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중심 표현 비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6968449
"혀 아래 도끼 들었다."
이 글귀는 말을 잘못하면 화를 입을 수 있다는 뜻을 지닌 속담이다. 말을 잘못한다는게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비난중심 표현'이다. 대상 혹은 논의범주에 착오가 많을 수 있어 비판의 대상을 명확히 하겠다. 비난과 비판은 분명 다른 것이며, 내가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비난이 아니라 비난중심 '표현'이다. 나는 비난중심 표현이 지니는 위험성(혹은 단점)을 의미론적, 심미적(혹은 미학적) 측면에서 비판할 것이다. (이 글에 사회적 측면은 포함되지 않는다.)
먼저, 주요 단어의 의미를 정의하겠다. 비난은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이라는 뜻이다. 비판은 '현상이나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함.'라는 뜻이다. 뜻을 통해 알 수 있듯 비난과 비판의 차이는 사실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차이는 그 목적에 있다. 비난의 목적은 상대를 나쁘게 말함으로써 그 대상을 깎아내리고 궁극적으로는 타인에 대한 자신의 상대우위를 증명하고자 하는데 있다. 비판의 그것은 논증과 비평을 통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표현하고 가치판단을 행하는데 있다.
비난중심 표현이 정확히 무슨 말인지 살펴보자. 비난을 할 목적을 지닌 말과 글을 의미한다. 비난을 할 목적을 지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타인에 대한 자신의 상대우위를 증명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표현에서 비난의 목적이 표면상에 드러나든, 그렇지 않든 최종적으로 이 목적으로 수렴한다 생각하며 그 근거를 대겠다.
목적이 드러날 때는 굳이 따질 필요가 없을 것이니 드러나지 않을 때를 따져보자. 아무거나 하나 당신이 최근에 본 비난중심 표현을 떠올려봐라. 아마 타인의 특정 상황이나 표현에 대해 비난하는 표현일 것이다. 인간을 합리적 존재라 가정한다면, 인간이 자신이 손해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행동을 굳이 할 이유는 없다.(여기서 손해란 정서적, 정신적, 물질적 손해를 모두 포함한다.) 그렇다면 비난을 통해 그 사람은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일차적으로는 대상에 대한 냉소적 감정을 얻을 수 있다. 냉소적의 뜻은 '쌀쌀한 태도로 업신여기어 비웃는 것.'이다. 그럼 타인을 비웃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과 타인을 분명히 구분할 수 있다. (자신의 상황과 타인의 상황을 분명히 구분함으로써 감정적으로는 더 이상의 공감이나 동정을 거의 완전히 밀어낼 수 있다는 부가적인 내용은 차치하겠다.) 두 대상을 구분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비교와 대조의 과정을 수행했다는 뜻이고, 이는 다시 최소한 두 대상을 인식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약하자면, 상대의 상황을 보고 자신의 상황을 떠올린 다음, 그 상황들을 비교&대조한 다음, 명확히 선을 그음으로써 비웃는다고 줄여볼 수 있겠다. 이런 점에서 비난의 목적은 최종적으로 타인에 대한 자신의 상대우위를 증명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나는 비난을 비판하는게 아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비난 자체에 큰 문제는 없다. 왜냐하면 그 비난을 표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기까지라면 가끔의 비난은 정서적, 정신적으로 이로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난을 중심으로 한 표현을 함으로써 문제가 생긴다.
비난을 표현한다면 사람들은 그 표현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때 어떤 주제에 대해 비난을 했는지를 파악해보면, 비난의 당사자가 지닌 결점을 살필 수 있다. 상대가 스스로 자부하는 점을(다른 어떤 종류의 방법으로 표현된 말과 글에 비해) 명확히 알 수 있게된다. 이는 상대가 가진 소위 '최고의 패'라고 불리는 것을 벌써 까버린 것이 되며 또한 심도깊게 그 패를 활용할 수도 없게 된다. 왜냐하면 패를 까는 과정(자신과 그 자부하는 점에 대한 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이 너무나 짧았기에 그리 설득력있는 주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심미적(혹은 미학적) 관점에서 비판을 해보겠다.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을 사용할 것이며 이를 우선 정의해보겠다. 아름다움을 '그 자체로 자신의 목적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때문에 어떠한 외부의 목적도 가미할 필요가 없는 그 어떤 것'라고 정의하겠다. 이는 칸트의 표현을 빌린 것으로, 아름다움은 심상속의 논리 구조를 통해 확정된 것을 뜻한다는 것이다. 즉, 추가적으로 누군가를 설득할 필요가 적을수록 아름답다.
