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리플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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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에게 거짓은 도덕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 힘의 상태를 드러내는 징후다. 중요한 것은 거짓의 진위 여부가 아니라, 어떤 거짓이 어떤 삶의 조건에서 발생하는가이다. 이 기준에서 볼 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과장하거나 허구의 이력을 구성함으로써 열등감을 보상하려는 인간, 이른바 리플리는 명확한 유형을 이룬다. 그는 세계를 능동적으로 왜곡하는 강한 거짓말쟁이가 아니라, 자신의 무력함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에 의존하는 존재다.
니체가 말한 힘의 의지는 지배의 욕망이나 허세와 동일시될 수 없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확장하고, 주어진 조건을 넘어 재구성하려는 삶의 근본적인 충동이다. 그러나 리플리의 거짓은 확장이 아니라 회피에 가깝다. 리플리는 자신의 조건을 실제로 전복하지 못한 채, 언어와 설정을 통해 이미 전복이 이루어진 것처럼 연출한다. 이 지점에서 그의 거짓은 창조가 아니라 동일성을 잠시 연기한 것에 불과하다.
니체에 따르면, 약자는 현실을 직접 극복할 힘이 결여될 때 가치의 조작을 통해 우월함을 주장한다. 리플리는 이 조작을 가장 값싼 방식으로 수행한다. 그는 실제의 힘 대신 ‘보이는 힘’을, 생성의 고통 대신 ‘안락한 설정‘을 선택한다. 그가 드러내는 성공, 관계, 통찰은 모두 검증을 요구하지 않는 허위이며, 이는 힘의 의지가 아니라 힘의 의지를 흉내 낸 모형이다.
니체가 경멸한 것은 실패가 아니라, 실패를 미화하고 회피하는 태도였다. 강한 인간은 자신의 나약함과 한계조차 자기 극복의 재료로 삼는다. 반면 리플리는 자신의 부족함을 직면하지 않고, 허구의 우월성을 덧씌움으로써 그것을 가린다. 그는 고통을 초월하지 않는다. 단지 고통이 드러나지 않게 차단할 뿐이다.
말해진 삶은 살아낸 삶을 대체할 수 없다. 허구의 자아는 생을 강화하지 않으며, 오히려 생을 지연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리플리의 실패는 거짓을 말한 데 있지 않다. 리플리는 자기 자신을 극복하려는 시도 없이, 이미 극복한 존재를 연기했다는 점에서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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