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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나카 유다이 [1426864] · MS 2025 · 쪽지

2026-01-27 15: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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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는 모두 수학에 재능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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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고 주변 지인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다 보니 수학을 너무 힘들어하고 싫어하는 학생이 많은 상황을 목도한 나는 수학에 대한 내 생각을 글로 풀어보기로 했다. (원래 오르비에 올릴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니기 때문에 “나 너”체로 적은 점 양해 바랍니다.)


우선 필자는 26수능을 현역으로 응시해 미적분 영역 100점을 받았다.


(성적인증 이따 7시에 하겠습니다. 지금 폰이 없어서)


1. 재능?노력?


우리는 흔히 재능과 노력을 구분한다. 별로 하는 게 없는 것 같은데 신기하게 잘하는 사람들을 ‘재능충’이라고 부르며 부러워하고, 피 땀 눈물 흘려가며 노력해 성공하는 사람들을 칭송하고 부러워한다. 물론 나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스스로를 ‘재능충’이라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에서만큼은 나의 생각은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수학에 대한 재능”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너 정말 수학에 재능이 있구나”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저 사람은 계산 속도가 남들보다 월등히 빨라”라거나, “풀이가 기가 막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는 거지?” 등의 생각을 할 것이다. 맞다. 남들보다 계산이 빠르고, 풀이나 발상이 기가 막힌 사람들은 정말 수학을 잘하는 사람들이다. 


그럼 여기서 질문.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런 계산 실력을 얻었지?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런 풀이를 생각해 냈지?” 라고 생각해 본 적 있는가? 혹은, 그 사람이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며 “다른 방법으로도 풀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본 적은 있는가?


오늘 나는 이 글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수학에 대한 재능”을 꽃피우는 법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2. How, 그리고 “WHY”


본격적인 얘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나의 얘기를 먼저 해보려고 한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수학을 공부하며 모르는 문제는 아버지께 질문하곤 했다. 내가 몇십 분씩 끙끙 싸매던 문제를 너무 쉽게 해결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어떻게 저렇게 풀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수학을 가르쳐주시는 사람은 아버지에서 선생님으로 바뀌었지만, 나는 그들의 수학 능력의 “기원”에 대한 궁금증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여러 고난도 문제를 접하면서, 나는 내 나름의 답을 찾아냈다.


어떤 고난도 문제를 마주했을 때, 인간이라면 당연히 이 생각이 가장 먼저 들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하지?” (“아 ㅅㅂ 풀기 싫다” 같은 생각은 제외하자고) 당연하다. 문제를 어떻게 풀 지를 알아야 답을 내니까.


하지만 너무 어려워. 손도 못 대겠어. 나 안해. -> 꽤 많은 학생들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어찌저찌 접근까지는 했다고 치자. 주어진 조건으로 내가 아는 것들을 끄적여 봤다. 이 다음에 어떻게 해야 되지? 아 몰랑 쌤한테 물어봐야겠다 -> 이런 학생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아니면 답지를 본다. 정말 말도 안되는 풀이가 적혀 있다. 이걸 어떻게 풀으라는 거야 버려 퉤 -> 이런 학생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단호하게 말하겠다. 이런 생각을 가진 학생들은, “절대로” 수학에 재능을 가질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되냐고?


“그 문제를 후벼 파볼 만한 풀이를 세 번 이상 시도하라. 그러기 전까지는 절대 다른 사람이나 답지에게 도움을 구하지 마라”


여기서 시도하라는 건, 접근만 깔짝 해보고 후퇴하라는 것이 아니다. 답이 나올 때까지 후벼 파라는 얘기다. 나의 사례를 잠깐 얘기해보면, 나는 한 문제에 최대 5시간 30분까지 쏟아본 적이 있다.


시간 낭비 아닌가요? 라고 생각 할 수 있다. 단언코 말하는데, 시간 낭비 아니다. 5시간 30분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러 풀이를 시도해보면서, 더러운 계산으로 미는 풀이를 했다면 그것은 분명 너의 계산 피지컬에 도움이 될 것이고, 종이가 찢어질 만큼 함수를 벅벅 그려대면서 개형을 찾는 풀이를 했다면 그것은 분명 너의 개형 추론 능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하면, 여러 풀이를 시도한다는 것은 너가 수학 문제를 푸는 시야를 넓히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된다. 


또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도 있듯이, 선생님이 풀어주는 풀이를 똑같이 따라하고 그걸 계속 반복해서 머릿속에 때려넣는 것보다, 내가 스스로 고민하고 끙끙대서 풀어낸 풀이가 훨씬 기억에 잘 남는다고 장담할 수 있다. 제 풀이가 쌤 풀이보다 별로라서 싫다고? 밑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1) 그렇게 해도 못 풀었는데요? -> 괜찮아. 계속 시도해. 인간이란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기 때문에 조금만 생각을 자극하면 충분히 계속 덤빌 수 있어.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너의 시야를 넓히기 위한 운동이라고 생각해.


