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과목을 고민 중이신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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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역 때 물1화1을 선택하였습니다.
두 과목 모두 현역 때 본 4번의 교육청과 3번의 평가원 전부 50일 정도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재수할 때도 당연히 이 두 과목을 선택하려 했습니다.
그러다가 6평을 응시했는데...

아니 글쎄 물1의 만점 표준점수가 메가 기준 67점, 실채점 65점이 떠버린겁니다.
작수 화1의 트라우마가 도진 저는 버릴거면 빨리 버려야된다 생각했고 그때 눈에 들어온게 표준점수가 가장 높았던 지2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목표를 서울대 치대로 설정한 후 물1 대신 지2로 과목을 바꿔 6월부터 개념을 듣기 시작합니다. 지구과학을 수능은커녕 내신으로도 안 해봤지만 표준점수와 가산점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공부하였죠.
그렇게 9평을 응시한 결과...

역대급 커리어 하이 성적과 함께 3개월만에 지2 50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게 됩니다. 지2를 선택함으로써 따라온 표준점수와 가산점 덕분에 서울대 치대가 점수가 남는 믿을 수 없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죠.
그렇게 저는 지2 선택을 신의 한수라고 생각하며 수능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됐냐 하면...

네... 지2는 50이 나왔지만 국어와 영어를 대차게 말아먹으면서 설치가 아니라 설약도 못 쓰는 성적이 나왔습니다.
제가 선택했던 지2는 너무 쉽게 나온 나머지 만점 백분위 98에 표준점수 69가 나왔고 물1은 100에 70이 나왔습니다. 만백 98은 과탐 중에 지2가 유일하더군요. 허ㅓ허
지2 선택이 물1 선택보다 이득인 학교가 서울대 이과 말고는 전무한데 그마저도 제가 나군에 서울대 이과를 쓰지 않게 되어 결국 저의 지2 선택은 실패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과목을 바꾸지 않고 지2를 공부했던 시간에 국어나 영어를 공부했다면 결과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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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먼저 투과목의 장점과 단점을 알아봅시다.
투과목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1. 서울대와 카이스트, 몇몇 지방대에서 가선점을 준다.
2. 시대나 강대에서 가산점을 준다. 특히 강대가 많이 줌
네 이게 끝입니다.
그렇다면 투과목의 단점은 뭘까요?
1. 원과목에 비해서 만점 백분위가 낮게 나온다.
2. 한 문제를 틀릴 때마다 깎이는 백분위가 원과목에 비해 대체로 크다.
3. 상위권의 수준이 높아 난이도에 비해 1컷은 대체로 높게 책정된다.
이정도가 있겠네요.
25학년도까지만 해도 ‘표준점수가 원과목에 비해서 높다‘도 장점이었지만 올해부터는 틀린 말이 되었습니다.
서울대가 24학년도부터 투필수를 해제한 이후 상위권들의 대거 이탈로 인한 등급컷 하락, 그리고 이것을 보고 유입되는 하위권들로 인해 표준점수만큼은 높은 경향을 보였던건 사실입니다.
25학년도까지도 그 경향이 유지되었고요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투필수를 해제한지 3년이 지난 지금 상위권들의 수준은 투필수 시절로 돌아온지 오래입니다.
하위권의 비율이 원과목보다 높은건 사실이지만 중위권들은 9평 이후에 공부하여 결국 수능은 점수대가 고르게 분포하게 됩니다. 이는 표준편차가 커져 표준점수 하락에 영향을 끼치게 되죠.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결과적으로 26학년도부터는 투과목의 표준점수가 원과목보다 대체로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수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르면 오르지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되면 탐구에서 백분위를 보는 대학은 투과목이 원래 손해였지만 표준점수를 보는 서울대 같은 대학의 경우 가산점을 더하더라도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당장 올해 수능의 경우도 화1생1 만점자가 물2지2 만점자보다 서울대식 점수가 1.4점이나 높습니다. (물론 올해 생1이 많이
어려웠다는건 알지만 극단적인 예시를 한번 들어봤습니다. 실제로 오르비에 화1생1 만점자 분이 계시기도 하고요.)
또한 자신이 아무리 서울대를 고집했다 하더라도 수능을 망쳐 서울대를 못 쓰게 된다면 투과목을 선택한 것이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위에서 저의 사례를 통해 충분히 이해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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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표준점수도 원과목보다 낮게 뜬다면 투과목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제 생각은
자신이 서울대를 무조건 가고 싶다면 원투까진 할만하다.
입니다.
아무리 투과목이 원과목보다 표준점수가 낮게 나온다 하더라도 겨우 과목 하나를 바꿈으로써 따라오는 가산점 3점은 절대 무시할게 못 됩니다. 이는 자신이 국어나 영어를 살짝 못 봤더라도 커버 칠 수 있을 정도로 큰 수치죠.
하지만 그렇다고 투투를 추천하진 않습니다. 원투보다 2점을 더 얻자고 두 과목 모두 투과목을 고르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막상 까보니 원과목이 투과목보다 표점이 3점 이상 높게 뜰 수도 있는거고 국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투투를 선택한 후 수능을 망쳐 서울대를 가지 못하게 되면 탐구에서 훅훅 깎인 백분위가 여러분들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자신이 서울대 의대만을 원해서 더욱 높은 점수가 필요하다면 투투를 하는게 맞겠지만 의대를 제외한 서울대의 다른 학과를 원하시는 분들은 원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의대나 다른 메디컬이 목표시라면 무조건 원원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투가산 대학들을 노리고 투과목을 선택하기엔 메디컬 대부분이 백분위 대학이라 여기서 발생하는 백분위 손해가 더 큽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건 여러분들이 서울대를 원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서울대를 갈 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합니다.
만약 여러분들의 국수 성적이 서울대를 기대할 수 없는 정도라면 투과목 근처에도 가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 글이 많은 도움 되셨기를 바라며 이만 말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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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신데 고작 영어 하나땜에 의대가 힘들다니..
저거 설약 안 되나
진짜 말도 안 되네
설약 지균 ㄱ

지균은 내신 더 보지 않나작성자분 상황에 따라 다를듯
작년 화1 만백 97뜨고 이런글이 쏟아졌는데 지금시점에서 바라보면 글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랑 같은 시각이시네요 설대기준 원투가 가성비가 좋은 구간인거같음 단점도 완전 공감
투과목중에서 어떤 특정과목이 더 낫다 이런건 어차피 랜덤이지만 원과목 대비 표본이 적어 상대적 백분위 손해를 본다는 점은 사실이니까요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