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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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의견이므로 딱히 반박을 받지 않음
AI의 발전이 의료 생산성을 혁신하고, 궁극적으로 필요 의사 수를 줄일 것이라는 대전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이 변화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현실화되기 위한 조건은 따로 있다. 의료 AI가 실질적인 위력을 발휘하려면, 단순히 의사의 보조 수준을 넘어 1) 임상 프로세스 내의 결정적 병목(Bottleneck)을 해소하거나, 2) 미도입 시 발생하는 법적·임상적 리스크(Liability)가 도입 비용을 압도하여 사용이 강제되는 임계점을 넘어야 한다.
(1) 진단의 한계: 'One-shot'은 없다.
과거 의료 AI 개발은 주로 단순흉부방사선(CXR)이나 뇌 CT(BCT) 등 단일 영상 판독에 집중되었고, 전문의보다 정확도가 높다는 성과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CXR이나 BCT는 그 자체로 확진을 내리는 도구가 아니라, 추가 검사(Triage)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관문'에 불과하다.
예컨대 BCT는 일차적으로 뇌출혈 유무를 감별하기 위해 시행된다. 출혈(SAH 등)이 있다면 뇌혈관조영술 후 코일 색전술이나 클립 결찰술을 시행해야 하고, 출혈이 없다면 뇌경색을 배제하기 위해 다양한 시퀀스의 MRI를 촬영해야 한다. 즉, 판독 AI가 아무리 빠르고 정확하더라도 진료 프로세스상의 진짜 병목은 '후속 검사와 처치'에 존재한다.
실제 상용화된 루닛의 판독 보조 AI를 원내 EMR에서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한계는 명확했다. 루닛의 모델은 병변의 통계적 확률(예: 경화 O%, 섬유화 O%)만 나열할 뿐, 가장 중요한 최종 진단(Impression)과 권고안(Recommendation)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의료 행위의 핵심인 '책임(Liability)'을 회피하는 것이다.
물론, 건강검진 등에서 무증상 이상 소견을 빠르게 찾아내는 스크리닝의 가치는 크다. 그러나 이 역시 역설적으로 병목을 유발한다. AI가 이상을 발견하면, 결국 누군가는 검체를 채취해야 하고, 이는 다시 검사실의 한계에 부딪힌다. 검사실이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라는 한계도 있지만, 하나의 검사실에서 모든 검사를 소화할 수 없기에 일부 검사는 국가기관이나 타 병원에 외주를 주어야 한다는 한계도 있다. 현재의 AI는 진단 과정을 단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후속 의료 행위의 수요를 폭발시키는 방아쇠에 가깝다.
(2) 진단은 '인위종(人爲種)'이다.
대개 진단 기술은 치료 기술보다 빨리 발전한다. 그런데 질병을 진단한다는 것은 One shot, Few shot으로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 다양한 검사와 임상 소견을 종합해야 하며, 그 조합의 기준은 결국 의료계가 합의해서 만들어낸 ‘인위종(人爲種, Artificial construct)’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질병의 정의는 인간(의사)이 지속적으로 바꾼다. 인공지능이 현재의 기준으로 완벽히 문제를 풀어낸다 해도, 인간은 여전히 남아 가이드라인을 수정해 문제를 바꾸어야 한다.
결국 진단이 이루어져도 더 큰 병목은 ‘치료’다. 침습적인 술기를 피지컬 AI(로봇)가 할 수 있을까? 나는 근시일 내에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수지타산(Cost-effectiveness)이 맞기 전까지는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의료 기술이 도입되어서 비용이 절약되었다는 뉴스는 들어본 적이 없다. 앞서 말했듯, 로봇을 쓰지 않았을 때의 Liability risk가 너무나도 커져서, 그것이 로봇 도입 및 유지 비용을 아득히 초과할 때라야 비로소 AI에 의한 의사 대체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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