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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jw2315 [1441731] · MS 2026 · 쪽지

2026-01-12 18: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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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가 정말로 생기지 않았던 삼수생의 이야기(장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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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올리기 전에 슥 봤는데 이정도 장문이 없는 것 같아 당황스럽네요.. 그래도 올리려고 썼으니 그냥 올리겠습니다


 의지라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다 인터넷에 올려보고 싶어져서 올리게 됐다. 나의 삼수 생활과 생각의 변화를 중심으로 썼으니 수험생 커뮤니티에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 읽고 냉정하게 코멘트 남겨 주셨으면 하고, 수능 준비하시는 분들은 읽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셨으면 한다.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나갈 무렵, 나는 정시파이터가 되기로 결심했다. 수시로 원하는 대학을 못 가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많은 정시파이터들이 아마 내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그때의 나는 대학에 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또 정시로 대학에 가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그냥 무지성 정시파이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주변에서 여러 가지 좋은 말들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지만 소 귀에 경 읽기라고 그때의 나에게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게 내 목표니까, 정시를 해야겠다’ 정도만 귀에 들어왔던 것 같다. 첫 번째 수능이 끝나고, 좋은 대학에 가는 데 실패했으니 당연히 다시 수능을 봐서 더 좋은 대학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재수를 시작하면서가 내가 본격적으로 노력이나 의지같은 것들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됐던 시기였다.



 정시로 대학을 가겠다는 건 앞으로 1년 가량을 노력과 고통으로 채운다는 말과 같다. 수능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옳게 여겨지는 말들(“하루종일 열심히 공부해야된다” 같은 말들)과 인강을 들을 때 인강 강사들이 중간중간 동기를 불어넣기 위해 하는 말들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느샌가 “힘들어도 의지를 갖고 노력하자”, “하루종일 매일매일 공부하는 사람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공부하게 됐다. 당시의 나는 꾹 참고 열심히 노력하고 마음가짐을 바로하면 의지를 가질 수 있다고, 그러면 다른 사람처럼 딴짓하지 않고 노력하게 되고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이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고는 생각한다. 그렇게 고통의 재수 생활이 끝나고, 나는 삼수를 결정하게 된다. 학교가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내 학교는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말할 수 있는 학교였지만, 난 수능을 한번 더 보게 된다면 올해 본 것보다 더 잘볼 자신이 있었고, 더 좋은 대학 그 자체만으로 1년 정도는 쓸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더 좋은 대학에 가겠다, 그런 일념 하나만으로 나는 삼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삼수는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사실 그때 당시에도 “내가 수능때까지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까..” 하는 막막한 심정은 있었다. 그렇지만 “노력하면 되지~” 혹은 “의지를 갖고 하면 돼!”라는 생각, 그리고 대학을 높인다는 것은 내 절대적 가치를 높이는 일이고 그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재수 때까진 어떻게든 버텼을지 몰라도, 그런 믿음으로 삼수까지 버티긴 힘들었던 모양이다. 시간이 갈수록 의지를 갖고 노력하는 것, 공부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의지를 가지면 된다면서, 정말로 의지를 갖고 싶었던 나에게는 의지가 생기지 않았다. 의지를 바라고 그걸로 이렇게 고통받는데 의지는 왜 나에게 오지 않는가?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데 의지를 갖는다는 건 어떻게 하는 것인가? 의지라는 건 어디서 오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의지라는 건 무엇인가? 의지라는 것이 ‘공부할 수 있는 힘’이라고 한다면, 동기부여 영상 같은 걸 봤을 때 나는 의지가 마구 생긴다. 하지만 그 의지는 금방 꺼지고 만다. 의지란 이렇게 나의 내면보다는 외부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 ‘의지가 샘솟는 상태’라는 걸 느꼈는데 매일 이런 상태로 아무 스트레스 없이 공부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가? 그런 경우가 있다면 그 사람은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는가? 또 내가 그런 의지 충만한 상태로 일상을 보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확하게 나의 문제가 뭔지, 의지라는 게 왜 오지 않는지 알고 싶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난 의지라는 것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수능을 앞둔 당시 안그래도 부족한 에너지를 매일매일 쌓이는 공부거리를 처리하는데 쓰느라 지쳤기에 의지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당장 공부에 도움도 안 되고 답도 보이지 않는 일에 머리 싸매며 시간 보내는 건 포기하고 내 의지를 믿고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수능이라 그런 식으로 낭비되는 시간이 나를 더 옥죄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내가 시간을 쓰는 건지 시간이 나를 쓰는 건지 모를 상태로 어찌저찌 수능의 시간은 다가오더라. 그렇게 다가온 세 번째 수능에 대해서도 할 얘기는 많이 있지만, 결론만 얘기하자면 완전 망했다. 삼수 시절엔 대학에 대한 맹목적인 선망은 많이 사라져서 나의 목표가 전보다 많이 낮아졌고, 지금 생각해 봐도 그 목표는 합리적이었지만, 완전 망했다. 수능엔 당연히 운적인 요소가 개입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노력이 부족했던 것인가, 혹은 의지에 대한 나의 믿음이 부족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나를 계속 괴롭혔다. 당시에 나는 의지가 부족해서 1년을 날려 버렸다고 생각했기에, 날려버린 시간을 메우기 위해 다시 의지를 가지고 어느 것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무엇을 해야 할까? 다시 말해, 무엇을 목표로 잡을까? 지금까지 나는 수능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렸다. 그 목표는 대다수의 대한민국 십대들이 갖는 목표이면서 어느샌가 나의 목표가 되었다. 그렇지만 난 더 이상 수능은 죽어도 볼 생각이 없었고,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 했다. 나는 일단 노력하기 위한 목표를 아무거나 잡고 노력해보려 했다. 하지만 목표를 위한 노력보단 딴짓으로 몸이 가고, 여러 번 목표를 수정해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자 몸과 마음은 너무도 지쳐버렸고 그로 인한 실패가 악순환이 돼서 하루하루가 정말 다를 것 없는, 아니 갈수록 나빠져 가는 시간만 되고 있었다.