비난중심 표현은 이런 정의속에서는 아름답지 않다. 비난중심 표현이 아름답지 못한 이유는 '목적 없는 합목적성'과 관련이 있다. 이는 따로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목적에 부합하게 되는 성질(혹은 상태)이다. 예를 들어, 정말로 아름다운 미인이라면, 자신이 아름답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표현할(말 혹은 글로) 필요도 없다. 그냥 옆을 걸어가기만 해도 자연스레 증명이 된다. 즉, 의도없이(혹은 드러나지 않게) 목적을 완성해내는것이 '목적 없는 합목적성' 달성의 핵심이다. 하지만 비난중심 표현은 그 의도가 아주 쉽게 드러나고 목적을 달성했음을 따로 인정받아야 그 역할이 끝난다. 이런 점에서 비난중심 표현은 아름답지 않다. 그리고 아름답지 않은 것은 배척받진 않더라도 추구되지 않는다.(이를 사회적 측면으로 확장할 수는 있어보인다.)
나는 이러한 점들을 근거로 비난중심 표현을 비판하고 싶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07년생#08년생#독학생 오르비의 주인이 될 기회 37 36
-
한요일 보는중인데 여자되고싶네 2 0
여자되는법좀알려주셈
-
모교 찾아가면 0 0
무슨 반응이실까...
-
중대 경영 추합 예측 0 0
내일 761.8x까지 전화 최종 761.0~761.2예상합니다
-
이거 투표 한번씩만 5 0
경북대는 붙었고 인하는 예비2라 붙을 수 있을거 같은데 고민 많이 되네요 집에서는 둘다 멀어요
-
목표: 모고 92점 4 0
대 부 남 이제야 깨달아요 졸업하기 전에는 나도 92점 ㅁㅌㅊ? 시전하고 싶음
-
븍띠딕띠딕 1 0
띠딕
-
일찍자는습관 0 0
바른 어린이생활
-
ㅈㄱㄴ
-
개같은수특 ㅆㅂ
-
진짜 왜이렇게 웃기냐 의대 간다고 자퇴한 적백 고능아 친구 고등학생 자녀 있으신...
-
문과는 사회 아니면 경제 같은데 이과는 전정일려나
-
이지영 개념강의 좋나요? 0 0
윤성훈 임정환보다 좋나요?
-
알겠지? 정시한다고 깝죽대던 니들 선배들 지금 싹 다 연락 끊기고 잘됐다는 애...
-
ㅈㄱㄴ진짜 간절하고 절실해료ㅈㅂㅈㅂㅈㅂㅈㅂ
-
읽씹보다 안읽씹이 예의야? 3 1
요즘 엠지들 존나힘드네 안읽씹하면 안 서운하고 걍 씹으면 서운해?
-
강기원 수1 특강 0 0
강기원 수1 특강 1주차부터 현강 들으신 분 댓 달거나 쪽지 보내주세요 물어볼 게 있습니다
-
체념하면 편하다 0 1
추합전화가 오면 하늘이 내려주신 동앗줄 안 오면 그럴줄알았다 아이고...
-
전화추합 합격증 1 0
전화추합했는데 등록 포기 의사 밝혀도 합격증 주나요?
-
물리력다운 4 0
개운해요
-
이거 근데 어려움? 4 0
개형은 쉬운데 절댓값 밀당이 쌔네..
-
26수능 확통 4등급 이었고 작년에 전과목 노베로 시작해서 이미지 선생님 커리를...
