은 희열은
    모래 너머 물새들이 떨어지는 저 아득한 녹색 흘수선에서
    고개 흔드는 갈대들의 뿌리에 속삭이는 갈대들의 어머니이고 연인인 물
    갈대를 삶아 얇게 편 종잇조각이 있고 그걸 넣은 갈대 바구니가 있다면
    그 전에 물의 종잇조각이 있고, 그걸 담은 물 바구니가 있어도 좋으리라
    물의 페이지를 넘기는 건 두 발로 물줄기를 뚫어 두 손을 물줄기에 담그는 것
    우리의 눈먼 손끝이 읽는 물의 지혜는 만물을 사랑하는 책과 같은 것,
    책을 사랑하는 것은 흐르는 물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한 후
    물의 책의 모든 페이지는 사라지고 물의 도서관은 흘러간다

    불의 도서관 혹은 문자들의 황홀함

    고대의 낮과 중세의 밤을 담아 포악한 광신의 불이 타올랐다
    수백 곳 도서관의 수 만권 책에 대해 사람들은 온갖 애도의 말을 하지만
    불꽃의 팔에 안겼을 때의 문자들에서 황홀함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시인의 두개골에서 흐르는 글자에 베껴 쓴 펜촉에 정착된 순간부터
    문을 내린 여러 겹의 철문, 사슬에 묶인 가죽표자에 보호를 받아
    문자들은 포로가 된 처녀처럼 떨면서 그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 가죽 표지든 철문이든 막다른 곳은 불의 노략질과 능욕을 맞는 문
    도서관의 마지막 은밀한 꿈은 불꽃의 손가락에 놀아나고 불꽃의 혀가 핥아서
    수난당한 불과 더불어 일어나 어두운 하늘로 두 손을 뻗는 꿈

  • 개새끼 · 1207646 · 02/01 16:33 · MS 2023

  • 불연속미분가능 · 1007587 · 02/01 16:33 · MS 2020

    바람의 도서관 혹은 책의 종말

    지금 드러누운 내 눈앞을 읽다 만 책을 넘기는 바람이
    모든 페이지를 찢는 격렬한 바람으로 바뀌는 건 어렵지 않다
    모든 행이 날아가고 모든 문자를 잃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아마도 이렇게 많은 연대기가 마지막 한 장까지 찢겨나가고
    왕가의 출생과 업적의 공과를 이야기하는 정직한 미사여구는 토막이 나고
    세상의 네 방향 끝까지 끌려다니며 잃어버리기도 했으리라
    모든 책의 모든 페이지가 애도를 표한 후에는 바람의 책, 바람의 페이지
    시작도 끝도 없는 책의 수납에 기둥도 마룻대도 없는 바람의 도서관
    바람의 글자로 된 바람의 시는 바람에 대해서만 말할 것이다

    하늘의 도서관 혹은 피의 거울로서의 우리들

    땅끝의 구름 뒤에서 어떤 목소리가 무(無)의 무, 공(空)의 공이라고 말한다
    그런 무의 서적, 공의 도서관을 찾는 여행의 끝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노을 지는 벽에 우리의 뼈를 하늘까지 닿도록 조립해 쌓아 올린 책장
    거기에 채워지는 책들도, 그 종이도, 무두질한 우리의 살갗
    무두질한 가죽 위에 쓰인 글자는 우리의 흐르는 피로 만들어진 잉크
    피로 염색된 종이를 책으로 묶는 실은 우리 몸의 신경 더미
    이러한 책과 이 도서관이 무이고 공이라 한다면
    무이고 공인 우리의 거울이 이러한 책과 이 도서관
    혹은 우리야말로 도서관과 책의 피비린내 나는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