 그렇게 여느 날처럼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내가 지금 갖고있는 문제와 그 해결 방안에 대하여, 그리고 노력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이 세상이 이정도로 노력해야되는 세상이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는데? 내가 이 세상을 이렇게까지 하며 살아야되나?’ 사람들이 힘들 때마다 비유적으로 하는 말인 ‘죽겠다...’ 혹은 ‘죽을 것 같다...’ 같은 게 아니라 진심으로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게 노력해야 하면 그럴거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노력하면 죽거나 미쳐 버릴 것 같은데(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이미 정상이 아니긴 했다.) 여기서 어떻게 더 의지를 갖고 노력하라는 건가? 여기서 더 의지를 갖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만약 가능하다고 해도 그 정도로 나를 몰아붙이는게 옳은 방향일까? 왜 나는 여태껏 그렇게 고통받으며 뭔가를 성취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 여겨왔고 그렇게 행동해왔을까? 한번쯤 지나갔었던 그런 생각들에 진지하게 몰두하자, ‘의지를 갖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성취하자’ 라는 말이 더 이상은 나에게 당연해지지 않았다. 나는 왜 성취하는 것에 매달려왔을까? ‘성취에 매달려 있다’.. 당시 내 상태는 그 말 그대로와 같았다. 성취라는 것은 나라는 사람 자체보다 위에 있었고, 그것은 내 목숨줄과도 같았다. 그리고 삼수 이후에 그 목숨줄은 끊어져 버렸고, 그러자 나는 내 자신을 쓸모없고 의미없는 존재로 여겨버렸다. 성취 이전에 나라는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결과였다.



