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_수기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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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 Fighters - Everlong... 삼수 하면서 정말 많이 들었던 노래)
방에서 배 긁으며 순정만화를 읽던 중, 문득 '올해가 가기 전에 나의 지난 경험들을 전산화 시켜놓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 수기를 작성합니다. 또한, 이 수기는 개인적인 용도로 작성되었기에, 재미는 딱히 없을 수도 있습니다...
0. 학창시절
저는 평범한 수도권 비학군지 일반고 학생이었습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정규교육과정을 밟았으며, 당시 목표는 가천대 컴공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의 저는 입시에 대해 아무 정보가 없었습니다. 수시를 '수능 시험'의 줄임말로 알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수시 적정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컴퓨터공학과가 떴는데, 어찌보면 제가 외대 글로벌캠퍼스에 입학할 것을 암시하는 장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 재수 시절
23수능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그때 국어 비문학 라인업이 인문-법-과학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인문지문에서 20분을 날린 저는, 멘탈이 아주 개처럼 박살났기 때문에 그 뒤의 시험까지 모두 시원하게 말았습니다. 이 때의 수능 결과는, 화작/미적/생1/지1 기준 54234 였습니다. 교육청과 평가원을 가리지 않고 모의고사 국어, 영어 1등급을 사수하던 저로써는, 도저히 23수능의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부모님 앞에서 눈물의 똥꼬쇼를 벌인 끝에, 재수의 기회를 얻게 되었고, 당해 12월 말부터 정자 잇올 스파르타에 등원하였습니다.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잇올을 가던 기억이 너무나도 생생하군요.
저에게는 아주 나쁜 버릇이 하나 있습니다. 무언가 장기적인 작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초반에는 열정에 불타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다가도, 작업의 중반부 쯤에 들어서면 힘이 빠져서 놓아버리는 버릇이 있습니다. 재수 경험을 되돌아보았을 때, 이 버릇이 재수 실패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3월 까지는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였습니다. 저녁 시간에 학생들 다 밥 먹고 있는데 혼자 이승효의 상승효과를 깔짝이던게 기억에 남네요. 열품타를 켜보면 공부시간이 기본 11시간 찍혀있었습니다*. 그렇게 공부만 묵묵히 했으면 좋으련만... 4월에 공황이 한 번 옵니다. 교실의 모든 학생들이 저를 경계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으며, 정말 손에 펜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공황 상태가 2주간 지속되었고, 저는 결국 공부 장소를 변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4월에 정자 그린램프로 공부 장소를 옮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독학 재수 학원'에서 '관리형 독서실'로 옮긴 직후에도, 종잇장에 불나도록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잇올에서 공부 습관을 확실히 잡았다고 생각(혹은 착각)하였습니다. 6월 모의고사에서는, 13121이라는 아주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마 6모 직후부터 공부를 더럽게 안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순수하게 밥만 1시간동안 처먹는 새끼가 어딨을까요? 식사 시간에 휴대폰을 풀어준다는 개꿀 찬스를 놓치지 않았던 저는, 식사 시간이라는 핑계로 디시와 오르비를 아주 신나게 눈팅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7월과 8월 중반까지의 기간을 허공에 날려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린램프에 와이파이에 사이트 제한이 안 걸려있었기 때문에, 휴대폰을 내고도 아이패드로 신나게 커뮤질을 했거든요.
정신을 (잠시, 아주 살짝)차린것은 9월 모의고사까지 2주가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이 때 9월 모의고사를 8월에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스스로의 상태에 위기감을 느낀 저는, 9월 모의고사 2주의 전사를 찍겠다고 다짐하였으나, 등급이 6월 모의고사와 정확히 똑같이 찍혀있었습니다.
9모 점수를 그따구로 받아놓고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저는, 10월부터 집 근처 독서실로 장소를 변경하였습니다. 아마 이 선택이 24수능을 개같이 말아먹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됩니다.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았기에 저는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아놓고 왜놈들의 애니메이션을 정말 열심히 시청하였습니다. 주술회전을 참 재밌게 봤던 것 같습니다. 대가리 한 구석에는 '아 이러면 안되는데... 공부해야하는데...'라는 생각이 남아 있었으나, 길티 플레저에 쩔어있었기 때문에 진짜로 공부를 열심히 하진 않았습니다.
수능이 2주 남을 무렵에야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고 치타를 시전했으나... 뭐 결과는 뻔하지 않겠습니까? 24수능을 장렬하게 처말아먹었습니다. 이 때의 수능 성적은 언매/미적/생1/지1 기준 14143 이었습니다. 삼수는 죽어도 하지 않겠다고 부모님과 약속하였기에, 저는 이 수능 성적을 들고 동일한 대학의 세 개 학과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 학교는 바로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였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외대 글로벌캠퍼스 정보통신공학과 24학번이 되고야 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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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하십니다.
궁금한 점이 있는데, 저에게는 아주 나쁜 버릇이 하나 있습니다. 무언가 장기적인 작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초반에는 열정에 불타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다가도, 작업의 중반부 쯤에 들어서면 힘이 빠져서 놓아버리는 버릇 -> 극복하셨나요?
완전히는 극복 못했습니다. 현재 대학 2학기 8주차부터 점점 수업 출석률이 쓰레기가 되어가더라고요
푸파는 신입니다
앤아원더~~~
무언가 장기적인 작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초반에는 열정에 불타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다가도, 작업의 중반부 쯤에 들어서면 힘이 빠져서 놓아버리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게 ㄹㅇ나같아서 무섭다
내 재수도 이리 될까봐 무서워...
페이스 조절 잘 하세요. 막판에 열심히 하는게 진짜 중요해요