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옹심이 [1443628] · MS 2026 · 쪽지

2026-01-30 13:47:14
조회수 431

나의 방황기의 끝 [장문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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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ENFP 붕방 강쥐 성격을 보면 아무도 모르겠지만..

나는 진짜 암흑기가 있었음


뭣도 모르고 4,5,6 등급 성적표 갖고 메디컬 가겠다고 재수 시작.. 당연히 말아 먹고 3수 시작


3수 반대는 당연히 있었고 오르비에 종종 올라오는 글 속 사람들처럼 부모님을 원망하고 혜택이 없는 내 지역을 원망하고.. 세상을 탓하며 살았음

뉴스에 어쩌다 입시 비리 사건이 뜨면 그 뉴스들만 유독 크게 보이고 울대를 세우면서 그 사건들을 비판하고 화내며 마치 그것이 세상의 9할인 양..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음


부모님 반대 꺾으려고 되도 않는 맨발 가출도 해봤고 (회사 일 던지고 온 아빠 손에 3시간 만에 검거 됨)

소리 치며 막말도 했음

이래저래 금쪽이 처럼 살았고..


나에게 잘 될거라고, 내년은 나을 거라고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가식덩어리로 느껴져 아무 말 없이 잠수 타고 연도 끊어버림

그들의 스토리에, 카톡 프사에 올라오는 대학 생활을 즐기는 청춘이 내겐 너무 따갑게 밝아 보였거든


그렇게 내 청춘과 빛을 밟는 건 나라는 생각도 못한 채 입시를 했고 내가 각성한 건 할머니의 장례식이었음


할머니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에서 엄마 뒤에서 사촌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스스로를 갉아 먹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내 손에 통장을 쥐어주셨음


보니까 내가 고3 때부터 매달 만원부터 10만원 사이의 돈을 적금 부으신 통장이었음

할머니가 난 꼭 서울대 문턱을 넘을거라며 (꼭 서울대 간다는 게 아니라.. 할머니 기준 제일 좋은 대학이니까..) 나에게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 보내지 않으셨으면서 성적도 한 번 물은 적 없으시면서 합격증을 들고 당당히 당신을 찾아 올 나를 기다리며 내 대학 등록금 적금을 들고 계셨던 거


지금도 그 통장은 깨지 않고 그냥 갖고 있음

평생 깨지 않고 내가 힘들 때마다 볼 생각임

그 봄,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울면서 공부했고, 그렇게 좋은 곳에 와서 청춘을 즐기고 있음


물론 수능 판에 머물러 있긴 해도 난 지금의 나를 정말 사랑하고 매일 나아가며 살고 있음

나를 정말 좋아하는 내게 과분한 사람도 만났고 돈도 착실히 모아 내 미래를 대비하며 바쁜 매일을 즐기는 중


이 길고 지루한 신파 글이 누군가에게 내가 지난 봄 받았던 통장과 같은 힘이 되어 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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