-
성대 5차부터 전화에요? 0 0
제곧내…
-
나노바나나 사랑함뇨 1 1
뇨함랑사 나나바노나
-
작수 미적 29번 1 0
현장에선 맞췄는데 방금 풀어보니 틀림 ㅁㅌㅊ?
-
왜 3월에도 추가 근무 하라고 하는 건데 (> ᴖ < )
-
정시한다고 했을때 그렇게 지랄하던 선생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
확통사탐 수의대 되나욤 5 0
ㅠㅠ
-
[배포 예고] 요번 주말까지 국어 모고 제작 예정 3 2
수특 소재로 간단하게 독서만 있는 하프모 만들거임 미카리 군도 참여하는 만큼 많은...
-
틀딱기출 11 0
풀기싫다.
-
진짜 죽고싶다 3수에 대학 자퇴까지 박았는데 3광탈이냐 하 부모님핟테 너무 죄송하다
-
지금 너무 비싸서 6모가면 가격이 떨어지는지 궁금해요
-
이거들어바 3 1
굿
-
고대 자전 0 0
제발 3명만 나가다오 제발 서울대로 나가다오..
-
아미친 똥먹고싶다 6 1
ㄹㅇ
-
교대는 진지하게 못해도 중경외시 성적은 되어야함 19 2
나군에 쏠려있고 지방에 있어서 저평가인듯? 경북 부산도 마찬가지라 생각함
-
스블 듣는데 2 1
쌤이 뭐라는지 모르겠는게 개념이 약간 부족한거 같기도 한데 뉴런을 들어야할까요 스블...
-
인하 컴공이랑 숭실 경영 같이 붙었는데 인하 컴공 그냥 마음 편하게 갈까 생각도...
-
??
-
마 재수생이라고 2 3
니도 내가 우습나 학원이 학생 상대로 왤케 갑인 것처럼 굴어 니들이 대기업 면접관이여~~??
-
공부하기 싫다 1 0
링거맞고 기숙 도로 가면 또 반복이겠지 그리고이거3년동안또하겠지 그만제발그만진짜그만 ㅣ
-
수시로외대쟁취하자 4 2
외뱃 졸귀
-
워너비 모의고사 후기 2 1
점수 : 92점(ㅁㅌㅊ?) (20, 29) 원래 미적분보다 공통을 잘하는...
-
뭐지 왜 갑자기 맘에 안 들지 1 0
반수 각인가
-
집중력이 너무 박살났는데 3 1
고작 1시간을 넘기기도 힘들다니 심각하군...
-
시발 ㅠㅠ 1 1
내가 군대라니 아
-
확통런을.. 0 0
하려는데 혹시 대성에서 확통 커리 추천 받을 수 있을까요 ? ?
-
인하의 vs 충남의(대전 거주, 등록금 전장+알파) 4 0
충남의는 등록금 전액 장학에 학기당 장학금도 있는데 인하대는 전액 부담해야 됩니다...
-
애니보고싶다 2 0
근데 어디서보는지 모름
-
수학교육이 2 0
진짜 어려운게 열심히 가르쳐도 개개인의 한계때문인지 어느 순간부터 잘 안오르는듯...
머리아파여!
일찍 주무셔요.
인상깊네요 비난을 선을 긋는 행위로 파악해서 행위자의 자부심을 볼 수 있다는게 꼭 제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찔리기도 해요
이런 표현은 대체로 불안정하다. 스스로 완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외부의 반향을 필요로 한다. 논쟁, 공감, 분노 같은 반응이 없으면 말은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남는다. 그 결과 표현은 독립적인 형식을 갖기보다는, 상황과 감정에 예속된 사건처럼 소비된다.
또 하나의 문제는 대상 설정의 협소함이다. 비난중심 표현은 필연적으로 대상을 단순화한다. 비난이 가능하려면 결점이 명확해야 하고, 명확한 결점은 대개 복잡한 맥락을 제거한 뒤에야 성립한다. 이 과정에서 말은 현실을 다루는 능력을 상실하고, 특정 장면만을 반복적으로 재생산한다.
