懷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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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닐까. 인간이라는 고등한 지적 생명체는 더 이상 삶의 이유를 번식과 종의 지속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사람됨의 기초이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죄로 여긴다. 어쩌면 사랑에서 행복을 찾을지도 모른다. 나기를 외동으로 나고 자랐고, 부모님 두 분께서 나에게 모자람 없이 길러주셨기에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것은 외동의 장점이다. 그럼에도 어릴 적부터 동생을 바라왔다. 주변에 형제자매가 있는 친구들을 의식해서였을 수도 있고, 애초에 천성이 외로움을 잘 타는 것일 수도 있다. 외동의 단점으로는 부모님의 혼도 혼자서 다 감당해야한다는 것이다. 엄마는 나를 강하게 키웠다. 골프채, 야구방망이로 맞는 그런 미친 집안은 아니었지만, 회초리와 구둣주걱으로 종아리와 손바닥이 찢어지기 전까지 맞아본 적도 있고, 팬티 한장만 걸치고 추운 밤에 놀이터를 돈 적도 있다. 집에서도 으레 몇 번 쫓겨난 적이 있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엄마랑 싸운 적이 없다. 엄마랑 싸우는 건 저때 이미 포기했다. 엄마를 작은 주먹으로 때린 적도 있었고, 거짓말도 종종 했고, 손버릇도 안 좋았다. 그래서 많이 혼났다. 혼날 만한 짓을 해서 혼났다. 그래서 이제는 별의 별 가스라이팅을 당해도 별 감흥이 없다. 왜 가스라이팅이라고 생각하냐면 혼나고 나서는 엄마가 항상 안아주고 달래줬기 때문이다. 다 나를 생각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말과 함께. 아무튼 그랬기에 이걸 분산시켜줄 만한 나의 대역을 원했던 것일 수도 있다. 혼자서도 잘 논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언제나 게임을 할 때도 솔플 전용 게임보다 멀티플레이가 되는 게임을 좋아했다. 주류, 지금말로 인싸에 들지 못하고 언제나 겉돌았지만, 상처받지 않으려고 했다. 친구들은 항상 바빴다. 언제언제 나랑 같이 놀래? 하면 아 그때는 쟤랑 놀아야 해서 안 된다고 했다. 같이 놀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도 무리의 밖에 있는 나에게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작은 동네였다. 옆에는 신도시가 있었다. 그러나 내가 사는 곳은 고작 낡아빠진 아파트 한 단지와 초등학교 하나, 그리고 주변에는 논이 전부였다. 신도시에 있는 학원을 가려면 차를 타고 나가거나, 그 학원이 우리 집까지 셔틀을 운행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대형학원을 다녔다. 그건 차치하고 옛날에 닌텐도를 정말 가지고 싶었다. 유희왕도 정말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졸라도 부모님은 내게 닌텐도를 사주지 않았다. 주변에 간단한 덱을 살만한 문구점조차 없었다. 설령 학원 쉬는시간에 나갈 수 있다 하더라도 용돈이 없었다. 언제나 부러웠다. 그땐 부모님을 탓했다. 내가 무리에 못 끼어드는 것은 닌텐도가 없기 때문에, 유희왕 카드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 자라서는 클래시로얄이 유행했다. 그런데 나는 스마트폰이 없었고 폴더폰을 가지고 있었다. 친구들은 다 통학 버스에서 클래시로얄을 하는데 나는 같이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과 친해질 수 없는 것이라고 믿었다. 정말 그랬을까. 나는 그 동네에 대한 좋은 기억을 위주로 갖고 있었다. 최근에서야, 아마 몇 개월 전에 엄마와 이 주제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다. 엄마는 그 동네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했다. 내가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그로 인해 상처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작고 폐쇄적인 동네여서 엄마들 간의 정치질이나 텃세 같은 것도 있는 듯했다. 엄마와의 대화 후에 조금은 그 동네에 대한, 좋기만 했던 이미지를 바꾸게 되었다. 정말 그곳에서 좋은 기억만을 가지고 오지는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그 대화 전에는 예전 초등학교 애들을 다시 만나서 놀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실제로 고등학교 쯤 와서 스마트폰을 얻게 된 이후에 어쩌다 연락이 된 친구가 한 명 있었다. 카톡으로도 가끔 생일을 챙겨주었고, 안부인사를 하며 야 언제 한번 보자 그런 말을 했었다. 그땐 진심이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보고 싶진 않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제대로 된 진정한 친구를 못 사귄 것 같다. 나만 졸졸 따라다니는 을의 관계에서 뭐가 좋다고 그렇게 비굴하게 살았을까. 항상 관심과 우정, 사랑을 갈구하며 살았고, 제대로 충족되지 못한 삶을 산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도중에 이사를 가게 되었다. 태어나서부터 자란 동네는 아니었지만, 내게 유치원 이전의 기록은 거의 없다. 플래시백처럼 몇몇 장면만이 아슬하게 기억날 뿐. 기억력이 안 좋아서인지 지금은 중학교 시절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튼 내게 기억이 나는 집은 그 동네의 집이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내가 고향이라고 할 만한 곳을 떠난 것이다. 집 근처의 신도시 옆에서 또 다른 신도시를 개발하고 있었고, 그 곳에 이모가 청약에 당첨되어 우리 가족이 전세의 형태로 들어가게 되었다. 신도시와 함께 새로 지어진 학교였기에, 다들 초면이었다. 