2) 풀었어요!! ->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마침내 답을 구해냈을 때. 그때 얻을 수 있는 그 짜릿함이 바로 “수학에 대한 재능”의 기폭제이다. 나도 그걸 여러 번 경험했고, 그 잊을 수 없는 짜릿함은 더 어려운 문제에 도전할 수 있게 해주는 디딤돌도 된다. 


하지만 풀었다고 다가 아니다. 내일 다시 이 문제를 본다고 치자. 슥슥 풀릴까? 아니다. 인간의 기억력은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그럼 무얼 해야 되느냐.


“WHY”


나는 실모를 풀면, 항상 나만의 “리뷰”를 작성했다. (참고로 나는 현역 시절 수능 준비하면서 단 한 권의 N제 없이 오직 모의고사만 풀었다.) 리뷰를 작성하면서, 한 문제 한 문제 풀이를 돌이켜보면서, “내가 왜 이 부분에서 이렇게 생각했지?” “여기서 여기로 넘어가는 건 왜 이렇게 되는 거더라?” “이 식이 왜 성립했었지?” 이런 일종의 나의 문제 풀이 논리를 확인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이렇게 한 번 되새김질 함으로써, 그 논리 구조를 내 뇌리에 더 명확히 박아 놓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당연히 N제를 풀 테니 리뷰를 쓰는 것은 어렵겠지만, 한 문제 한 문제 풀 때마다 내 풀이의 논리 흐름을 복기해라. 


이건 진짜로 시간 낭비 같다고? 그럼 예를 들어보자. 너가 오늘 5시간 동안 N제 떡칠을 했다. 내일 다시 그 문제집을 핀다. 과연 몇 문제나 기억이 날까? (여기서 기억이 난다는 것은 아~ 이 문제 이렇게 해서 이렇게 이렇게 해서 이렇게 푸는 거였지! 정도의 기억을 말하는거다) 궁금하면 한 번 해봐라. 내일 펴도 기억 잘 나는데요? 그럼 수능 전날에 가서 한 번 펴봐라. 한 문제나 기억이 날까?


또, 위에서 미처 못다 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선생님의 “How”를 완전히 습득하긴 어렵지만, 선생님의 “Why”를 습득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그러니, “How”를 시도했지만 결국 못해서 선생님께 질문했을 때 선생님의 풀이에서 논리적으로 조금이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질문해라. “여기서는 왜 이렇게 생각하셨죠?” 또, 답은 맞았지만 내가 푼 풀이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질문해라. 너의 모든 “How”에 대한 아쉬움과 “Why”에 대한 궁금증이 완전히 해소 될 때까지.


이것이 내가 수학을 공부하면서 나름대로 찾아낸, “수학에 대한 재능”을 꽃피우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준비물 “How” 와 “Why” 이다. 이제, 이 꽃의 중심으로 가보자.


3. 생각하는 힘


앞서 내가 한 문제에 5시간 30분을 쏟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 문제를 풀고 난 후, 나는 생각해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내가 그렇게 오래 하나에 집중할 수 있었단 말인가. 그 문제를 푼 것이 2025년 1월 즈음이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나름의 답을 내리고 그것을 “생각하는 힘”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내가 내린 이 용어의 정의는, “고난도 문제를 마주했을 때 물러서지 않고 나만의 풀이 route를 전개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힘” 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이라는 것이다. 공부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 답을 내는 것보다 어떻게 풀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물론 시험장 한정으로는 답이 더 중요하다.) 즉, 이 “생각하는 힘”이라는 것은 “How” 와 “Why”를 통해 길러질 수 있는 것이다.


How -> 나만의 풀이 route 다각화

Why -> 논리 과정 정립 -> 문제 풀이 적용


나는 “How” 와 “Why”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강화하였고, 그렇게 강력한 “생각하는 힘”으로 그날 5시간 30분 동안 그 문제에 꽂혀 있을 수 있던 것이었다.


자, 이제 꽃을 피울 때다. “How”, “Why”, 그리고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문제와 계속 부딪히다 보면, 어느 순간 문제를 뜯어보며 그 과정을 꽤나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맞다. 이 순간이, “수학에 대한 재능”이 꽃피는 순간인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앞서 말했던 “문제를 풀어내는 순간의 짜릿함”이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수학에 대한 재능”이 만개하고, 그제서야 비로소 수학 점수가 쭉쭉 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말도 안돼. 어떻게 수학에 재미를 느껴?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누구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하는 욕구” 가 있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면 다음 편의 내용이 궁금해지지 않는가. 수학도 마찬가지다. “수학에 재미가 붙었다” 라는 것은 즉, “이 문제의 풀이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문제의 풀이가 궁금해질 때, 그리고 그 궁금증을 해소하며 짜릿함을 느낄 때, 너는 수학 “재능충”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야, 너두 수학 재능충 할 수 있어”






3번이 가장 핵심이지만, 2번 쪽 내용이 훨씬 길죠? 그만큼 오래, 꾸준히 문제와 부딪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쓸 말이 생각나면 추가하러 오겠습니다. 이해 안되거나 궁금한 점 언제나 환영입니다. 그리고 이거는 그냥 제 생각을 쓴 글이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아주세요.

여러분 모두 수학 공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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