더 나아가 비난중심 표현은 화자 자신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말을 반복할수록 화자의 위치는 고정되고, 더 이상 이동하지 않는다. 언제나 판단하는 자리, 내려다보는 자리에서만 말하게 된다. 이는 사고의 확장을 가로막고, 표현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한다.
결국 비난중심 표현은 효율적인 언어일 가능성은 있어도, 풍부한 언어는 아니다. 빠르게 작동하지만 오래 머물지 못한다. 생각을 정리하기보다는 결론을 앞당기고, 이해를 넓히기보다는 선을 긋는다.
암냠냠
확실히 요녀석 글 잘 쓰긴 하네...난 책을 안 읽어서 그런가 필력에 한계를 느끼는데;
당신이 더 잘 쓰셔요.
글 진짜 잘 쓰시네여
잘 읽었습니다. 다만 초반부의 비난을 정의하며 궁극적으로 타인에 대해 자신의 상대우위를 증명하고자 한다 하셨는데, 이에 대한 반례가 너무 많지 않나 생각됩니다. (ex. 비도덕적 행동에 대한 경고 혹은 타인과의 관계를 위한 말 등) 글의 핵심 주장이 비난의 목적이 담긴 비난중심 표현은 의미적, 심미적으로 옳지 않으므로 지양해야 한다는 것인데 테제 자체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4문단에서 인간이 비합리적인 존재라 가정하지 않은 이유 또한 제시되어야 합니다.(인간은 비합리적으로 분노, 자기방어 등의 충동적 행위를 함) 이를 넘어간다해도 비난을 통해 냉소적 감정을 얻고, 이를 통해 상대우위를 증명한다라는 논리구조가 다소 비약적이라 생각됩니다.
글에 대한 반박도 열어두고 이를 재반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앞서 ~할 수 있다 라고 본인의 해석을 증명된 것처럼 이용하여 비약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난에 대해 정의를 하는 과정에서 이미 목적을 '상대에 대한 비교우의를 점하기 위한다' 라고 정해놓고 글을 전개하면 이후 어떤 관점에서든 순환논증에 빠지게 됩니다. 논증문은 맞지만 최소한 정의 단계에서는 중립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우선 비난의 정의에 대한 반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예시로써 비도덕적 행동에 대한 경고를 드셨는데 경고는 비난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는 비도덕성을 근거로 한 행동 비판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예시로 타인과의 관계를 위해 한 말을 드셨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가 맞다면 타인과의 관계를 완만히 유지하기 위해 대상을 같이 비판하는, 일종의 군중심리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비난과 비판의 차이를 그 목적으로 구분했습니다. 이번에도 목적을 살펴보겠습니다. 타인과의 관계를 위해 비난한다는 것은 비난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그 표현은 주변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빈말입니다. 그렇기에 반례로써 정합하지 않다고 여깁니다.
두 번째 문단은 제 논리구조상에 비약이 있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무언가를 가정한다면 그 가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무리가 없다는 근거를 댔어야 했습니다. 저는 가장 단순화된 상황을 다루는 것이 가장 쉽기에 이런 조건을 달았습니다. 또한 비난을 통해 냉소적 감정을 얻는다는 말 또한 추측임을 인정합니다.
'할 수 있다'라는 표현이 글에 생각보다 꽤 많아서 죄송스럽지만 몇 부분 집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순환논증에 빠지게 되는지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난중심 표현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비난중심 표현이 무엇인지, 그러니까 논의범주를 명확히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용된 세부 용어들의 정의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비난에 대해 정의하는 과정은 선행되는게 맞다 생각합니다. 이제 정의에 있어 그 목적이 포함된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무언가를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외부에 대해 특정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표현은 일종의 벡터량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향하는 바에 관해 정도를 내포하여 외부에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표현 자체를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 목적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따라서 비난을 정의함에 있어 비난 자체와 그 목적이 모두 포함되어야 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철학과신가요
고졸 백수입니다. 곧 물리학과 입학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