새 학교에는 2반까지 있었는데, 1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1반에서 일주일 정도 지내고 3반으로 반이 옮겨졌다. 6학년 3반은 6명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유치원 마냥 가운데에 담임선생님을 두고 반원 꼴로 학생들 책상을 둘러 앉았던 기억이 있다.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사람이 늘었고, 2학기가 무르익을 때 쯤에는 1,2반과 비슷할 만큼 사람이 모이게 되었다. 원년멤버 6명 중에서 소울메이트라고 부를 만한 친구를 얻게 되었다. 아마 내 기억 상으로는 6학년 이후로는 같은 반을 못했던 것 같다. 중학교를 같은 학교에 진학하였고, 조금은 거리가 있는 학교였기에, 그 친구 어머니께서 차로 나를 같이 등하교 시켜주기도 하셨다. 그 친구는 부잣집이었다. 아파트야 뭐 한 동네에 있는 아파트 집값이 얼마나 차이나겠냐마는, 아버지가 대기업 출신인 것에 모자라 집안 자체가 그냥 잘 사는 가문이었다. 사촌들은 미국에 살고, 미국에서 유명한 대학들에 가 승승장구하며 살고, 외가 쪽에서도 국내에서 주름 좀 잡는 곳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중학교에서 다른 반에서 지냈기에 사이가 조금은 소원해질까 걱정을 했지만서도 잘 지내왔다. 몇 번씩 서로의 집에 방문해 놀기도 하고... 교류가 뜸함에도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친분을 이어나가는 것은 서로 코드가 맞아서일 것이다. 나는 entp이었고 걔는 intj였다. 서로를 이해하고 이끌고 약간은 괴짜스러운 면모도 있었고. 걔는 성공할 사람이다. 걔가 말하기로는 나의 지분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오롯이 걔가 일구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6 때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내가 조금 더 아는 게 많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이사오기 전부터, 계속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했고, 약간은 소질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약간이다. 교내에서는 수학 대회에서 금상~은상을 왔다갔다할 정도였을지도 모르지만, 전국 단위의 경시대회에서는 한번도 입상하지 못했었다. 끝무렵, 아마 중학생 때 코로나가 터질 때 쯤에서나 1차 통과를 간신히 해봤던 것 같다. 내 친구가 이사오게 된 이유도 나랑 비슷했다. 원래 살던 동네에서 약간 왕따를 당했다나. 암튼 내가 걔한테 수학 과학을 알려주는 것을 통해 나를 멘토로 삼고 성장한 모양이다. 적어도 본인은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었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아마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걔가 날 뛰어넘었을 것이다. 나는 영재학교 대비를 하며 지냈고, 걔는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자유롭게 했다. 내신은 그렇게 안 좋았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그 중학교 건너에 있는 곳으로 진학을 했으니. 서로 대화할 때 미적분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걔는 중학생 때 이미 스튜어트 미적분 9판으로 공부했던 걸로 기억한다. 걔는 엄청난 놈이었다. 적절한 때에 기회를 못 만났다면, 조금 늦게 만났다면 제대로 발아하지 못했을 인재이다. 본인도 그걸 알기에 날 띄워주는 것이다. 아마도. 내가 중학생 3학년이 되었을 쯤에 부모님이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청약이 붙었다. 그쪽으로 이사를 가면서, 등하교도 같이 안 하게 되었다. 아니 이미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걔네 집에 놀러간 적이 없던 것 같다. 걔네 어머니께서 요리를 참 잘하셨는데 말이야. 약간은 그리울지도?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얇지만 진하게 이어진 것 같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얼굴을 1년에 한두번 정도만 본 것 같다. 사실 우리는 얼굴을 보고 만나지 않아도 이어져있으리라 믿는다. 엄마가 참 좋아하는 몇 안 되는 내 친구 중 하나인데, 엄마가 하도 걔랑 만나라고 보채서 연락을 해보니, 걔가 만나서 뭐 할 거냐고 물었다. 딱히 없었다. 그래서 그냥 안 만나기로 했다. 성인이 되었으니 술이나 한잔하자고나 나중에 다시 연락해봐야겠다. 암튼 고등학교 때 걔는 한 수학 난제에 꽂혀 난제를 푸는 것에 집중했다. 나도 옆에서 간간히 도와줬다. 미약하지만, 영재학교 대비 공부를 하면서 배운 정수론적인 지식이 있었으니 걔가 쓰는 풀이에서 결함이 없는지 정도는 같이 봐줄 수 있었다. 초반에는 아마 논문의 제2저자로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갈수록 내 영향이 줄었기에 저자 목록에서 나는 빠지는 것으로 합의했다.
ㅈㄴ 병신같이 쓴 거 압니다. 중간에 어떤 말 추가하려고 문맥 파괴한 것도 많고 그럼.
2부는 고등학교 때 사귄 또 다른 친구랑... 대입 그런 거 다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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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다...
저도 풀리면 이런 글 하나 쓸래여
왜 멋있는 건지 이해는 안 되지만, 기다릴게요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가 읽으면서 살짝 눈물날 뻔 했네요.. 이젠 행복하시길바래여
공감되는 면이 좀 있어서 그런건지 글이 정말 생생하게 읽히네요...그 시간, 그 장소에는 가본 적이 없지만 이미지가 선명하게 그려짐뇨
이 회고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겠네요이..!

오 되게 잘쓰였어
국어 개못하는데 글 끝까지 읽느라 힘들었습니다죄송합니다 글솜씨가 많이 부족합니다

글 내용은 되게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