 이후에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것이 의미가 있고 어떤 것을 지향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난 그런 것들을 생각해본 적 없이 수능이라는 목표를 맹목적으로 좇았다. 그것은 이 사회가 정해준 목표였다. 수능이라는 목표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개별적인 존재로서의 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나온 목표이기에, 공부를 할수록 의지를 내기 힘들고 지쳐만 갔던 것이다. 의미라는 건 삶의 원동력이고, 아무런 보상 없이 그저 일하라고 하면 할 사람이 있을까? 아마 아무도 안 하지 않을까? 그걸 넘어서 오히려 일하는 사람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렇지만 수능을 세 번이나 봤을 때 나는 어떠한 동기(혹은 보상) 없이 그저 일하는 사람이었고, 나처럼 그저 일하고 있는 사람이 나 말고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물론 세상의 많은 일이 이처럼 간단하게 정리되는 건 아니지만 결국 동기가 있고 목표가 있어야 인간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된다는 면은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고, 또 그런 움직임이 자신을 혹독하게 다루지 않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동기라는 것은 물질적 가치를 포함한, 자신에게 만족감을 주고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고,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다르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그것이 자기 발전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목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 결과 나의 행동이 ‘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 판단하게 되었다. 판단을 통해 지금 하는 행동이 좋은 영향을 주는 행동이라는 인지와 확신이 생겼고 행동에 대한 자기만족도 얻었다. 또 이전에는 고통스러웠던, 피할 수 없는 행동들이 최대한 자신을 해치지 않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글을 정리해 보자면, 의지라는 것은 처음에는 나에겐 그저 ’힘을 내는 것‘, ’하기 싫은 것을 참고 하는 능력‘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많은 일들을 겪으며, 의지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특히 자신의 목표나 지향성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알았다.(물론 이것들에만 관련이 있다는 건 아니지만, 이 글에서는 이것에 집중했다.) 또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다른 방식으로 잘못 이해될 것 같아 말을 덧붙이자면, 나는 지금 ’목표를 가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말 자체가 굉장한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목표가 억지로 가져지는 것이 아닌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이 글의 요지는 무작정 자신을 학대하는 방식으로 의지나 노력을 바라보기보다, 목표나 가치관과 의지의 관계를 인지하고, 적어도 한 번은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라는 것이다.



 여기서부턴 사담이다. 이 글은 나와 나의 의지 개념이 함께 변화해온 과정이다. 이런 내용이 현재의 나에겐 과거의 경험에 불과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현재일 수도 있다. 이 글이 그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서 그들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으면 한다. 이 글은 나 자신에게도 의미가 있다. 내가 지금은 담담하게 이 글을 써내고 있지만 담담하게 매일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수많은 내가 있었다. 나에겐 이 글을 쓰는 과정이 그들을 이곳에 불러와 과거에는 보살펴주지 못했던 그들을 챙겨주면서 동시에 과거의 내 자신들이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의 행동이 인정받는 경험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현재 행동의 동기가 될 것이므로, 나에게도 정말 큰 수확인 셈이다. 내 글에 동의하지 않거나 이해가 잘 안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너무도 단순하고 납득이 갈만한 내용을 글로 남겼기 때문에 이 글이 담고있는 내용 자체가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각자가 처한 상황은 모두가 다르기에 이런 변화와 내 생각이 맞다고 모두에게 말할 수 없는 것 역시 잘 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흔히 말하는 ‘의지를 가져라’할 때의 ‘의지’라는 것을 그때보다 많이 갖고 있고, 그때보다 노력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그때보다 성취해낸 결과물이 있기에 이런 생각이 나에겐 도움이 되었다.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아마 이 글이 나의 변화 과정을 전부 써내기에는 너무 짧아서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혹은 필력 문제일 수도 있다 정말 죄송하다) 이 글은 순간순간의 생각을 이어놓은 글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내용을 장기적인 변화와 연결하는 것에는 물론 한계가 있다. 대신에 나는 '나에게 순간적으로 지나갔던 작은 생각과 그로 인한 변화'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썼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평소에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가독성이 떨어지는 글일텐데 이 길고 지루한 글을 끝까지 읽은 분이 계시다면 마지막으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


그리고 +1은 생각 정말 많이 해보고 결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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