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상빠 [1437097] · MS 2025 · 쪽지

2025-12-29 21:22:58
조회수 3,997

아들 수시납치되고 정시를 바라보고 있는 학부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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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수시납치란 말에 모순이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자기가 지원해놓고 "납치"라니요

어딘지도 모르는 원치않는 장소에 눈에 안대하고 팔다리 묶인 후 끌려가는게 납치인데

수시 6장을 다 자기가 추천서 받아서 지원해놓고 납치라는 말을 쓰는건 말이 안돼죠.

하지만 입시판에서 수시와 정시가 뚜렸하게 제도와 기간으로 나눠져 있는 현실에서

원치않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에서는 일정 비슷한 부분이 있는것도 같습니다.


제 둘째아들 얘기입니다.


1. 작년 수능 실패

작년 의대증원 2천명의 대 혼란속에 치러진 입시에서 서울시내 과학중점고에서 받은 약 1.4 정도의

내신성적으로 6장 모두 교과를 지원한 결과 6광탈했고 컨디션 난조로 망친 수능결과로 대충 국숭세단급

법대에 들어가서 무휴학 반수를 결심했습니다.  


2. 무휴학 반수

똑같은 과목을 하는건 재미없을 것 같다는 이유로 미적분을 확통으로 과탐을 사탐으로 바꿔서 수시 최저나 맞추자는 목적으로 인강 들으며 수능 준비를 했습니다. 법대 공부는 수월했는지 1학기 올 에이플을 받았고 수능을 앞둔 2학기에도 중간고사는 정상으로 치뤘어요.


3. 수시지원

수시는 6장을 꽉 채워서 썼는데 재수 수시 특히 교과는 선택지가 많지 않아서 교과 3 학종 3을 썼습니다. 고대 공과대학(교우)/서강대 화공(학종) /한양대 인터칼리지(학종)/한양대 인터칼리지(교과)/중앙대 전전(교과)/시립대 전전컴(교과) 를 썼습니다.


4. 수능

수능 치르고 교문에서 만나서 어땠냐고 물어보니 그냥 그랬다고 해서 최저는 맞추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에와서 먼저 영어를 맞춰봤는데 거의 80점대를 맞아서 2등급을 맞아왔는데 93점이라고 해서 웬일이냐고 했습니다. 나중에 역대급 난이도라고 평가원장이 사퇴까지 하는 소동이 있어서 이게 웬일인가 했습니다. 국어도 맞춰보더니 다 맞았다고 해서 또 놀랐습니다. 화작이지만 만점을 받는건 쉽지않은 거라 또 이거 웬일인가 했습니다. 

수학 확통은 80점이니 3등급은 나오겠구나 했습니다. 이과지만 원래 수학이 약하고 국어가 강한 녀석이라 그러려니 했습니다. 사탐은 생윤 윤사 44점 47점 맞아서 이것도 작년 과학과목 둘다 3등급 받은것과 비교해보니 선방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때부터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5. 수능점수 발표

가채점한 대로 수능점수는 나왔고 13111 이 나왔습니다. 한국사 (1등급) / 화작 142 (99%) / 확통 122(84%) / 영어 (1등급) / 생윤 66(95%) / 윤사 68(97%) 이 결과입니다. 수시는 최저만 맞추면 되니 수능점수는 당락여부에 관계가 없어서 이 수능점수를 써먹으려면 작년엔 재앙이었던 6광탈이 재현돼야 합니다. 



6. 수시결과 발표와 의미없어진 정시 준비

수시 발표가 나기 시작했고 고대와 중대, 시립대만 예비번호를 받은 상태로 아무 결과를 못 받은 채 23일 마지막 날을 맞았습니다. 전화추합이 도는 이날만 지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점수를 많이 뽑아봤습니다. 국어와 영어 점수가 좋으니 연대가 유리하다고 해서 계산해보니 연대식 문과 729이 나오고 고대식 문과는 662가 나왔습니다. 연대식으로 이과는 710이고 고대는 659라 공대를 쓰기엔 애매한 점수입니다. 가군에 연대 정외과나 행정학과를 쓸 계획을 세웠습니다. 서강대식으로는 문과 510, 자연계 511이 나와서 나군에 서강대로 공대를 써볼 생각이었고 다군에는 서강대 자유전공이나 중앙대 경영대를 쓰려고 했습니다. 정시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 이 모든걸 물거품으로 만드는 전화한통이 왔습니다. 시립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는 학비가 싸고 좋다고 하면서 기뻐했습니다. 공대공부를 하길 원했고 대학 등록금이 너무 비싸서 항상 맘에 안들어했던 아이는 아무 불만 없습니다. 아빠가 맘에 안들 뿐이죠.


이렇게 아들들 입시가 끝났습니다. 제 인생에 이제 입시는 없습니다. 손자가 언제 생길지도 모르고 그때 입시가 어떻게 될지 제가 알바 아니니까요. 사고처럼 온 수능점수에 잠깐 미쳤었나 봅니다. 오늘 정시 지원이 시작했습니다. 제 마지막 입시에 대한 기록을 일주일 전에 알게된 오르비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이렇게 글을 씁니다. 모두 원하시는 입시결과를 얻으시길 빕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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